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석 달째 내리막…주담대는 2조3000억 늘었다
매매 증가·특례보금자리론 영향
주담대, 한 달 만에 증가세로 전환
고금리 등의 영향으로 은행권 가계대출이 3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다만 특례보금자리론이 실행되고 주택 매매 거래도 다소 늘면서 주택담보대출은 2조3000억원 증가했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 3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049조9000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7000억원 줄었다. 3개월 연속 가계대출이 줄면서 올 1~3월 총 8조1000억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대출 가운데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이 3월 한 달 동안 2조9000억원 줄었다. 2021년 12월(-2조2000억원) 이후 16개월 연속 감소세다. 대출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대출규제도 이어지면서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기타대출이 줄었다. 반면 주택담보대출은 같은 기간 2조3000억원 늘었다. 지난 2월 3000억원이 줄면서 9년1개월 만에 감소했다가 한 달 만에 다시 늘어난 것이다. 주담대 중에서도 전세자금대출은 2조3000억원 줄었지만, 나머지 일반 주담대가 4조6000억원이나 늘었다. 윤옥자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전세자금대출은 계속 줄었지만, 제2금융권 대출의 대환(갈아타기) 수요로 특례보금자리론이 증가했다”며 “아파트 매매가 여전히 적지만 지난해 수준의 부진에서 조금 벗어난 것도 은행 주담대 증가의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제2금융권을 포함한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도 지난달 5조원 감소했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이 이날 공개한 ‘가계대출 동향’을 보면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이 6조원 줄었고, 주담대는 1조원 늘어났다.
가계대출과 달리 기업대출은 3월 한 달 동안 5조9000억원 늘어 증가세를 유지했고, 증가폭도 2월(5조2000억원)보다 컸다. 대기업 대출이 1000억원, 중소기업 대출은 5조8000억원 늘어 중소기업이 대출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한은은 은행들의 대출 확대 노력에 법인세 납부를 위한 자금 수요 등이 더해지면서 중소기업 대출이 늘어난 것으로 설명했다.
예금은행의 3월 말 수신(예금) 잔액은 2217조3000억원으로 2월 말보다 3조원 감소했다. 특히 정기예금이 8조8000억원이나 줄었다. 윤 차장은 “지난해 높은 금리로 정기예금에 들어온 법인자금의 만기가 도래하고 있다”며 “현재 정기예금 금리에 큰 이점이 없다는 인식에 따라 법인들이 자금을 다시 유치하지 않고 빼가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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