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책임한 변호사에 우는 피해자…권경애 직권조사 회부

[앵커]

학교폭력 피해자 유족의 소송을 맡았다가 재판에 잇따라 불출석해 결국 패소하게 한 권경애 변호사에 대해 대한변호사협회가 징계 절차에 착수했습니다.

이렇게 재판에 불성실하게 임했다 징계를 받은 변호사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호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2017년 임 모 변호사는 공동주택 개발 관련 민사소송을 맡고, 법정에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재판에 두 번 불출석하고 날짜를 다시 잡지 않았습니다.

결국, 소 취하로 간주돼 제대로 다퉈보지도 못한 채 패소로 끝났습니다.

학교폭력 피해자 유족 소송을 맡았던 권경애 변호사와 비슷한 경우였습니다.

임 변호사는 다른 소송에선 3년 동안 소장 접수도 안 해놓고, 수임료를 일부만 돌려줬습니다.

대한변호사협회는 임 변호사에게 불성실 변론 등을 이유로 정직 1년 징계 처분을 내렸습니다.

변호사가 재판에 세 번 이상 출석하지 않아 변협 징계를 받은 경우는 최근 10년간 모두 9건.

5년간 변호사 활동이 금지되는 제명 처분을 받은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동안 의뢰인의 개인적 피해 사례로 치부됐지만, 재발을 막으려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김진우/대한변호사협회 윤리이사 : "엄정한 자정작용을 통해서 다른 변호사들에게 경종을 울리고, 국민들의 피해를 줄이도록 변호사 공제 재단 등 손해배상이 원만하게 이루어질 수 있는 제도적 장치 구비까지 여러 가지 노력을 하려고 합니다."]

대한변호사협회는 오늘(10일) 상임이사회를 열고 권경애 변호사에 대한 직권 조사를 승인했습니다.

앞으로 한 달여 간 자체 조사를 거쳐 징계 수위를 논의할 방침입니다.

[권경애/변호사/지난 7일 : "제가 감당할 부분들 나 몰라라 하는 상황은 아니고요. 내가 감당할 부분에 대해서 감당하고자 합니다."]

학교폭력 피해자 유족 측은 이번 주 중 권 변호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낼 예정입니다.

다만 유족 측은 SNS를 통해 권 변호사가 빈털터리라고 했다면서, 또다시 이렇게 소송에 나서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냐고 심경을 밝혔습니다.

KBS 뉴스 이호준입니다.

촬영기자:서다은/영상편집:차정남/그래픽:김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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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준 기자 (hojoon.lee@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