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강 PO서 펄펄' 이정현 "4강 PO에서 쉽게 지지 않겠다"

기사내용 요약
캐롯, 현대모비스 잡고 4강 PO 진출

[고양=뉴시스] 6일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고양 캐롯과 울산 현대모비스의 경기, 캐롯 이정현이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사진=KBL 제공) 2023.04.0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울산=뉴시스] 김희준 기자 = 고양 캐롯이 6강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에서 울산 현대모비스를 잡을 수 있었던 중심에는 이정현이 있었다.

캐롯은 10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벌어진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6강 PO(5전3선승제) 5차전에서 77-71로 승리했다.

1승 2패로 끌려가다 4차전을 잡고 승부를 5차전까지 몰고 온 캐롯은 최종 전적 3승 2패를 기록, 4강 PO 진출에 성공했다.

이번 PO를 앞두고 캐롯에는 악재가 있었다. 김승기 캐롯 감독이 "전력의 반"이라 일컫는 에에스 전성현이 달팽이관 이상에 따른 돌발성 난청으로 정규리그 막판부터 결장했고, PO 출전도 불투명했다.

캐롯은 현대모비스와 정규리그 상대전적에서 5승 1패로 크게 앞섰지만, 5승은 모두 전성현이 있을 때 거둔 것이었다. 전성현이 뛰지 않은 정규리그 마지막 대결에서 캐롯은 현대모비스에 승리를 내줬다.

하지만 이정현이 펄펄 날면서 캐롯의 4강 PO 진출을 견인했다.

가드로서 경기 조율 능력을 선보였을 뿐 아니라 5경기에서 평균 24득점을 몰아치며 전성현의 빈 자리를 메웠다.

5차전을 마친 후 환한 표정으로 인터뷰실에 들어온 이정현은 "모두 우리가 질 것이라고, 안 될 것이라고 예상했었다. 그래서 선수들끼리 더 뭉쳤다"며 "2차전을 잡으면서 할 수 있다는 희망이 커졌고, 4차전에 (전)성현이 형이 돌아왔다. 4차전을 이기면서 5차전도 잡을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여기저기 몸이 쑤시지 않는 곳이 없었지만 이정현을 막지는 못했다. 몸을 던지는 동료들을 보면 벤치에서 쉴 수가 없었다.

이정현은 "4차전까지 치르면서 출전 시간이 많고, 허리와 종아리 근육이 너무 뭉쳐서 경기 전 웜업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며 "그래도 이대로 무너질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두가 너무 열심히 뛰었다. 고개를 돌리면 수비하다가 넘어져있고, 백코트를 하려다 보면 리바운드를 잡고 있더라. 선수들의 간절함이 코트에서 나와 승리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지난 시즌보다 맡은 역할이 커졌기에 부담감도 상당했다.

이정현은 "상대가 저의 픽앤롤을 막으려고 하는 수비를 다양한 방법으로 깨면서 희열을 느꼈다. 재미도 있었지만 승부에 대한 부담감이나 책임감도 컸다"고 고백했다.

3쿼터까지 내내 앞서가던 캐롯은 경기 막판 서명진, 이우석에 득점을 허용하면서 잠시 역전당했다. 그러나 최현민, 디드릭 로슨이 연달아 3점포를 터뜨려 리드를 가져간 후 전성현이 쐐기 3점를 꽂아넣어 승리를 낚았다.

이정현은 "(최)현민이 형의 3점이 터지면서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로슨의 3점포까지 터지면서 흐름을 가져올 수 있었다"며 "3점슛이 순식간에 터지면 분위기를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했었다"고 돌아봤다.

캐롯은 4강 PO에서 정규리그 우승 팀인 안양 KGC인삼공사를 만난다. 6강 PO를 앞두고도 열세라는 평가를 받았는데, '와이어 투 와이어'로 정규리그 우승을 일군 KGC인삼공사와 캐롯의 전력 차는 더 크다.

이정현은 "쉽지 않게 올라온 만큼 쉽게 지지 않는다는 생각을 가지고 하겠다. 팬 분들이 울산까지 와서 응원해주시고, 홈 구장에는 더 많이 찾아와주셨다"며 "그런 것에 큰 힘을 받았고, 힘든 것을 모르고 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정현은 4강 PO에서 리그 최고의 가드로 손꼽히는 변준형과 대결해야 한다. 변준형은 김승기 캐롯 감독이 KGC인삼공사 사령탑 시절 키워낸 선수다.

이정현은 "변준형 선수가 최우수선수(MVP) 후보였지 않나"라며 "정말 열심히 부딪혀 보겠다. 매치업이든, 승부든 쉽게 지지 않겠다"고 재차 각오를 다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jinxijun@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