한국 야당은 “대통령실 이전 탓” 총공세

[美 동맹국 도청 논란] 대통령실 “이전때 보안 완벽 준비… 대통령이 근무하는 곳의 보안은 용산이 청와대보다 더 낫다” 반박

더불어민주당 국방위 간사 김병주·정보위 간사 윤건영·외통위 간사 이재정 의원 등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미국 CIA 불법 도청 관련 합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3.4.10/뉴스1

더불어민주당은 10일 미국 정보기관이 대통령실 회의를 도청했다는 의혹에 대해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 때문에 생긴 보안 사고” 등의 주장을 펴며 총공세에 나섰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용산 대통령실의 보안은 청와대보다 더 낫다”고 반박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일국의 대통령실이 도청에 뚫린다고 하는 것도 황당무계한 일이지만, 동맹국의 대통령 집무실을 도청한다는 것도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윤석열 정부는 미 정부에 해당 보도의 진위와 기밀 문건에 대한 정보를 요구해 밝혀야 하고 미 정부는 우리 국민과 정부에 사과와 재발 방지를 약속해야 한다”고 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러한 보안 사고는 대통령실 졸속 이전 때부터 우려됐다”고 했다. 이어 “당장 미국 정부에 진상 규명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미국 기밀 문건에 대한 정보 요구부터 즉각 하라”(장경태 최고위원) “이번에도 어물쩍 넘기면 ‘국제 호구’란 평가가 더욱 강화될 것”(박찬대 최고위원) “용산으로 (대통령 집무실을) 이전해야 한다고 했던 배경에 김건희 여사와 천공이 있는 것이 아니냐”(서영교 최고위원) 등 야당 지도부가 일제히 정부를 향해 공격에 나섰다.

국회 국방위·외통위·정보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기자회견을 열어 “미국 최고 정보기관이 불법 스파이 활동을 동맹국 대상으로 자행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미국 간첩에게 국가 기밀이 털린 것”(김용민 의원)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대통령실은 ‘용산 이전으로 도감청에 무방비가 됐다’는 야당의 공세에 대해 “청사 보안 문제는 (대통령실을 용산으로) 이전해 올 때부터 완벽하게 준비했고 정기적으로 점검이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청와대 시절 벙커는 약간 지상으로 돌출돼 있어서 대통령이 근무하는 곳의 보안은 여기가 더 안전하고 탄탄하다”고도 했다. 정부 소식통은 “미국이 이스라엘 첩보기관 모사드도 도청했다고 하는데, 야당 말대로라면 청사 이전 안 한 모사드는 어떻게 뚫렸다는 것이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