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강남 학원가 '마약 음료' 피의자 2명 구속…"증거인멸 우려"

김범준 2023. 4. 11.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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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강남 학원가 '마약 음료'를 제조한 혐의를 받는 길모(25)씨가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은 10일 이민수 영장전담 부장판사의 심리로 열린 길씨의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결과 증거인멸 우려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길씨는 강원 원주 주거지에서 마약 음료 100병을 제조하고 고속버스와 퀵서비스를 이용해 배포 일당에게 전달한 혐의(마약류관리법 위반)로 지난 7일 경찰에 체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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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료 제조 길모씨, 번호 조작 김모씨 구속
서울중앙지법, 영장심사 후 구속영장 발부
범행 지시 혐의자로 다른 30대 중국인 ‘지목’
경찰 “체포영장 발부 후 국제공조 진행 예정”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이른바 강남 학원가 ‘마약 음료’를 제조한 혐의를 받는 길모(25)씨가 구속됐다. 협박용 전화번호를 변작한 김모(39)씨도 함께 구속됐다.

서울 강남 학원가 ‘마약 음료’ 제조·전달책 길모씨(뒤쪽 검정상의)와 협박전화 번호 조작에 가담한 김모씨(앞쪽 회색상의)가 10일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가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서울중앙지법은 10일 이민수 영장전담 부장판사의 심리로 열린 길씨의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결과 증거인멸 우려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또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혐의로 함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은 김씨에 대해서도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길씨는 강원 원주 주거지에서 마약 음료 100병을 제조하고 고속버스와 퀵서비스를 이용해 배포 일당에게 전달한 혐의(마약류관리법 위반)로 지난 7일 경찰에 체포됐다. 그는 지정된 장소에 마약을 가져다 두는 이른바 ‘던지기’로 필로폰을 구매한 뒤 우유를 섞어 마약 음료를 만든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중계기를 이용해 협박용 인터넷전화 번호를 국내 휴대전화 번호로 변작해준 혐의(전기통신사업법 위반)로 지난 7일 경찰에 체포됐다. 김씨는 “길씨와 서로 모르는 사이며 번호 조작이 보이스피싱 범죄에 쓰이는 것으로 알았다”면서 마약 음료와 연관성을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번 강남 학원가 마약 음료 범행에 연루된 인물 상당수가 보이스피싱 조직과 직·간접으로 연결되고 점조직 형태로 이뤄진 것을 파악하고, 중국에 거점을 둔 보이스피싱 조직이 국내에 마약을 동원해 피싱 사기를 벌인 신종 범죄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중국에 머물면서 길모씨에게 마약 음료 제조를 지시한 한국 국적의 이모(25)씨와 범행에 가담한 중국 국적 박모(39)씨를 추가로 확인하고 중국 내 윗선으로 특정했다. 경찰은 이들의 신병을 확보하기 위해 체포영장을 신청하고, 출입국관리 당국에 입국 시 통보와 중국 공안에 공조 수사를 요청한 상태다.

한편 경찰은 필로폰을 던지기 수법으로 공급하며 범행에 가담한 판매책 중국 국적 A(35)씨를 검거하고 피의자로 입건 조사해 관련 증거를 바탕으로 혐의를 자백받았다. A씨는 앞서 다른 필로폰 판매 혐의(마약류관리법 위반)로 지난 4일 경기 수원중부경찰서에서 검거해 현재 구속된 상태다.

경찰은 또 중국에서 범행을 지시한 ‘윗선’으로 30대 중국인 B씨를 지목하고,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국제공조 수사에 나설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향후 피의자 B씨에 대해서도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국제공조수사를 진행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이번에 제조된 마약 음료 100병 중 18병이 학생 등에게 배포된 것으로 확인했다. 이 중 금품 요구 등 협박 연락을 받은 피해자들은 현재까지 총 7명으로 최고 1억원을 요구받은 사실도 나타났다.

김범준 (yol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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