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 악마화 바쁜 정치에 책임감” 민주당 오영환, 총선 불출마 선언
오영환 더불어민주당 의원(35)이 10일 “정치에 대한 무너진 신뢰 회복에 작은 보탬이라도 될 수 있길 바란다”며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오 의원은 소방관 출신이자, 21대 국회 최연소 지역구 의원이다. 남은 임기를 마친 뒤 소방관으로 돌아가겠다고 했다.
오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더 이상 버텨낼 여력이 없는 제 자신의 한계를 받아들인다”며 이같이 밝혔다. 오 의원은 순직한 소방관들의 이름을 열거하면서 “우리 국민들의 인명 피해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자리에 있어 부족함을 인정하고 내려놓을 것”이라며 “재난으로 인한 비극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정치에서 제가 계속 역할을 해야 한다는 오만함도 함께 내려놓는다”고 밝혔다.
오 의원은 “국회가 사회적인 갈등을 녹이는 용광로 역할을 얼마나 충실히 수행해 국민에게 안전과 신뢰를 줬는지 돌아봐야 한다”며 “우리 정치는 상대 진영을 누가 더 효과적으로 오염시키냐가 승패의 잣대”라고 했다. 그는 “오로지 진영 논리에 기대 상대를 악마화하기 바쁜, 국민이 외면하는 정치 현실에 대해 책임 있는 정치인의 한 명으로서 결국 아무것도 바꾸지 못했다”며 “새 정치에 대한 변화에 기대를 걸어주신 정치 신인이기에 더 큰 책임을 느낀다”고 했다.
오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국민의 삶과 국가의 미래를 조금이라도 걱정한다면 이제 그만 손에 든 칼을 내려놓으시라”며 “상대 정당을 극악한 부패정당으로 만든다 한들 내년 국민이 집권 여당을 선택하리라는 착각을 멈추시라”고 말했다. 민주당을 향해서는 “우리 당도 국민 치유와 갈등 통합에 얼마나 노력했는지 반성할 부분이 있다”고 했다.
오 의원은 “오늘날 또다시 정치개혁이 화두로 떠올랐지만 책임져야 할 이가 책임을 지지 않고 잘못한 이가 사과하지 않고 오로지 기득권과 자리에 연연하는 모습이 정치에서 가장 먼저 개혁돼야 한다”며 “말만 앞세운 개혁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국민 여러분이 묻고 있고, 저는 그 물음에 내려놓음이라는 답을 드린다”고 했다.
오 의원은 민주당의 영입인사로 21대 총선에서 경기 의정부시갑 지역에서 당선됐으며, 지난 대선에서 이낙연 경선캠프의 수행실장을 맡기도 했다.
오 의원 지역구에는 문희상 전 국회의장 아들 문석균 의정부갑 상임부위원장이 총선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그는 2020년 총선 때 ‘아빠 찬스’ 논란이 불거지자 민주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바 있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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