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치려고 노력? 말이 안돼"...배승아양 오빠 '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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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음주운전 차에 치여 숨진 배승아(9) 양의 친오빠는 "안 치려고 노력했다"는 피의자 말에 "말이 안 된다"며 탄식했다.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음주운전을 하다 배 양을 치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전직 공무원 A(66)씨가 이날 구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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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음주운전 차에 치여 숨진 배승아(9) 양의 친오빠는 “안 치려고 노력했다”는 피의자 말에 “말이 안 된다”며 탄식했다.
배 양 오빠(26)는 10일 JTBC 뉴스룸에서 이같이 말한 뒤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괘씸하고 가해자에 대해 엄중 처벌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피의자의 직접적인 연락이나 사과는 없었다고도 했다.
배 양의 이름과 얼굴을 공개한 이유에 대해선 “제2의 승아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전 국민이 승아를 가슴에 새겨서 음주운전 처벌이든, 법 개정이든 내일이라도 변화가 있었으면 해서 공개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전지법은 이른바 ‘민식이법’으로 불리는 특가법상 어린이보호구역 치사 혐의 등으로 A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 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도망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A씨는 이날 오후 영장 실질심사를 받기 전 대전 둔산경찰서 앞에서 “유가족에게 거듭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어 취재진이 ‘아이들 쳤을 때 브레이크 잡은 것 맞냐’고 묻자 “예”라고 답했고, ‘과속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아니요. 안 치려고 노력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지난 8일 오후 2시 21분께 만취 상태로 승용차를 몰다 대전 서구 둔산동 탄방중 인근 교차로 어린이보호구역에서 도로 경계석을 넘어 인도로 돌진, 배 양을 포함한 초등학생 4명을 들이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사고로 배 양이 숨졌고 다른 초등학생 3명도 다쳤는데, 이 가운데 1명은 뇌 수술을 받고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될 당시 혈중알코올농도 0.108%로 면허 취소 수준이었던 A씨는 “낮 12시 30분께 대전 중구 유천동에서 지인들과 모임을 갖고 소주 반병 가량 마셨다”고 진술했다.
어린이보호구역 안에서 일어난 어린이 교통사고 처벌을 크게 강화한 민식이법이 시행된 지 3년이 지났지만, 어린이보호구역 내 어린이 교통사고는 2020년 483건에서 2021년 523건으로 늘었다. 지난해에도 481건이 일어났다.
민식이법은 2019년 9월 충남 아산의 한 어린이보호구역에서 김민식(당시 9세) 군이 차에 치여 숨진 뒤 도입됐다.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운전자 부주의로 어린이를 사망케 하면 무기징역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는 내용이다.
문제는 실제 처벌은 약해, 유명무실한 법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법원에 따르면 지난해 어린이보호구역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가운데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경우는 69건 가운데 1건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가해자가 부담해야 하는 민형사상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편, 경찰은 A씨와 함께 술을 마신 지인들을 음주운전 여부를 알았는지 추가 조사해 방조 혐의가 드러날 경우 입건할 방침이다.
박지혜 (nonam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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