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표기 위반에 몸살 앓는 '넥슨 크리에이터즈'

문원빈 기자 2023. 4. 10.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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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사와 크리에이터 윈윈 구도 지향했지만 여기저기 빈틈 보여
윈윈 모델로 기대를 모았던 넥슨 크리에이터즈에 뒷광고 이슈가 불거졌다. 사진은 넥슨 크리에이터즈 정식 출범을 기념해 지난 3월 판교 사옥에서 열린 간담회 현장.

지난 3월 8일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넥슨 크리에이터즈'에서 공공연히 불법 뒷광고가 이뤄지고 있다. 매출 중 최대 7%를 나눠주겠다는 넥슨의 호의를 일부 크리에이터가 불법 행위로 뒤통수를 친 셈이다. 

넥슨 크리에이터즈는 일종의 후원 시스템이다. 유저가 넥슨 게임에서 돈을 쓰면 그 중 일부를 미리 지정해놓은 크리에이터에게 나눠주는 방식이다. 유저 입장에서는 자신이 좋아하는 크리에이터에게 선물을 할 수 있고, 넥슨은 자사 게임을 홍보하는 크리에이터를 늘릴 수 있다는 점에서 윈윈 모델로 기대를 모았다. 

현재 넥슨 크리에이터즈 지원 게임은 '히트2'와 '프라시아 전기'다. 4월 10일 기준 히트2와 프라시아 전기에 등록된 크리에이터 수는 300명을 넘어섰다. 넥슨은 크리에이터즈 후원 코드 노출 시 실시간 방송과 유튜브 콘텐츠에 '유료 광고 포함' 표기를 규정했다. 콘텐츠형 광고와 같은 구조이기 때문이다. 

- 후원코드를 노출하지만 '유료 광고 포함'을 표기하지 않은 콘텐츠 예시

크리에이터 수입을 지원해주는 좋은 의도로 시작했지만 현실은 탈법이 판을 치고 있다. '라OO', '율OOO', '제OOOOO', '항OO', '지OOO', '겜OOOO', '카OO', '무OOO', '초OO' 등 일부 넥슨 크리에이터들은 광고 표기 규정을 준수하지 않고 실시간 방송과 유튜브 콘텐츠를 진행하고 있다. 이는 과거 블로거와 인플루언서들 사이에서 큰 논란으로 떠올랐던 뒷광고에 해당한다.

3월 30일 출시된 신작 MMORPG 프라시아 전기도 마찬가지다. 론칭 당시 규정을 지키지 않은 크리에이터들이 발견되어 유저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출시 일주일이 경과됐지만 확인 결과 여전히 유료 광고 표기를 하지 않은 크리에이터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 수많은 크리에이터들이 넥슨 크리에이터즈로 유입되고 있다

뒷광고란 인플루언서가 특정 업체로부터 대가를 받고 유튜브 등에 업로드할 콘텐츠를 제작한 후 유료 광고라는 것을 알리지 않는 행위를 말한다. 과거 유튜버들은 뒷광고를 받고도 마치 자신이 구매한 물건인 것처럼 콘텐츠를 제작해 해당 상품을 광고하면서 물의를 빚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공정거래위원회가 2020년 9월 1일부터 '추천·보증 등에 관한 표시·광고 심사지침' 개정안을 시행하면서 뒷광고가 위법 행위로 규정됐다. 개정안을 준수하지 않을 시 사업자 또는 사업단체에게는 위반 행위 중지, 제재 사실 공표, 정정 광고 등 시정명령, 관련 매출액 50분의 1 이내 또는 매출액 산정 불가 시 5억 원 이내 과징금 부과, 임시중지 명령, 2년 이하 징역 또는 1억5000만 원 이하 벌금형이 부여된다.

- '유료 광고 포함'을 올바르게 표기한 콘텐츠 예시

넥슨은 크리에이터즈 정식 서비스 전 "크리에이터는 후원 코드를 노출한 동영상을 유튜브, 아프리카TV 등의 플랫폼에 업로드하거나 실시간 방송을 진행하는 경우 공정거래위원회 추천·보증 등에 관한 표시·광고 심사 지침에 따라 각 매체별 특성에 부합된 광고 표시를 해야 한다. 이를 위반해 회사에 손해가 발생하는 경우 회사는 크리에이터 후원 자격을 해지할 수 있으며 크리에이터는 회사에 발생한 손해를 모두 배상해야 한다"는 의무 규정 3-5항을 분명히 강조했다. 크리에이터 운영정책 위반 시 크리에이터 자격과 혜택이 정지되거나 강제 해지될 수 있다. 

단순히 후원 코드를 노출하는 상태로 유료 광고 포함 표기를 하지 않는 것만 문제가 아니다. '도O', '불OO', '도OO', '채O', '오OO' 등 일부 크리에이터들은 방송·콘텐츠 중반, 후반부에 후원 코드를 알리거나 하단 방송 설명에만 후원 코드를 기재하고 유료 광고 표기를 하지 않은 사례도 볼 수 있다.

또한 '쵸OO', '투OOO' 등 일부 콘텐츠에는 유료 광고 포함 표기를 하고 특정 콘텐츠에는 표기를 누락하는 크리에이터도 확인됐다. 운영정책을 교묘하게 회피한 사례다. 넥슨 측에 문의한 결과 "규정에 어긋나는 사례다"라는 답변을 받았다.

- 후원코드를 노출하지만 '유료 광고 포함'을 표기하지 않은 콘텐츠 예시

유저들은 "게임 구조에 대해 잘 모르는 유저들이 히트2 혹은 프라시아 전기를 시작할 시 과금을 유도하기 위한 수법이다"고 뒷광고 행위 이유를 추측했다. 자신의 후원 코드를 등록한 유저가 과금을 진행하면 일정 수익이 입금되는데 유료 광고 표기가 되어 있을 경우 과금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익명의 게임 인플루언서는 "레퍼럴 BJ들은 게임을 냉정하게 리뷰하지 않는다. 다수의 유저가 후원 코드를 등록해야 자신의 수익이 높아지기 때문에 아무리 게임이 재미 없어도 재밌다고 말한다. 이것은 게임 리뷰가 아니라 유저들 뒷통수를 치는 행위다"고 첨언했다.

또한 유저들은 "히트2, 프라시아 전기 등 넥슨 게임을 즐기지도 않으면서 넥슨 크리에이터즈에 등록한 후 자신의 방송 팬들에게 해당 게임 플레이를 유도하면서 후원금을 받는 크리에이터도 문제다"며 넥슨 크리에이터즈의 세밀하지 않은 규정을 지적했다. 

- 유료 광고 포함 표기 외에 다른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당연히 규정을 준수하며 콘텐츠를 제공하는 크리에이터 비율이 더 많다. 하지만 규정을 지키지 않은 크리에이터들로 문제가 발생한다면 이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또한 건전한 게임 문화를 형성하고 크리에이터와 공생한다는 목적으로 만든 넥슨 크리에이터즈도 대중들의 질타를 받을 것이다.

게임톡이 뒷광고 문제를 넥슨 측에 문의하자 "넥슨 크리에이터즈는 각 게임별 크리에이터 활동에 대한 운영정책을 안내하고 있다. 운영정책을 위반하는 사안에 대해서는 크리에이터 자격을 정지 혹은 해지하는 등 엄격하게 조치 중이다"며 "선정 이후 크리에이터 자격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 사례가 확인될 경우 자격을 해지할 예정이다"고 답했다.

또한 "넥슨 크리에이터즈 서비스를 정식 도입해 운영하는 만큼 건전하고 즐거운 게임 문화를 형성할 수 있도록 관련 운영정책을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보완해 나갈 예정이다"고 첨언했다.

한편, 넥슨은 10일 오후 공지로 "후원코드를 포함한 크리에이터즈 활동 동영상에 유료 광고 포함 표시를 필수적으로 표기해야 한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추천∙보증 등에 관한 표시∙광고 심사 지침에 따른 각 매체별 특성에 부합된 광고 표시를 진행하지 않아 회사의 손해가 발생하는 경우 크리에이터 자격 해지 및 스페셜 등급 선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고 재차 주의를 당부했다.

moon@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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