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전원위 첫날, 비례대표 놓고 與 "없애야" vs 野 "확대"

송다영 2023. 4. 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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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중대선거구제·비례대표제 두고 설전

오는 2024년 총선에 적용할 선거제 개편안을 논의하기 위한 4일간의 국회 전원위원회(전원위)가 10일 첫 막을 올렸다. 여야는 비례대표 의석 확대 문제, 중대선거구제 개편 등을 두고 갑론을박을 벌이며 입장차를 확인했다. /이새롬 기자

[더팩트ㅣ국회=송다영 기자] 오는 2024년 총선에 적용할 선거제 개편안을 논의하기 위한 4일간의 국회 전원위원회(전원위)가 10일 첫 막을 올렸다. 여야는 비례대표 의석 확대 문제, 중대선거구제 개편 등을 두고 갑론을박을 벌이며 입장차를 확인했다.

국회 전원위는 국회의원 전원이 참여하는 방식의 토론 기구로 여야는 이날부터 13일까지 4차례의 집중토론을 통해 선거제 개편 합의안을 도출할 계획이다. 전원위원회가 열린 것은 헌정 사상 세 번째로 직전 전원위 이후 약 20년 만이다. 2003년 3월 국회는 이라크 파병 문제를 놓고 국회 전원위를 연 바 있다.

이번 전원위 토론에 참여하는 의원은 총 100명으로, 더불어민주당 54명, 국민의힘 38명, 비교섭단체 8명이다. 정당별 토론자 수는 의석 비율에 따른 것이다.

이들은 앞서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마련한 △ 도농복합형 중대선거구제+권역별·병립형 비례대표제 △ 소선거구제+권역별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 개방명부식 대선거구제+전국·병립형 비례대표제 등 3가지 결의안을 두고 토론에 나섰다.

논의의 핵심이었던 중대선거구제 도입 및 비례대표제 확대 여부와 관련해 여야는 이견을 보였다. 국민의힘은 비례대표 폐지·축소를 주장했다. 특히 지난 총선을 앞두고 야당이 선거제 개편을 추해 '위성정당'이 생긴 과거 사례를 꼬집었다.

반면 민주당은 비례대표를 확대해 수도권 중심의 국회를 벗어나 다양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배 민주당 의원은 "비례대표 의석수를 최소한 60석 이상 확보해야 한다. 이를 전제로 권역별 비례대표제로 전환하자고 제안한다"며 "비례대표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당내 경선 의무화법을 통과시키고 개방형 명부제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호중 민주당 의원은 "지역구를 7석이라도 줄여서 비례대표 의석을 늘리자"고 강조했다. 비례대표 비율을 총 정수의 4분의 1(75석)은 돼야 비수도권의 의석을 늘릴 수 있다는 것이다. 윤 의원은 "다양한 정치 세력의 국회 진출을 통한 대표성과 비례성 제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해철 민주당 의원도 "현재 비례대표석은 47석으로 300석 중 15.7%에 불과하다"며 "최소 3 대 1 비율인 75석까지 확충해야 한다"고 비례대표 확대에 목소리를 높였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도 비례대표제 확대를 주장하며 "36년 양당체제 철옹성으로 선거 때마다 절반 이상 표심 버려져 승자독식 선거제도의 개선 없이 제3의 정치세력의 성장은 가능하지 않다"라고 강조했다.

여권에서는 '여론의 반대'를 이유로 꼽으며 비례대표 확대에 반대했다. 홍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국민 인식 여론조사에서 비례대표 의석 증가에 80% 이상 부정적인 결과가 나왔다"며 "선거제 개편 논의가 절대 국민의 뜻과 반대로 가선 안 된다"고 반기를 들었다.

지역구 4선인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비례대표제 자체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새롬 기자

비례대표제 자체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지역구 4선인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비례대표제는 오랜 기간 공천, 헌금, 밀실 거래의 폐단으로 무용론이 제기됐다"며 "다양성을 보충해 뽑힌 비례 의원이 각 당 지도부의 첨병 역할을 하면서 양극화를 부추기고 있다. 비례대표 기능은 이미 소실됐다"고 꼬집었다.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총선 때 자행된 꼼수 위성정당 논란은 변명의 여지가 없는 우리 모두가 부끄러워해야 할 과오"라며 "야합의 산물이자 헌정사의 오욕인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폐지와 정상화가 우선이 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현행인 소선거구제를 중대선거구제로 바꾸는 것에 대해서도 여야 간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은 "비례대표 의석을 늘릴 것이 아니라 오히려 줄여야 하고 현행 소선거구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훨씬 높았다"며 "비례대표제 자체가 아예 폐지돼야 하고 현행 대통령 직선제하에선 소선거구제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도 "중대선거구제를 도입하는 것만으로도 타협의 정치 문화가 촉진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인구 50만 이상 도시는 중대선거구제를 채택하고 농어촌은 소선거구제를 유지하는 도농 복합 선거구제를 도입해 볼 만하다고 제안한다"고 중대선거구제를 긍정했다. 같은 당 윤상현 의원도 "소선거구제를 폐지하고 중대선거제로 나아가는 중대한 전환점이 되길 기원한다"고 했다.

반면 김병욱 민주당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과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만나서 국민의 입장이 무엇인지 진정성 있게 답을 내놓지 않으면 전원위는 상당히 작동이 어려울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장섭 민주당 의원도 "기존 소선거구제 단점을 제도적으로 보완해야 할 문제이지 근본적으로 부정해선 안 된다"며 "중대선거구제는 유신과 함께 도입돼서 전두환 군부독재 시절까지 유지된 15년이 전부"라고 꼬집었다.

한편 여야의 대결 국면으로 정쟁이 거듭되는 국회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제405회 국회(임시회) 제1차 국회의원 선거제도 개선에 관한 결의안 심사를 위한 전원위원회에서 토론자로 발언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전원위 첫 토론자로 나섰던 이탄희 민주당 의원은 "이번 선거법 개혁의 핵심은 정치 다양성 확보에 있다. 권역별 비례든, 대선거구제든 이름은 뭐라 붙여도 상관없다. 선거구를 키워서 나라를 이끌 수 있는 실력 있는 정치인들을 키워달라"며 "김부겸 정도 되면 대구 출마해도 당선이 되고 유승민 정도 되면 공천을 안 주려야 안 줄 수 없는 선거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manyze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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