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에 정치문화 복원 리더십 안 보여…지지자들에만 호소하는 정치 끊어내야”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 싱크탱크 ‘연대와 공생’은 10일 국회에서 심포지엄을 열어 이재명 대표 강성 지지층인 ‘개혁의딸’(개딸)과 ‘태극기부대’로 상징되는 강성 팬덤에 의존하는 정치가 민주주의를 위협한다고 비판했다. 최근 이재명 대표 강성 지지층인 개딸들의 비이재명계 의원 공격이 논란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열린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이 대표를 겨냥한 듯한 비판이 이어졌다.
발제자로 나선 박상훈 국회 미래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 정치에서 팬덤정치는 양당 진영에서 주로 나타나지만 그중에서도 민주당 진영에서 두드러진다고 했다. 박 위원은 당내 적대와 혐오를 극단적 팬덤정치의 결과라며 “당원 마음대로 하는 것이 민주주의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당은 지금 오로지 승리주의밖에 없는 모습”이라며 “정당이 나빠졌기 때문에 팬덤이 생기는 것”이라고 했다.
이관후 건국대 상허교양대학 교수는 “정당이 선거를 치르기 위한 도구일 뿐이니 선동가나 열성 지지자들이 특정한 국면에서 정당을 금방 점령할 수 있는 것”이라며 정당문화가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이 교수는 민주당 새로고침위원회 보고서를 언급하며 “민주당 지지자들한테 ‘지금 민주당이 무엇을 잘하면 좋겠느냐’ 물어보니 1번이 ‘신뢰 회복’이었다. ‘윤석열 정부 견제’는 8등이었다”면서 “정치문화를 복원시킬 수 있는 정치 리더십이 지금 민주당에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연대와 공생’ 부이사장인 신경민 전 민주당 의원은 지난 2월27일 이 대표 체포동의안 이탈표 사태를 언급하며 “제가 현역이 아닌데도 ‘수박(겉과 속이 다른 정치인을 이르는 말로 이낙연계 의원들을 공격할 때 쓰는 말) 리스트’에 들어가 있다. (투표도 못하는데) 가결을 찍었다는 것”이라며 “무당급 유튜버와 저질 정치 지도자들이 결합돼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기 지지자들한테만 호소하는 정치를 해서는 안 된다. 정당이 (극단적 지지층을) 끊어낼 수밖에 없다”고 했다.
김철민 의원은 “내년 총선도 있고 잃어버린 정권을 되찾기 위해서라도 정당의 민주화, 사당 방지가 이뤄지는 당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남평오 운영위원장은 “내년 총선에서 팬덤에 의지하고 야당의 권력, 특히 대표를 바라보는 정치를 종식시키지 못한다고 하면 민주당의 미래가 있을까, 대한민국 붕괴를 이끄는 것이 민주당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당내에선 장인상을 치르기 위해 귀국한 이 전 대표 역할론이 나오기도 했다. 박재호 의원은 YTN 라디오에서 “총선이 다가왔을 때 이재명 대표께서 이낙연이든 누구든 우리 당의 중요한 인물들에게 도와달라고 할 수도 있는 것”이라고 했다.
탁지영 기자 g0g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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