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도 아닌데…‘김정은이 장성택 처형’ 말한 일본인, 7개월 구금한 中

백지연 매경닷컴 기자(gobaek@mk.co.kr) 2023. 4. 10.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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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2년 11월 4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 함께 평양산원 유선종양연구소를 시찰하는 동안 주머니에 한 손을 넣은 채 걷고 있는 장성택. [사진 제공 = 연합뉴스]
#2016년 청년교류단체 대표 자격으로 중일 우호 행사를 참석했던 민간인 스즈키 히데지(66·鈴木英司) 씨는 귀국을 앞두고 베이징 공항에서 돌연 5명의 남성에게 붙잡혀 연행당했다. 중국당국은 구체적인 내용은 알리지도 않고 그에게 6년형을 선고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유도 모른 채 7개월 구금당한 스즈키 씨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취임 이듬해인 2014년부터 시행된 중화인민공화국 반(反)간첩법(방첩법)에 따라 중국이 해외 인사를 스파이 혐의로 구금하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며 스즈키 히데지의 사연을 소개했다.

WSJ는 5일간의 우호 행사를 마무리하고 귀국차 베이징 공항으로 이동 중이던 스즈키는 갑자기 나타난 남성 5명이 밴에 밀어 넣었다고 전했다. 이들은 “스파이 혐의로 구금한다”고 고지한 뒤 전화기를 압수하고 안대를 씌웠다.

그는 “정부 시설에서 일거수일투족을 감시당한 첫 7개월이 가장 가혹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문명국가에서 이런 일은 벌어져서 안 된다”고 토로했다.

그가 구금된 이유는 2013년 말 베이징 식당에서 중국 공무원 친구와의 한 대화 때문이다. 그는 식사를 하던 중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자신의 삼촌(장성택)을 반역자로 처형했다”며 “이 사건에 대해 아는 것이 있는지 궁금하다”고 물은 것이 화근이 된 것으로 보인다.

중국 당국 일본인 17명 구금
앞서 3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중국 당국이 간첩 혐의로 지난달 체포한 일본인 제약회사 임원의 조기 석방을 촉구한 바 있다.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외무상도 2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친강 중국 외교부장과의 회담에서 그의 석방을 요구했다.

미중 간 갈등이 격화하면서 미국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 일본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WSJ는 2015년부터 중국 당국이 구금한 일본인 수가 총 17명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구금한 일본인 수는 다른 국가 구금자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앞서 2018년에도 캐나다 사업가 2명을 구금하는 등 여러 국가의 민간인을 구속했다.

WSJ은 “미국이 동맹국인 일본과 함께 중국과 러시아 등 권위주의 국가들을 상대하다가 빚어진 외교적 마찰이 구금 사태와 같은 방식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구금된 아스텔라스 제약 직원은 20년 이상 중국에서 일하며 일본 경제계의 여러 관계자들을 도왔던 사람”이라며 “일본 외무성이 중국 내에서 어떠한 종류의 조사나 연구도 스파이 행위로 간주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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