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의지 잊어도 돼’ 안우진에게 홈런, 3할 육박…2번타자도 9번타자도 OK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양의지(두산)를 잊어도 되는 것인가.
NC가 주전포수 양의지를 두산으로 떠나보낸 뒤 박세혁을 4년 46억원에 FA 계약하자, 우려의 시선이 컸던 건 사실이다. 한국 최고 공수겸장 포수의 공백도 공백이지만, 박세혁이 지난 1~2년간 두산에서 보여준 퍼포먼스가 다소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 떼문이다.
현대야구는 포수의 타격이 중요하다. 투수와의 호흡과 경기조립, 수비가 가장 중요한 건 여전히 사실이지만, 타격이 받쳐줄 때 좀 더 높은 평가를 받는다. 작년 SSG 정도를 제외하면, 안방이 강한 팀이 예외 없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박세혁은 2021시즌 96경기서 타율 0.219 30타점 25득점 OPS 0.566, 2022시즌 128경기서 타율 0.248 3홈런 41타점 33득점 OPS 0.636이었다. 2021시즌 도중 투구에 눈을 맞는 부상 이후, 플레이가 위축됐다는 평가가 있었다.
그러나 박세혁은 팀을 옮기고 의욕적으로, 충실하게 2023시즌을 준비했다. 시범경기 10경기서 타율 0.292 1타점 2득점으로 달라진 모습을 보이더니, 올 시즌 초반에도 타격이 괜찮다. 8경기서 27타수 8안타 타율 0.296 2홈런 5타점 6득점 OPS 0.886이다.
특히 7일 키움과의 홈 개막전서 KBO리그 최고 에이스 안우진을 상대로 결승 솔로포를 터트리며 큰 화제를 모았다. 스트라이크존 몸쪽 하단으로 깔린 156km 패스트볼을 벼락 같은 스윙으로 우측 담장 너머로 보내 버렸다. 실투가 아니라 박세혁이 잘 친 것이었다. 그만큼 스윙이 컴팩트해졌다는 증거다. 여세를 몰아 8일 경기서는 경기 도중 9번 타자로 교체 출전했음에도 홈런 포함 2안타를 날렸다.
강인권 감독은 박세혁을 시즌 초반 2번 타자로 활용한다. 고정타순은 아니라고 했지만, 베테랑 박석민이나 유망주 오영수, 김주원 등이 5~7번 타순에 자리잡으면 박세혁을 2번 타자로 쓰는 게 팀의 득점력 극대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세혁의 타격이 좋아졌다는 확신도 들었을 것이다. 키움과의 홈 개막 3연전서는 6번 타자로도 나갔다.
아직 표본이 적지만, 박세혁이 지난 1~2년의 침체를 딛고 생산력을 높여주면 NC 타선에 큰 도움이 되는 건 자명한 일이다. 건실한 수비, 경기운영 등도 박세혁의 보이지 않는 장점이다. 아무래도 2020년 통합 우승 이후 전력은 다소 약화된 게 사실이다. 외국인타자 제이슨 마틴, 외국인투수 테일러 와이드너가 빠진 것도 NC로선 부담이 되지 않을 리 없다. 이런 상황서 뉴 페이스 박세혁이 NC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NC가 앞으로도 양의지를 완전히 잊긴 어려울 것이다. 워낙 4년간 엄청난 퍼포먼스를 남기고 떠났다. 하지만, 양의지는 떠났고, 양의지 타령을 해봤자 도움이 되는 건 없다. 이제 NC의 새로운 안방마님은 박세혁이다. 박세혁과 NC가 서로 믿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박세혁.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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