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방비도 지역 양극화…농촌이 도시보다 5만4000원 더 지출
등유·전기 보일러 사용 탓
“값싼 도시가스 보급 확대를”
농촌지역 주민들이 도시민보다 훨씬 많은 난방비를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열효율이 높고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도시가스가 공급되지 않는 농촌은 비싼 등유 등을 난방 연료로 사용한다.
10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농촌 주민의 난방 실태와 정책적 시사점’ 보고서를 보면 2022년 4분기(10~12월) 가구당 평균 연료구입비는 농촌 13만3000원, 도시 7만9000원으로 분석됐다. 석 달간 농촌이 도시보다 5만4000원(59.4%) 더 지출한 것이다.
농촌과 도시의 연료비 차이는 지난해 에너지 가격 급등 이후 더 벌어졌다. 2021년 4분기 연료비는 농촌 10만9000원, 도시 7만원으로 3만9000원 차이가 났는데, 1년 만에 농촌은 가구당 평균 2만4000원 증가한 반면 도시는 9000원 느는 데 그쳤다.
가구 총지출에서 차지하는 연료비 비율도 2022년 1분기(1~3월) 기준 도시는 4.96%인 데 반해 농촌지역은 8.14%로 나타났다. 특히 1분위 가구의 난방비 지출액은 도시는 평균 8만5000원으로 총지출의 8.7%였고, 농촌은 13만원으로 11.7%나 차지했다. 소득이 낮은 농촌 가구일수록 연료비 지출 비중이 큰 것이다.
기반시설이 잘 갖춰진 도시지역은 대부분 도시가스를 통해 난방하지만 농촌지역은 등유와 액화석유가스(LPG), 전기 등을 주로 이용하는 차이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도시는 72.5%가 도시가스 보일러를 사용한다. 중앙·지역 난방도 21.6%에 달한다. 등유를 사용하는 기름보일러는 3.1%에 불과했다.
반면 농촌지역은 도시가스 보일러가 41.7%에 그쳤다. 기름보일러 32.9%, 전기보일러 9.4%, LPG보일러는 7.2%였다. 면 지역만 놓고 보면 기름·전기·LPG 보일러 사용 비율이 69.8%로 더 높아진다.
도시가스는 등유보다 열량이 우수하고 가격도 저렴하다. 지난 2월 기준 1000㎉의 열량을 얻기 위해 등유는 208원이 들지만 도시가스는 116원이면 된다. 지난 1년간 등유(26.5%)와 도시가스(29.7%) 모두 가격이 급등했지만 열효율이 낮은 등유 비율이 높은 농촌의 부담이 상대적으로 커진 것으로 보인다.
심재헌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삶의질정책연구센터장은 “정부 차원에서 다양한 에너지 지원 정책이 추진되고 있지만 도시에 비해 비싼 에너지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 농촌의 여건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도시가스 보급을 늘리는 등 정책적 관심과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강현석 기자 kaj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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