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Lab] 내 아이 월 10만원으로 재테크 교육하기

서혁노 한국경제교육원㈜ 원장, 이혁기 기자 2023. 4. 10.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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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부부 재무설계 4편
쉽지 않은 자녀 재무 교육
재테크 활용하면 한결 수월해
통장 공유하고 관리법 가르쳐야

재테크는 좀처럼 배우기 쉽지 않다. 학교에서도 목돈 만드는 법, 지출 줄이는 법 등은 가르쳐주지 않는다. 그렇기에 부모가 나서서 자녀에게 재테크를 알려줘야 한다. 방법은 의외로 어렵지 않다. 부부의 재테크에 자녀를 동참시키는 것이다. 더스쿠프(The SCOOP)와 한국경제교육원㈜이 상담자 부부에게 자녀와 함께하는 재테크 방법을 알려줬다.

자녀와 함께 재테크를 하는 것도 훌륭한 교육방법이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요즘 부동산 시장은 참 아이러니하다. 집값이 폭락하고 있다는데, 집을 사기가 쉽지 않다. 무엇보다 심리적인 불안감이 뒤따른다. '내가 산 뒤에도 집값이 더 떨어지면 어떡하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다.

오를 대로 오른 대출금리도 부동산 매입을 고민하게 하는 요인이다. 직장인 중에서 대출을 끼지 않고 집을 살 수 있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다. 한국주택금융공사가 2021년 5000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가 이를 잘 보여준다.

30대 이하 가구의 44.8%가 주택금융상품을 이용 중이라고 밝혔으며, 40대는 50.1%, 50대도 44.3%에 달했다. 2가구 중 1가구는 대출로 목돈을 마련해 집을 산다는 얘기다. 이런 상황에서 대출금리가 한껏 올랐으니, 이자에 부담을 느낀 직장인들은 집을 사는 걸 망설일 수밖에 없다.

이번 상담의 주인공인 박상현(가명·36)씨와 이윤희(가명·36)씨 부부도 같은 상황에 놓여 있다. 부부는 지금 사는 전세 아파트(시세 2억3000만원)를 처분하고 모아놓은 돈에 대출을 더해 더 큰 아파트로 이사할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집을 살 때가 아니다"는 지인들의 만류로 잠시 고민하고 있다.

문제는 부부의 재정 상태가 그리 좋지 않다는 점이었다. 늘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가계부는 부부가 아무리 노력해도 좀처럼 개선되지 않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남편 박씨가 아내 몰래 친동생에게 5000만원을 빌려주면서 재정 상황이 더 나빠졌다. 친동생이 조금씩 송금해 1000만원까지 갚은 상태지만, 나머지 4000만원을 언제 다 돌려받을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었다.

고민에 빠진 부부는 해결책을 찾기 위해 필자의 상담실을 방문했다. 사연을 들은 필자는 적자에 빠진 가계부를 먼저 정리하자고 제안했다. 필자가 파악한 부부의 재정 상태는 이렇다. 부부의 월 소득은 550만원으로, 중견기업을 다니는 남편이 330만원, 중소기업을 다니는 아내가 220만원을 번다.

지출로는 정기지출 500만원, 1년간 쓰는 비정기지출 월평균 37만원, 금융성 상품 60만원 등 597만원이다. 월 47만원씩 적자가 발생하는 셈이다. 이를 흑자로 전환하기 위해 부부는 2차 상담에서 지출을 대폭 줄였다. 식비부터 용돈까지 대부분의 지출항목을 손본 결과, 총 140만원을 절감하는 데 성공했다. 이에 따라 47만원 적자도 93만원 흑자로 탈바꿈했다.

이제 93만원으로 부부의 재무 목표를 준비해야 한다. 부부는 저축액 늘리기, 노후 준비 등 2가지를 목표로 세웠다. 기존의 '내집 마련' 목표는 앞서 언급했던 이유로 잠시 미뤄둔 상태다. 하지만 부부의 1순위 목표는 사실상 집을 마련하는 것이다. 부부가 자녀(9)까지 포함해 3개의 청약통장을 만들어 10만원씩 총 30만원을 붓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자녀의 청약통장은 16세에 만들어주는 게 좋다. 미성년(0~17세) 자녀의 청약통장은 최장 2년까지만 납입 기간을 인정해주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자녀의 청약통장을 지금 해지할 필요는 없을 듯해 그대로 놔두기로 했다.

이제 부부의 재무 솔루션을 세워보도록 하겠다. 저축액을 늘리기 위해 부부는 기존 20만원씩 납입하던 적금 금액을 50만원까지 올리기로 했다. 대신, 기존 적금상품을 해지하고 더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적금 통장에 새로 가입했다.

여기에 투자 경험을 쌓기 위한 투자상품도 준비했다. 바로 적립식 펀드다. 이 상품은 소액으로도 투자를 시작할 수 있다는 점, 원한다면 언제든지 납입액을 조정하거나 중단할 수 있다는 점 등 일반 펀드 투자와 차별화된 장점을 갖고 있어 직장인들이 경험해보기 좋다.

다만, 어디까지나 투자상품이므로 원금 손실의 우려는 여전히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부부는 월 27만원씩 적립식 펀드에 납입하면서 투자 감각을 익혀보기로 했다.

여기에 모은 돈은 어디에 써야 할까. 필자는 부부에게 자녀의 대학 학자금을 모으는 용도로 쓸 것을 추천했다. 현재 9살인 자녀가 대학에 입학하기까진 11년이란 기간이 남았으므로 대학 학자금은 장기간 납입할수록 효과가 좋은 적립식 펀드와 궁합이 잘 맞는다. 부부는 나중에 자녀가 고등학생이 되면 이 펀드상품을 직접 운용하게 해볼 생각이다.

인터넷전문은행도 활용하기로 했다. 이 상품의 장점은 편의성이다. 모바일로 손쉽게 계좌를 개설할 수 있고, 우대조건도 복잡하지 않고 간단하다. 송금도 터치 몇 번이면 가능해 복잡한 인증절차가 필요한 시중은행 앱보다 빠르다. 또 가족끼리 통장 내역을 공유할 수 있어 지출과 관련해 의견을 나누기에도 좋다.

부부는 인터넷전문은행을 자녀에게 재무 교육을 하는 용도로도 쓰기로 했다. 자녀의 스마트폰 속 메신저에 연동해 자녀도 통장을 볼 수 있도록 했다. 월 10만원씩 소액을 납입하며 한달에 한번씩 자녀와 주기적으로 목돈을 늘릴 수 있는 방법을 이야기해보기로 했다.

다음으론 부부의 노후를 위해 연금저축펀드에 월 16만원씩 납입한다. 이 상품의 가장 큰 장점은 세금 공제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가입자의 소득 규모에 따라 연 납입액의 13.2~16.5%를 공제받을 수 있다. 세액 공제 한도는 최대 400만원이므로 이를 적극 활용하면 수익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중간에 해지하면 해지가산세를 꽤 내야 하므로 미래 계획을 확실히 세운 뒤 가입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CMA통장에도 10만원씩 납입하기로 했다. 이 통장은 하루만 적립해도 이자가 불어나고, 투자상품인데도 송금과 인출 등 은행통장처럼 쓸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이 통장은 부부의 비상금 용도로 쓸 것이다.

이렇게 부부의 재무설계가 모두 끝났다. 부부는 93만원으로 저축액 늘리기(적금 20만→50만원·적립식펀드 27만원·인터넷전문은행 10만원), 노후 준비(연금저축펀드 16만원), 비상금 마련(CMA통장 10만원) 등에 알뜰히 분배했다.

재무설계에 있어 중요한 건 계획보다 실천이다. 물론 소비 습관을 바꾸고 자신에게 맞는 재테크 수단을 찾는 등 세세한 계획이 필요하긴 하지만, 이는 필자 같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면 어렵지 않게 해결할 수 있다. 상담자는 꾸준히 실천하고자 하는 의지만 불태우면 된다. 아무쪼록 부부가 재무 솔루션을 잘 지켜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

서혁노 한국경제교육원㈜ 원장
shnok@hanmail.net | 더스쿠프 전문기자

이혁기 더스쿠프 기자
lhk@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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