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부족으로 공장 멈출판”…‘최악 가뭄’에 여수산단 직격탄
[앵커]
지난주 비가 내리긴 했지만 남부지방의 오랜 가뭄을 달래기엔 턱없이 부족합니다.
농가 뿐만 아니라 업체들, 특히 물을 많이 쓰는 석유화학 공장들은 가뭄이 더 길어지면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신지수 기자가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13미터 높이의 냉각탑에서 수천 톤의 물이 쏟아집니다.
석유화학 제품 생산에 쓰이는 냉각수입니다.
플라스틱 기초 원료인 에틸렌을 만들려면 원료인 나프타를 고온에서 열분해하고 다시 냉각해야 하는데, 여기에 엄청난 물이 사용됩니다.
하루 이 공장을 돌리는 데 필요한 물만 2만 2천 톤.
[정경시/석유화학업체 관계자 : "용수 부족분이 지속돼서 저희쪽에도 제한급수가 된다고 하면 공장을 정상 가동할 수 없게 됩니다."]
LG화학, 롯데케미컬 등 대형 석유화학업체와 협력업체까지 200개 기업이 입주한 여수산단 전반이 비슷한 사정입니다.
냉각탑 온도를 조절해 날아가는 수증기를 줄이는 비상조치를 실시하는가 하면, 공장 정비를 앞당긴 곳도 있습니다.
인근 주암댐 등에서 공업용수를 공급받는데, 이들 댐의 저수율은 최근 단비로 간신히 20%를 턱걸이했습니다.
댐 건설 뒤 최악 수준입니다.
여수산업단지로 하루 평균 50만 톤의 물을 보내는 댐입니다.
평소라면 물에 잠겨있어야 할 바닥이 그대로 드러나 있습니다.
[이중호/한국수자원공사 차장 : "가장 낮은 단계인 심각단계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문제는 앞으로입니다.
기상청 공업용수 가뭄정보를 보면 오는 5월 말까지 여수 순천을 비롯해 전남지역 대부분에 심한 가뭄이 예보돼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에 대비해 수원을 다원화하는 등 장기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권현한/세종대 건설환경공학과 교수 : "주요 저수지에서 문제가 생겼을 때 다른 저수지에서 (물을) 공급받는 방법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촘촘하게 있어야 됩니다."]
기업들은 마지노선인 6월을 넘어서까지 가뭄이 장기화되면 해수담수화나 폐수재활용 시설 등을 추가로 도입해야 한다며, 정부 차원의 지원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신지수입니다.
촬영기자:김상민/영상편집:김지영
신지수 기자 (j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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