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신히 가입비 내고 '봄 농구' 나간 캐롯, 극적인 4강 진출

캐롯 이정현이 10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현대모비스와 6강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승리를 확신하자 기뻐하고 있다. 울산=연합뉴스

프로농구 고양 캐롯이 전력 열세 평가를 딛고 4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봄 농구' 직전 한국농구연맹(KBL) 가입비조차 내지 못해 플레이오프 출전이 무산될 뻔 했던 팀의 극적인 대반전이다.

캐롯은 10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22~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5전 3승제) 마지막 5차전에서 울산 현대모비스를 77-71로 꺾었다. 1승 2패로 끌려가다 4, 5차전을 쓸어 담은 캐롯은 시리즈 전적 3승 2패로 4강 플레이오프에 올랐다.

창단 첫 시즌 4강에 진출한 캐롯은 정규리그 우승 팀 안양 KGC인삼공사와 격돌한다. 두 팀의 격돌은 이야깃거리가 풍성하다. 직전 시즌까지 KGC인삼공사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김승기 감독과 슈터 전성현이 이번 시즌 캐롯으로 둥지를 나란히 옮겼고, 이적 첫 시즌 챔피언 결정전 진출을 위한 외나무 다리에서 만나게 됐다.

캐롯은 에이스로 부쩍 성장한 가드 이정현이 24점을 몰아치며 팀의 4강 진출을 이끌었다. 또한 디드릭 로슨이 30점 13리바운드 7어시스트로 전천후 활약했고, 달팽이관 이상에 따른 돌발성 난청으로 장기 이탈했던 전성현은 5점에 그쳤지만 경기 막판 승부에 쐐기를 박는 3점슛을 꽂았다. 반면 객관적인 전력상 우위 평가를 받았던 현대모비스는 4, 5차전을 내리 지면서 일찌감치 짐을 쌌다.

1쿼터를 17-20으로 뒤진 캐롯은 2쿼터 중반 로슨이 2점슛과 3점슛를 연달아 터뜨려 39-29로 앞섰다. 전반을 여유 있게 앞선 캐롯은 4쿼터에 주춤하면서 58-61 역전을 당했지만 최현민과 로슨의 연속 3점포로 다시 전세를 뒤집고 리드를 끝까지 지켰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