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진 토트넘 스타"…갈 길 바쁜 레알에 '고춧가루'

박대현 기자 2023. 4. 10.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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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오바니 로셀소 ⓒ 지오바니 로셀소 SNS 갈무리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지오반니 로셀소(27, 비야레알)가 빅클럽 영입 목록에 이름을 올리기 시작한 건 레알 베티스 시절인 2018-19시즌이 끝나고서부터다. 벌크업에 성공한 뒤 라리가 32경기 9골 4도움을 쓸어 담아 주가가 뛰었다.

예의 우수한 킥 력과 전진 패스에 몸싸움 능력까지 더해 베티스 2선 핵심 자원으로 활약했다. 전 소속팀인 파리 생제르맹(PSG)에서 토마스 투헬로부터 신임을 못 얻어 궁여지책으로 짐을 꾸린 걸 고려하면 상전벽해였다.

2019년 여름 크리스티안 에릭센 대안을 물색하던 토트넘 홋스퍼가 로셀소를 낚아챘다. 하지만 이적 한 달만에 사타구니 부상으로 자리를 비우는 등 잉글랜드에서 연착륙은 쉽지 않았다. EPL 첫해 28경기 2도움으로 주춤했고 주제 무리뉴 부임 뒤엔 출전 시간이 더욱 급감했다.

차기 시즌에도 리그 18경기를 뛰는 데 그치더니 이듬해 결국 자신의 몸값을 끌어올린 스페인 복귀를 결정했다. 비야레알로 임대를 떠나 재기를 모색했다.

로셀소 선택은 옳았다. 제라르 모레노, 사무엘 추쿠에제와 좋은 호흡을 보이며 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4강행 기적에 한몫했다. 공격포인트를 챙기진 못했지만 UCL 6경기 모두 선발로 나서 토트넘 때완 확연히 다른 탄탄한 입지를 구축했다.

임대 두 번째 시즌인 올해 햄스트링을 다쳐 현재까지 13경기 출전에 머물고 있다. 지난해 10월 명단서 이탈했다가 지난달에 이르러서야 조금씩 피치를 밟는 중이다.

지난달 4일 알메리아전에서 복귀를 신고했는데 복귀전 포함 첫 6경기에선 교체로 경기 감을 끌어올렸고 지난 8일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 선발 컴백을 알렸다. 그리고 이 경기에서 녹슬잖은 '클래스'를 뽐내며 레알의 라리가 우승 꿈을 희뿌옇게 만들었다.

스페인 마드리드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레알과 올 시즌 라리가 29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로셀소는 4-3-3 대형의 스리톱 중앙 공격수로 선발 출장했다.

67분간 키패스와 슈팅 3개씩 기록하고 드리블 돌파 성공 2회, 패스 성공률 92%를 챙기는 등 팀 공격 윤활유 노릇을 톡톡히 했다. '노란 잠수함'이 거함을 제물로 3-2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는 데 수훈갑 역할을 했다.

백미는 0-1로 끌려가던 전반 39분 추쿠에제 동점골을 도운 장면이다. 아크 서클 정면에서 공을 쥔 로셀소는 레알 수비수 7명이 밀집한 상황에서 페널티박스 안으로 송곳 같은 전진 패스를 건네 팀이 스코어 균형을 이루는 데 일조했다. 오른편에 동료 2명이 있었지만 PSG 시절부터 정평이 난 그의 '전진성'이 빛을 발한 어시스트였다.

영국 매체 토크스포츠는 10일(한국 시간) "잊혀진 토트넘 스타가 레알의 리그 우승 희망을 거의 끝장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면서 "(로셀소의 A패스는) 루카 모드리치, 페데리코 발베르데 등 주전 멤버에게 휴식을 부여한 카를로 안첼로티 레알 감독 결정을 우습게 만든 어시스트"라고 전했다.

"레알은 건강한 몸상태일 때 로셀소 능력을 간과했다. 전반 종료를 얼마 안 남기고 그가 추쿠에제에게 패스를 공급한 후의 일을 예상하지 못했다. 추쿠에제는 최고 수준의 피니시 능력으로 (적지인) 산티아고 베르나베우를 침묵시켰다"고 설명했다.

현재 리그 종료까지 10경기를 남겨둔 레알은 누적 승점 59로 선두 바르셀로나에 12점 뒤져 있다. 수치적으로도 추격이 녹록잖지만 바르사보다 1경기 더 치른 상태라 이날 충격패가 배로 뼈아프다. 외려 3위 아틀레티코(AT) 마드리드에 승점 2 차이로 바투 쫓기는 입장이 됐다.

토크스포츠는 "바르사가 10일 (리그 11위) 지로나전에서 승리할 경우 승점 차는 15까지 벌어진다. 최근 활력을 되찾은 AT 마드리드는 연고 지역 라이벌을 3위로 끌어내리는 데 한결 가까워졌다"면서 "국왕컵 4강전에서 바르사를 4-0으로 완파한 뒤 하루 휴가를 포상으로 지급한 안첼로티 감독은 나흘도 안 돼 비야 레알로부터 큰 대가를 치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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