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항모·전투기로 대만 봉쇄·공격 연습…사흘간 '전쟁 리허설'(종합)
실전 대비 총점검…선거앞둔 대만인들에 '전쟁·평화 중 택일하라' 메시지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중국군이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케빈 매카시 미국 하원의장의 회동에 반발해 대만을 포위하는 형태로 8∼10일 실시한 군사훈련은 대만을 봉쇄·공격하고 미국의 지원을 차단하는 사실상의 '전쟁' 리허설로 평가해도 과언이 아닐 전망이다.
10일 오후 대만을 담당하는 중국 인민해방군 동부전구 스이 대변인은 "8일부터 10일까지 대만을 둘러싸는 형태의 전투 대비 순찰과 '날카로운 검' 연합훈련에서 각 항목의 임무를 원만히 완성하고 실전 조건 하에서 부대의 여러 군종이 일체화한 연합작전 능력을 전면 점검했다"고 훈련 종료를 알렸다.
스 대변인은 "부대는 항시 전투에 대비하고, 언제든지 싸울 수 있다"며 "모든 형태의 대만 독립·분열 및 외부 간섭 시도·음모를 결연히 분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순찰과 훈련은 첫날(8일) 제공·제해권 장악 및 정보 장악, 둘째 날(9일) 대만 내 중요 목표물 모의 타격, 셋째 날(10일) 항공모함 참여를 통한 대만 봉쇄 연습 등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군용기가 8일 71대, 9일 70대, 10일(현지시간 오후 6시까지) 91대 등 사흘간 누적 232대 참가했고, 군함은 8일 9척, 9일 11척, 10일(오후 6시까지) 12척 등 32척 동원됐다. 통상 하루 군용기 50대 이상이 대만 주변에 출몰하면 '고강도' 무력시위로 평가하는데, 사흘 연속으로 '고강도'가 이어진 것이다.
기종도 J-10, 11, 15, 16 전투기와 H-6 폭격기, YU-20 공중급유기, KJ-500 조기경보기 등 역할별 기종이 거의 총출동했다.
전력 동원 규모와 함께 특기할 만한 것은 중국의 제2호 항공모함인 산둥함이 대만 포위 훈련에 처음 참여한 것이다. 작년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때 중국은 고강도 대만 포위 훈련을 했지만 항모는 훈련에 직접 개입하지 않았다.
일본 방위성 통합막료감부는 10일 산둥함 전단이 7일부터 9일까지 대만 동쪽, 일본 미야코(宮古) 섬 남쪽 해상에서 활동했으며 이 사흘간 전투기와 헬기 등 함재기 이륙이 총 120차례 확인됐다고 밝혔다. 10일에는 산둥함에서 이륙한 J-15 함재기 4대가 해당 함재기 기종 중에서는 처음으로 대만 동남부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했다고 대만 매체들은 전했다.
이는 항모가 대만 동부 해역의 요충지를 선점한 채 미군의 개입을 견제하며 대만 동부 해역에서 대만을 공격하는 훈련을 한 것이라고 대만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작년 펠로시 당시 의장의 대만 방문 직후 중국이 행한 훈련은 미사일 발사를 포함한 대규모 실탄 사격을 통해 지룽항, 가오슝항, 화롄항 등 대만의 중요 항구와 항행로를 장악하면서 대만을 고립시키는 연습이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번엔 항모를 포함한 해·공군 전력을 총동원해 대만을 실질적으로 봉쇄하고, 더 나아가 대만 내부를 공격하는 연습(모의 타격)을 했다. 비록 실탄 사격 중심이었던 지난해 8월에 훈련에 비해 요란하진 않았지만 대만 무력 통일 시나리오를 진일보 검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만중앙통신과 인터뷰한 대만 단장대 린잉여우 교수는 "작년 8월 펠로시 당시 의장이 대만을 방문했을 때 중공군 대응은 실탄 사격과 미사일 발사 위주였으나 이번에는 해군과 공군 병력이 여러 곳에서 동시에 발진, 대만을 사방에서 공격함으로써 미사일 없이도 대만을 봉쇄할 수 있는지를 검증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뿐만 아니라 중국은 전략 폭격기를 이용해 대만을 공격하는 시뮬레이션 훈련 영상을 공개한 데서 보듯 대만인들에 대한 '충격' 효과도 노린 것으로 보였다. 내년 1월 대만 총통 선거를 앞둔 대만인들에게 '평화'와 '전쟁' 중 양자택일하라는 메시지로 해석될 여지가 있었다.
이번 훈련이 민진당 정권에 대한 대만인의 '피로감'을 키우게 될지, 민진당의 노선인 '친미 반중'에 대한 지지 여론에 더 힘을 싣게 될지는 앞으로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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