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이 사람] 마스터카드 시총 10배 키운 CEO… 첫 인도계 ‘세계은행 총재’ 됐다

류재민 기자 2023. 4. 11.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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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아제이 방가 낙점… 개도국에서 나고 자란 첫 총재 “엘비스 프레슬리 앨범 다 보유”

미국 워싱턴DC에선 10일(현지 시각) 국제 금융 기구인 세계은행(WB)의 올해 첫 총회가 열린다. 주요국 고위 경제 관료가 집결하는 이번 회의에서 가장 주목받는 인물은 차기 WB 총재로 지명된 아제이 방가(63) 전 마스터카드 최고경영자(CEO)다. 지난 2월 지명돼 오는 6월 취임하는 방가는 총재 지명자 신분으로 이번 회의에 참가한다. 연간 500억~600억달러(약 66조~79조원)를 집행하는 WB는 국제통화기금(IMF)과 함께 양대 국제 개발 기구로 꼽힌다.

뉴욕타임스(NYT)는 9일 “이번 총회 참석자들은 방가가 WB의 역할에 대한 새로운 비전을 내놓을지, 기후변화에 회의적이었던 전임자(데이비드 맬패스)와 다른 길을 걸을지 등에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방가 지명자는 WB에 최대 지분을 보유한 미국의 추천으로 수장을 맡게 됐다. 전통적으로 WB는 미국이, 비슷한 기능을 하는 IMF는 유럽 출신이 총재에 오른다. 미 언론은 방가 지명자가 ‘처음으로 개발도상국에서 나고 자란 총재’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WB 총재는 1946년 창설 이후 줄곧 백인 미국인이 맡아오다, 2012년 한국계 미국인인 김용 전 다트머스대 총재가 12대로 취임하며 이 전통이 깨졌다. 하지만 김 전 총재가 5살 때 미국으로 이민해 미국 교육을 받은 반면 방가 지명자는 인도에서 대학과 대학원까지 나온 진짜 ‘인도 출신’이다. 48살 때인 2007년 시티은행에서 일하며 미국으로 귀화한 그는 수염을 길게 기르고 여전히 공식 석상에선 터번을 쓰고 다닌다. ‘미국인’이란 정체성이 강한 김 전 총재와 달리 방가 지명자는 스스로를 ‘메이드 인 인디아(인도산)’라고 즐겨 부른다고 한다.

NYT는 방가 지명자가 기업을 크게 성장시킨 경험이 있는 CEO 출신이라는 점이 주목된다고 전했다. 그는 마스터카드가 상장한 2010년부터 2021년까지 CEO로 일하며 마스터카드의 시가총액을 10배 수준으로 키웠다. 금융사 2만5000곳이 연합해 만들어 느슨하게 운영되던 조직을 혁신적이고 진취적인 글로벌 조직으로 탈바꿈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군인의 아들로 태어나 어린 시절 이사를 많이 다니며 익힌 막강한 친화력도 그의 장점으로 꼽힌다. 그는 과거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어린 시절 자주 돌아다니며 사는 것이 나중에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그는 음악에도 정통해 시크교의 종교음악부터 미국 레이디 가가까지 모두 꿰고 있다고 한다. 특히 엘비스 프레슬리의 음악에 심취했다는 그는 FT에 “당신이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엘리스 프레슬리의 앨범을 나는 보유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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