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된 삶을 버틴 자들을 위한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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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영현 시인이 쓴 '향유고래' 중 일부다.
여영현 시인이 두번째 시집 '그 잠깐을 사랑했다'를 출간했다.
추천사를 쓴 김미옥 칼럼니스트는 "오랜 시간 나는 시인의 진화를 지켜보았다"며 "관통하는 따뜻한 슬픔이 만족스럽다. 그가 먼 바다로 나아가 향유고래와 마주칠 것을 의심하지 않는다"고 평했다.
그러나 그는 등단시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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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7일 천안 서점 '가문비나무 아래'서 북콘서트
[아산]'한때 도시는 그 기름으로 등잔을 켜고/ 가로등을 밝혔다//나는 무슨 이름으로 쓰일까?//칠흑 같은 바닥에 불을 놓는다/ 나의 뇌가 남김없이 타고 나면/ 그렇게 불릴 것이다// 지식노동자'
여영현 시인이 쓴 '향유고래' 중 일부다. 그가 논문 탈고를 위해 밤을 지샌 후 지은 작품이다.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그의 시구가 고된 삶을 버틴 독자들의 큰 공감을 산 듯 하다.
여영현 시인이 두번째 시집 '그 잠깐을 사랑했다'를 출간했다. 2018년 첫 시집을 낸 지 5년 만이자 등단 19년 만이다. 시집에는 69편이 수록됐다. 추천사를 쓴 김미옥 칼럼니스트는 "오랜 시간 나는 시인의 진화를 지켜보았다"며 "관통하는 따뜻한 슬픔이 만족스럽다. 그가 먼 바다로 나아가 향유고래와 마주칠 것을 의심하지 않는다"고 평했다.
그의 시에는 치열한 삶에 대한 사유로 가득차 있다. 그가 사회 속에 직업을 가지고 보통의 삶을 살아내고 있는 탓이다. 여영현 시인의 본업은 교수다. 문학 전공이 아닌 행정 전공이다. 선문대 행정·공기업학과 교수이자 한국지방공기업학회 회장이다. 얼핏 행정과 시는 맞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그는 등단시인이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문학을 사랑했다. 국민학교 4학년, 첫 동시를 지으며 꿈을 키웠다. 고등학교 시절 언론사의 문학상에 도전할 요량으로 중편소설을 준비하기도 했다. 먹고 사는 문제가 더 급해 아버지의 권유로 행정학과에 진학했지만 그의 창작열은 꺼지지 않았다. 정훈장교 시절 GOP에서 근무하며 느낀 인상을 담은 시집 '전선의 사계'를 국방부 공모전에 냈다. 당시 공모전 심사를 한 시인 구상은 그의 시를 두고 "착상의 스케일이 크고 제재의 부피가 크다"고 평가했다.
여영현 시인은 2004년 시 '은하계 사진'으로 문학과창작을 받으며 신인문학상 등단했다. 문학아카데미에서 만나 그의 시를 읽은 박재천 시인이 하루 빨리 등단해 시를 쓰라는 권유에서 였다. 그는 끝없이 작품활동을 이어왔다. SNS는 그가 더 많은 독자와 만날 수 있는 창구가 됐다. 온라인으로 접하는 독자의 즉각적인 반응은 그의 힘이 됐다.
그는 시 '바닥의 힘'을 이번 시집을 통달한 주제로 꼽았다. 그는 "첫 출간 시집에는 가난과 결핍이 많았다. 상처를 치유하는 시였다"면서 "이번 시집은 미래의 희망과 용기를 주고 싶었다. 바닥은 힘이 세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떨어지는 공도 바닥에서 튕기고, 씨앗들도 바닥에서부터 자란다. 바닥의 힘을 믿게 하고 싶다"고 했다.
여영현 시인은 오는 27일 오후 7시 천안 불당동 서점 '가문비나무 아래'에서 출간기념 북콘서트를 연다. 콘서트에는 서평을 쓴 김미옥 칼럼니스트가 함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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