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품종 하나 때문에 소비 급감..."다른 토마토는 괜찮아요"
[앵커]
지난달 어린이집 등에서 급식으로 나온 방울토마토를 먹은 뒤 구토 증상을 보였다는 신고가 잇따랐습니다.
문제가 된 건 신품종 단 하나였는데, 다른 토마토들까지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으면서 농민들이 시름에 빠졌습니다.
이상곤 기자입니다.
[기자]
충남 부여에 있는 방울토마토 재배 농가입니다.
잘 익은 토마토를 수확해 포장에 나서보지만, 농민은 근심이 가득합니다.
지난달 방울토마토를 먹고 구토 증상이 잇따른 이후 덜 익은 토마토에 존재하는 '토마틴' 성분이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소비가 위축되고 가격이 폭락했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단 하나의 신품종에서만 문제가 있었다면서도 쓴맛이 나면 섭취하지 말 것을 당부했습니다.
[김형연 / 방울토마토 재배 농민 : 쓴맛으로 하면 하나하나 집어 먹어보고 팔고 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작년보다 가격이) 절반 이상이 떨어졌어요. 떨어져서 농민들이 다 실망을 하는 상태고….]
방울토마토 5kg 가격은 지난달 30일 5만2천 원 선으로 최고점을 찍었지만, 정부 발표 이후 만천 원 선까지 떨어져 보름도 안 돼 77.6%나 폭락했습니다.
학교 단체 급식 물량까지 취소가 잇따르면서 선별장 창고에는 재고가 쌓였습니다.
문제가 된 품종을 재배한 농가는 전국에 20곳.
농민들은 이미 출하가 중단된 토마토밭을 아예 트랙터로 갈아엎었습니다.
멀쩡한 방울토마토까지 외면받으면서 농가들은 문제가 된 품종을 모두 폐기하기로 했습니다.
지자체가 비닐하우스 한 동당 2백만 원씩 지원할 계획이지만 그동안 들어간 난방비와 인건비를 생각하면 턱없는 수준이라는 설명입니다.
[정종훈 / 신품종 재배 피해 농민 : 농업에 들어가는 모든 물가는 다 올랐는데 이거 하나만 보고 농사지었는데 이런 사태까지 있으니까 이건 어디 (추가 보상비가) 나올 데도 없고 대책도 없고 어떻게 할 방법이 없으니까 저는 그냥 답답합니다.]
지자체도 소비 촉진을 위해 구내식당 식단에 방울토마토를 넣어 배식하고, 길거리에서 할인 판매 행사도 벌이고 있습니다.
[박정현 / 충남 부여군수 : 우리 부여군 관내라도 교육청과 협의해서 초·중·고 급식소에서 방울토마토를 안심하고 먹을 수 있도록 재빨리 조치하고요. 무엇보다도 중앙 정부에 건의해서….]
방울토마토가 본격적인 출하 시기를 맞은 가운데 농민들은 하루빨리 소비가 되살아나길 기원하고 있습니다.
YTN 이상곤입니다.
YTN 이상곤 (sklee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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