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도 LIV도 없었다..오거스타에 울린 4만 관중의 함성

주영로 2023. 4. 11.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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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돌은 없었다.'

6일(이하 한국시간)부터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마스터스의 개막 분위기는 싸늘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와 LIV 골프 스타들이 마스터스에서 9개월 만에 만나면서 충돌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마스터스의 빼놓을 수 없는 주인공 타이거 우즈와 필 미켈슨(이상 미국)에게도 환대가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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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오거스타] 10일 마스터스 막 내려
우려했던 PGA와 LIV 골프의 충돌 없어
4만 골프팬, 우즈도 미켈슨도 똑같이 환호
람과 켑카 우승 대결엔 뜨거운 박수
존 람(오른쪽)이 마스터스 3라운드를 끝낸 뒤 켑카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AFPBBNews)
[오거스타(미국)=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충돌은 없었다.’

6일(이하 한국시간)부터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마스터스의 개막 분위기는 싸늘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와 LIV 골프 스타들이 마스터스에서 9개월 만에 만나면서 충돌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LIV 골프의 수장 그레그 노먼(호주)의 발언은 분위기를 더욱 험악하게 이끌었다. 그는 “LIV 선수가 우승하면 18번홀 그린에서 샴페인을 준비해 놓고 기다리겠다”며 마치 PGA 투어를 향해 선전포고하듯 말했다.

막이 오른 마스터스에는 PGA도 LIV도 없었다.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 모인 4만 명의 골프팬은 오로지 스타들이 펼쳐는 뜨거운 우승 경쟁을 즐겼다.

마지막 4라운드가 펼쳐진 10일. 1번홀(파4) 티잉 그라운드에 켑카가 먼저 도착하자 챔피언조를 기다리고 있던 팬들은 “브룩스”라고 외치며 손뼉을 쳤다. 곧이어 람이 군중을 뚫고 들어서자 그의 별명인 ‘람보’를 외쳤고 여기저기선 휘파람 소리도 들렸다. 어느 누구도 켑카와 람의 경쟁을 보며 소속으로 편을 가르지 않았다.

람이 올라오자 켑카는 주먹을 쥔 손을 뻗었다. 람은 주먹을 맞대며 인사했다. 친구끼리 오랜만에 만나 인사를 나누는 것처럼 보였다.

켑카와 람은 서로 다른 투어에서 뛴다. 켑카가 PGA 투어에서 활동하다 LIV 골프로 무대를 옮긴 이후로는 PGA 투어에서 모습을 볼 수 없게 됐다. PGA 투어는 지난해 LIV 골프로 이적한 선수를 모두 영구 퇴출했다.

PGA와 LIV 골프가 1년 가까이 기싸움을 이어오고 있지만, 팬들에겐 모두가 다시 봐서 반가운 스타였다. 이번 대회에는 LIV 골프로 이적한 선수 18명이 참가했다.

선수들 사이에서도 껄끄러운 장면은 없었다. 오히려 개막을 준비하면서 PGA와 LIV 소속 선수들이 함께 모여 연습 라운드하는 화기애애한 장면이 자주 보였다.

켑카는 연습라운드 때 LIV 골프에 앞장서서 반대해온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와 함께 코스를 돌았고, 람은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와 애덤 스콧과 제이슨 데이는 LIV에서 뛰는 캐머런 스미스(이상 호주)와 함께 연습했다.

매킬로이는 “이번 대회는 한동안 함께 하지 못했던 세계 최고의 선수가 모처럼 한자리에 모인 큰 대회”라고 말해 LIV 골프 선수들에 대한 적대심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켑카도 “(지난주 LIV 대회)우승 직후에 로리에게 축하 문자가 왔다”면서 그때 마스터스에서 연습 라운드를 같이하기로 했다고 공개했다.

마스터스의 빼놓을 수 없는 주인공 타이거 우즈와 필 미켈슨(이상 미국)에게도 환대가 쏟아졌다.

2라운드 때 6번홀에서 티샷을 1.5m에 붙이자 의자에 앉아서 경기를 지켜보던 팬들은 일제히 기립 박수를 보냈다.

마스터스 3회 우승자 미켈슨의 인기도 여전했다. 3라운드 경기를 끝내고 클럽하우스로 향하는 길에 팬들이 “필”을 연호했다. 몇몇 팬들은 팔을 쭉 뻗어 손바닥을 마주치려 애쓰는 모습도 보였다.

마지막 날 우승 경쟁을 펼친 람과 켑카는 18번홀 경기를 마친 뒤 다시 손을 잡았다. 켑카는 역전을 허용해 그린재킷을 입지 못했지만, 새로운 챔피언 람에게 축하를 건넸다.

올해 마스터스는 남자골프가 PGA 투어와 LIV 골프로 쪼개진 이후 처음 열렸다.

충돌은 없었고, 상처를 주는 자존심 싸움도 일어나지 않았다. 단지 그린재킷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만 있었다. 마스터스는 모두가 함께 즐기는 꿈의 무대다.

주영로 (na187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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