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음료 배포책 처벌 ‘모호’?…신종범죄에 속수무책

[앵커]

이 문제 취재한 황다예 기자와 좀 더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황 기자! 경찰이 음료를 나눠 준 '배포책'들에 대한 처벌을 두고 고민하고 있다는데 왜 그런 거죠?

[기자]

시음행사에서 음료를 나눠 준 이른바 '배포책'은 현재까지 4명이 검거됐는데요.

대부분 구직 사이트에서 일을 구했고, 마약인 줄 몰랐다고 진술하고 있습니다.

두 명은 마약 음료를 직접 맛보기까지 했고요.

학생들에게 시음하게 하는 과정에 강압이나 협박이 있었던 게 아니어서, 마약을 소지하거나 유통한 혐의 정도가 적용 가능한데요.

마약인 걸 몰랐다고 하니까 처벌이 애매해진 겁니다.

[앵커]

그럼 마약 소지나 유통 말고 다른 혐의를 적용할 수는 없는 건가요?

[기자]

학생들이 마약 음료를 먹고 몸에 문제가 생겼다면 상해죄로 처벌이 가능하긴 한데, 지금까지 특별한 증상이 드러나진 않아서, '상해죄' 적용도 쉽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아예 처벌받지 않을 가능성도 있단 겁니다.

경찰도 '배포책'은 불송치까지 신중하게 검토 중인 거로 전해졌습니다.

[앵커]

이번 사건을 마약과 피싱이 결합된 신종 범죄로 보고 있습니다.

앞으로 어떤 대책이 필요할까요?

[기자]

다른 사람에게 마약을 먹이는 범죄에 대해서 형량을 어떻게 적용할지 체계적인 검토가 필요해 보입니다.

이번처럼 마약인지 모르고 범죄에 가담한 피싱 범죄도 문제지만 고의적으로 마약을 먹이는 경우도 처벌에 사각지대가 있습니다.

이른바 '퐁당 마약'이라고 하죠?

클럽 같은 곳에서 몰래 마약을 타서 먹이는 범죄인데요.

아주 위험하고 죄질이 나쁜 범죄인데, 현행법으로 마약을 '몰래 먹인' 부분은 가중처벌할 근거가 없습니다.

그래서 이 행위로 인한 2차 성폭력 범죄로 중하게 처벌하는 게 현실입니다.

이에 대해선 국회에도 관련법 개정안이 발의돼 있다고 하니 적극적인 검토가 필요해 보입니다.

[앵커]

관련 입법에도 속도를 낼 필요가 있겠군요.

황 기자! 잘 들었습니다.

영상편집:강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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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다예 기자 (allyes@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