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한국포탄 33만발 운송일정표’ 문건도 유출… 우크라 우회 지원 추정

유출된 미국 정부 기밀문건에 포함된 한국 포탄 운송 일정표로 보이는 문서. 연합뉴스/SNS

이번에 유출된 미국 기밀문건에는 한국산 155㎜ 포탄을 이송하기 위한 구체적인 일정표로 추정되는 문서가 포함돼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10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되고 있는 유출 문건 가운데, 미국 정부가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대한민국 155 운송 일정표(33만)’(ROK 155 Delivery Timeline(330K))라는 제목의 문건에는 한국산 포탄의 운송 계획이 구체적으로 담겨있다.

이 문서는 미국 정부의 2급 비밀인 ‘비밀’(secret)로 표기돼있다. 문서의 오른쪽 상단에는 문서가 작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2월27일 오후 1시30분이라는 구체적인 시간도 나와있다.

이 문건에는 한국산 155㎜ 포탄 33만발을 유럽 등으로 옮기는 동선과 소요 시간 등이 구체적으로 담겨있다. 또 시행명령 발령 후 10일째 항공편으로 첫 이송을 개시하며 45일째까지 하루 4700여발씩을 옮기게 된다고 적혀있다.

여기에 이스라엘에 보관 중인 미군 전시비축 포탄 8만8000발을 더해 한달 내에 약 18만3000발을 목적지에 전달한다는 계획이 나와있다. 또 경남 진해항을 출발해 독일 북쪽 브레멘 인근 노르덴함으로 포탄을 수송한다는 것으로 보이는 일정도 제시돼있다.

해당 문건은 포탄 운송의 최종 목적지가 어디인지는 구체적으로 적시하지 않았다. 하지만 앞서 외신들이 보도한 유출된 기밀의 내용을 살펴볼 때, 이들 포탄은 우크라이나 우회 지원을 위한 것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미국 언론을 통해 김성한 전 국가안보실장이 이문희 전 외교비서관에게 우크라이나 직접 지원 대신 폴란드로 수출하자고 제안했다는 내용이 드러난 바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김성한 당시 국가안보실장이 “우크라이나에 탄약을 빨리 공급하는 것이 미국의 궁극적인 목표”이므로, “155㎜ 포탄 33만발을 우크라이나 무기 전달 통로인 폴란드에 판매하는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실 내 외교안보 고위 당국자들 사이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살상무기 지원 불가 정책에 대한 궤도 수정이 거론됐다가 시기적으로 한미정상회담과의 ‘딜’로 보일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폴란드를 통한 우회 포탄 지원 카드가 대안으로 검토됐다고 전했다.

최서은 기자 cielo@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