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24] 美 기밀문서 유출...尹 방미 앞두고 도청 의혹 '일파만파'
■ 진행 : 함형건 앵커
■ 출연 : 문희정 국제정치평론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24]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미국 중앙정보국인 CIA가 우리나라 정부의 우크라이나 살상 무기 지원 논의 등 동맹국 정부를 도청해 온 정황이 드러나 후폭풍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문희정 국제정치평론가와 함께 이야기 나눠 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이번에 미국 언론 보도를 통해서 드러난 내용들. 이게 도청한 게 맞다면 그야말로 전방위 도청이라고 표현해도 될 만큼 여러 가지 내용들이 담겨 있어요. 어떤 내용이 있습니까?
[문희정]
일단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서 러시아가 언제 우크라이나의 어느 지역을 어떤 방식으로 공격할 건지 그런 내용도 굉장히 자세하게 들어 있고요. 그리고 서방 쪽에서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언제, 어떤 무기를 어디에 배치할 건지. 그러니까 굉장히 민감한 정보죠. 이런 얘기.
그리고 우리나라와 관련해서는 사실 국가안보실에서 김성한 전 국가안보실장과 이문희 전 외교비서관이 나눴던 이야기, 특히 우크라이나에 우리나라는 살상무기를 지원하지 않는다가 공식 입장입니다마는 그거에 위배될 수 있는, 미국 측이 우리로 하여금 그런 것들을 지원하게끔 할 수 있다, 압박할 수 있다 이런 내용들이 나오고 있고요.
그리고 여기에 또 더해서 뒤늦게 나온 얘기들이 굉장히 민감한 것들이 많은 게 지금 미국이 견제를 하고 있는 중국이라든지 중동의 상황들, 그리고 튀르키예에 무기가 어떻게 이동되고 심지어 아프리카 말리를 이용해서 러시아의 무기가 어떻게 지원되는 그런 얘기까지 다 들어 있어요.
그래서 말 그대로 미국에 존재하는 거의 대부분의 정보 기관들이 전 세계에서 취합한 내용들을 미군에서 한꺼번에 다 모아서 정리한 그 내용이 고스란히 나왔다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앵커]
CIA뿐만 아니라 미국에 있는 여러 가지 정보기관, 10여 개가 넘는 그런 정보기관의 정보를 다 취합해서 미국 합참에서 정리한 내용으로 추정이 되고 있습니다마는 일단 우리가 도감청이라고 합니다마는 감청은 일반적으로 합법적으로 하는 그런 행위를 의미하는 거여서 일단 도청으로 얘기를 좀 더 해 보겠습니다.
만약에 저게 맞다면 불법적으로 무단 도청한 거니까요. 그러면 과연 이게 유출된 건가, 어떻게 유포된 건가. 우리가 자초지종을 아직 확인할 길이 없습니다마는 어떻게 지금 추정이 가능합니까?
[문희정]
저희가 뉴욕타임스가 6일날 처음 보도를 하는데요. 어떤 식이었냐면 게임 플랫폼 내에서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다가 어떤 사람이 이 톱시크리트라고 쓰여진 정보들을 사진 찍은 것들을 보여주기 시작하면서 이야기가 나왔는데 문제는 그 문건들이 사실 한 달 전부터 계속 그 사이트 내에서 돌고 있었다라는 거예요.
그런데 이걸 미국 당국이 이런 정보가 돌고 있구나를 알게 된 게 사실은 한 달 정도가 지나서라고 하는데 심지어 그것도 내가 이런 걸 발견했어, 이러고 트위터라든지 텔레그램을 통해서 확산되기 시작하니까 그리고 뉴욕타임스가 그걸 제일 먼저 포착해서 보도를 하니까 미 당국자들이 맞다라는 식으로 인정했다는 거거든요.
그러면 지금 미국 내에서는 어떤 식으로 보고 있느냐. 네다섯 가지 정도 가설이 나오고 있다라고 하는데 말 그대로 미국 내부에서 유출이 됐다라는 얘기도 있고 또는 미국을 위해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해킹을 해서 유출했다, 이런 얘기도 있고 그다음에 아무래도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된 문건들이기 때문에 친러시아 쪽 채널을 통해서 많이 돌았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이거 러시아의 소행 아니야? 이런 이야기들까지 다 나오고 있는데 지금 미국 당국은 일단은 미국 내부에서 유출된 게 맞다라고 인정을 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게 러시아의 소행으로 보기에는 사실 미국이 외부로 공개하지 않았던 정보들이 상당히 많이 그 문건 안에 들어 있었다라는 거예요.
이거는 내부자 아니면, 미국인들 아니면 아니면 알 수 없는 내용들이기 때문에 이건 우리 내부에서 나간 건 맞다. 그런데 그 유출 경로가 어떻게 되는지는 아직 모른다. 이게 지금까지 상황인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런데 보도된 내용들을 보면 사진 파일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종이문서를 놓고 본인이 찍은. 그렇기 때문에 그런 모양새로 봐서는 해킹은 아니고 어떤 문건이 유출된 거 아닌가, 이렇게 보는 시각도 있는 것 같은데요.
[문희정]
그렇죠. 그게 사실 게임 플랫폼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얘기를 하면서 내가 더 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있어 이러면서 어떤 사람이 자랑하듯이 그 문건들을 꺼내놨다, 이런 얘기가 나오고 있거든요.
그렇다면 제가 봤을 때는 그 정보를 처음 그 게임 플랫폼에 유출한 사람이 실질적으로 미 당국과 관련된 사람일 수도 있지만 그게 아니라 그 사람 역시 누군가로부터 받은 정보일 수도 있거든요.
그래서 사실은 지금 이 문건에 접근할 수 있었던 사람이 수백 명에 달한다고 하거든요. 그래서 이거를 제대로 찾아낼 수 있을까, 이 부분과 관련해서도 상당히 회의적인 이야기들이 많습니다.
[앵커]
문건의 진위도 따져보기는 해야 되겠습니다마는 그런데 우리나라 대통령실 내부에서의 대화를 도청한 듯한 그 내용 자체는 너무나 구체적이어서요. 실명도 나오고 어떤 구체적인 수치도 나오고 내용으로 보면 이게 도청한 내용 같다라고 생각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문희정]
그렇죠. 다른 내용들도 사실은 그렇습니다. 그래서 전직 고위 관리라든지 미국 정부에서 일했던 사람들은 딱 아는 내용들이잖아요. 이건 뭐 사실인 것 같다. 도청한 거 맞다라는 식으로 인정을 하는 얘기들이 많이 나오고 있죠.
[앵커]
하지만 우크라이나군이나 러시아군의 군비 상태라든가 여러 가지 전략 상황이라든가 그 내용이 부풀려졌거나 조작됐을 가능성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계속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일부 내용은 조작됐을 가능성도 있다 이런 겁니까?
[문희정]
그것과 관련해서 그런 얘기들이 나오더라고요. 최초의 문건이 유출이 됐고 그 문건을 러시아 측에서 입수를 해서 본인들에게 불리한 내용을 바꿔서 다시 유출했을, 그래서 수정을 해서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얘기하거든요.
그렇다면 제가 봤을 때는 미국 당국에서 온라인상에 유출된 문건들 다 삭제하려고 막 노력했지만 못했다는 거 아닙니까? 원래 최초로 유출됐던 문건 내용이 있을 것이고 그걸 러시아 측에서 다시 수정해서 내놓은 것들이 있거든요.
그건 비교가 가능하거든요. 그리고 아마 미국 당국에서는 이 두 개를 다같이 입수를 한 것 같아요. 그래서 비교를 해서 최초로 유출된 게 있기 때문에 러시아 측에서 이렇게 수정해서 유출이 가능했다. 그러니 어쨌든 처음에 나간 건 미국 내부에서 나간 게 맞다, 이런 이야기가 나오고 있죠.
[앵커]
이번에 이 내용을 보도한 미국의 뉴욕타임스 같은 경우에도 놀랍지도 않은 사실이다, 이렇게 표현했던 이유가 과거에도 이런 일이 여러 번 있었기 때문에. 반복되는 패턴이 있는 거죠?
[문희정]
그렇습니다. 사실 이게 굉장히 큰 일이기는 하지만 우리가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면 모든 나라가 다 정보 수집, 국익을 위한 정보 수집이라는 명목하에 이런 일들을 하고 있겠죠. 다만 들키지만 않을 뿐이겠죠. 그리고 그거에 대해서 나쁘다, 좋다, 가치 평가를 할 것은 아니고요.
당연히 정보 활동의 일환으로 저는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뉴욕타임스가 이건 놀랄 일도 아니야라고 얘기를 했던 건 다른 게 아니라 미국이 이런 식으로 정보를 불법적으로 수집하다가 들킨 사례가 한두 번이 아니기 때문이거든요.
그리고 굉장히 대범합니다. 저는 가장 충격을 받았던 사례가 뭐였냐면 2020년 2월에 보도가 나온 건데요. 미국이 암호장비회사를 CIA가 직접 소유를 했는데 독일 정보부하고 합작을 해서 아예 회사 하나를 만든 거예요, 스위스에 본사를 두고.
그리고 그 암호장비를 전 세계에 팔았다는 거예요. 이거 우리 미군도 쓰는 거야, 믿을 만한 장비야라는 식으로 팔아서 40년간 미군이 그 120개국의 기밀을 수집을 해 왔다라는 게 2020년이 돼서야 밝혀졌거든요.
그런데 그게 2018년까지 그런 행위가 이루어지고 있었다라는 겁니다. 그 안에는 우리나라도 당연히 포함돼 있고요. 전 세계 대부분의 나라들이 다 포함돼 있죠. 그리고 미국은 해적 케이블도 해킹을 합니다.
2012년부터 2014년까지 덴마크 해적 케이블을 해킹해서 유럽의 고위직 정관계 관계자들을 다 해킹했다고 얘기하는데 이게 또 밝혀진 것은 2021년이거든요. 그러니까 시간이 지나서 밝혀지기는 했지만 사실 미국이 계속해서 그런 일들을 하고 있었다라는 거죠.
그리고 제일 유명한 게 2013년에 스노든이라고 하는 CIA 전직 직원이 본인이 사실 민간인 사찰을 이만큼 할 수 있다. 심지어 나는 그 사람의 이메일 계정만 알면 모든 걸 다 알 수 있다라고 얘기를 했었죠.
[앵커]
국가안보국의 계약 직원이었나요, 에드워드 스노든. 지금 화면에 나오고 있습니다마는 당시에도 파장이 일파만파로 확산이 되었습니다. 대량의 기밀정보가 폭로가 되면서. 그런데 문제는 그때도 여러 나라, 동맹국 정상에 대한 도청 사실이 밝혀지면서 당시 오바마 대통령이 동맹국 정상에 대해서 더 이상 도감청 안 하겠다라고 얘기까지 했습니다마는 그 이후로도 계속했던 것 아닙니까?
[문희정]
당연하죠.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본인은 몰랐다라고 얘기를 했는데 사실 뒤늦게 알려진 거에 의하면 그걸 알고도 3년 동안 계속 내버려뒀다라는 거거든요. 저 당시에 사실 되게 충격적이었던 건 당시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개인 휴대전화를 10년 동안 도청했다라는 거예요.
그러니까 메르켈 총리가 당장 오바마 대통령한테 전화를 합니다. 그리고 당시 올란드 프랑스 대통령도 그런 식으로 개인 휴대전화를 도청을 당했다는 게 밝혀져서 항의를 엄청나게 하거든요.
그리고 당시 브라질 대통령은 나는 도저히 이 사안을 묵과하고는 미국을 방문할 수 없다. 그래서 10월로 예정돼 있던 미국 방문도 다 취소를 할 정도로 전 세계적으로 난리가 나니까 오바마 대통령이 동맹국에 한해서는 이제 더 이상 이런 식으로 하지 않겠다라고 얘기를 했지만 그 이후에도 계속됐다라는 거죠.
[앵커]
스노든 폭로 당시에는 전 세계적인 도감청 시스템, 미국 정보 당국의 도감청 시스템이 프리즘이라고 칭했었죠. 그전에는 에셜론이라는 또 도감청 시스템이 있었던 것으로 널리 알려지고 있습니다마는 전 세계를 상대로 무차별적인 정보 수집을 하고 있는 게 미국 정보 당국이기도 한데 아까 오후에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YTN에 출연하셔서 하는 얘기를 들어보니까 방송 중에 2000년도 당시에 남북 정상회담 특사로 해외에서 북한 인사를 만나고 오면 청와대에 들어가서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보고할 때도 말로, 구두로 보고하지 않고 도청을 의식해서 화이트보드로 필담을 나눴다, 그런 얘기도 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과거부터 계속 우리 정부도 도청 위험을 의식은 하고 있었던 거죠.
[문희정]
그런데 아마 우리 정부뿐만 아니라 전 세계 모든 정부가 그런 부분과 관련해서 굉장히 많은 대비와 준비를 할 겁니다. 사실 청와대라고 하는 곳도 도청이나 감청에 대비해서 엄청난 시설을 해놓은 곳이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에 도청 기술이 어느 정도까지냐면 거의 창과 방패 수준이라고 얘기를 하는데 최근에 오늘 그 뉴스 나오면서 많은 분들이 깜짝 놀라셨을 거예요.
우리는 흔히 그냥 휴대전화에 백도어를 심거나 스파이웨어를 심거나 이런 식으로 해킹을 하는 게 가장 일반적이고 신호 중간에 탈취하는 것, 이 정도라고 생각을 했는데 지금은 유리창을 통해서 레이저도청이라고 얘기를 하거든요. 진동을 파악해서 그걸 소리로 변환시킨다라고 얘기할 정도로.
[앵커]
방 안에서 대화를 하면 그 대화 내용이 유리창문의 미세한 진동으로 느껴져서 그것을 바깥에서 레이저를 쏴서 알아낸다는 거죠.
[문희정]
그렇죠. 그 정도까지 발전을 했는데 문제는 이건 그나마 밖으로 알려진 내용들이잖아요, 기술들이에요. 그런데 미국이라는 전 세계에서 가장 강한 나라가 쓰고 있는 기술들은 이미 밝혀진 것보다 훨씬 뛰어난 기술들이 많을 거라는 거죠.
그거는 우리 정부도 사실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은데 얘기는 못하겠죠, 당연히 어떤 방법들을 쓰는지는. 그런데 문제는 그렇게 하나의 아주 뛰어난 첨단기술이 나오면 그걸 또 막을 수 있는 기술이 동시에 개발이 된다는 거예요. 그래서 창과 방패의 싸움이라고 얘기할 정도로 굉장히 말 그대로 첩보 작전이 펼쳐지고 있는 거죠.
[앵커]
지금 말씀하신 유리창의 미세한 진동을 통한 도청 방식, 이거는 사실 자료 검색을 해 봐도 이미 2000년대 중반부터 우리 국내에서도 개발돼서 논문도 우리가 찾아볼 수 있고요. 그건 어떤 SF영화에 나오는 이야기가 아니고 현실입니다.
현실인데, 이번에 대통령실 이전과 더불어 이런 일이 벌어져서 그럼 과연 우리 보안에 구멍이 뚫린 게 아닌가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문희정]
저는 사실 지금 국가안보실이라고 하는 곳이 가장 보안이 중시되어야 되는 곳이잖아요. 거기가 뚫렸다라는 건 무슨 얘기냐면 그러면 안 뚫린 곳이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든다라는 거예요. 그리고 이번에 외신들은 그런 이야기들도 하거든요.
이 기밀문서가 사실은 의도적으로 미국 측에서 흘린 것일 수도 있다, 그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라고 얘기를 합니다. 국제 정치나 국제 관계에 있어서 전체적인 흐름을 봤을 때는 충분히 그럴 가능성도 배제할 수가 없는데. 그런 상황이라면 미국 측에서 나온 그 기밀문건에 가장 한국의 중요한 부분이 뚫렸다.
이건 뭘 의미하느냐. 우리 다른 것도 다 이미 보고 듣고 있어라는 걸 사실 시그널을 보낸 거다라는 식으로 저는 받아들여야 된다고 생각하고요.
[앵커]
무언의 경고 아닌가.
[문희정]
굉장히 심각하다는 거죠. 그러니까 단순히 그 대화가 그냥 들켰나 봐요의 수준이 아니라는 겁니다. 전방위적으로 과연 어디까지 알고 있을까. 그냥 손바닥 들여다보듯이 다 들여다보고 있는 건 아닐까라는 의구심이 들고. 지금 전문가들이 그 부분 때문에 가장 걱정을 하고 있다라는 거죠.
[앵커]
오늘 민주당의 김병주 의원, 한미 연합사 부사령관까지 지냈던 김병주 의원의 얘기를 들어보면 일단 창문에는 도감청 필름을 부착해서 방지할 수 있지만 대통령실 이전하면서 벽까지 다 공사는 못했기 때문에 그 부분이 허점일 수 있다 이렇게 얘기를 하기도 했는데 일단은 지하벙커 같은 경우에는 아무래도 차단이 되지 않겠습니까? 우리가 추정해 봅니다마는.
[문희정]
저희가 그런 식으로 추정을 했었는데 그게 들켰던 거거든요. 그래서 저는 지금 대한민국 어느 곳에도 안전한 곳은 없다. 그러니까 미국은 본인들이 그렇게 뛰어난 도감청 기술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정작 자신들이 외국에 나갈 경우에는 정말 중요한 이야기를 하거나 할 때는 특수천막을 뒤집어쓰고 할 정도로 자신들은 조심한단 말이죠.
그런데 과연 우리 정부가 그 정도의 안보 의식, 보안 의식을 가지고 지금 모든 정책들을 펼쳐나가고 있느냐. 거기에는 의문점이 있다라는 거죠.
[앵커]
얘기가 나온 김에 정보조직에서 이런 여러 가지 각국의 정보 당국이나 아니면 군 정보 당국에서 이런 내밀한 정보를 수집하는 방식들이 여러 가지가 있죠. 지칭하는 그런 내용들이 있고. 이번 정보 관련 기밀문건에도 시긴트라는 글자가 적혀 있었어요.
[문희정]
시그널, 소위 말해서 신호를 중간에서 탈취를 해서 전화라든지 문자라든지 이런 것들을 봤다라는 얘기를 하거든요. 그런데 제가 봤을 때는 시긴트라는 건 가장 기초적으로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거기 때문에 이것만 얘기를 했을 것 같아요.
[앵커]
이건 포괄적인 용어다?
[문희정]
그렇죠. 그러니까 사실은 그냥 가장 사람들이 잘 알고 있고 가장 손쉬운 방법이기 때문에 이 방법으로 했다라고 얘기를 하는 것일 뿐, 실질적으로 미국이 가지고 있는 그 방대한 정보가 과연 그 방송으로만 수집됐을 것이냐, 그건 아니라는 거죠. 그리고 미국 CIA가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부분이 휴민트라는 부분이에요.
실질적으로 사람을 통해서 정보를 얻는 데 가장 탁월한 게 미국 CIA이거든요. 그런데 우리가 휴민트를 통해서 이 정보를 얻었어요라는 말을 하면 안 되는 거죠. 왜냐하면 이번 문건에도 그런 부분들이 있어요. 러시아와 관련해서 이거는 휴민트를 통해서만 나온 정보 같은데라는 것들이 있거든요.
그렇게 되면 어떤 문제가 생기냐면 지금 아마 러시아 측에서는 내부적으로 도대체 미국 쪽에 이 정보를 전달한 사람이 누굴까를 색출하는 작업이 광범위하게 펼쳐지고 있을 겁니다. 그래서 기존에 본인들이 정보를 얻는 휴민트는 가장 끝까지 지켜야 될 존재들이기 때문에 미국이 절대로 휴민트의 존재를 밝히지는 않겠죠. 그래서 손쉬운 시긴트라는 방법을 썼다라고 저는 얘기를 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현실 세계에 이런 스파이 전쟁이라고 할까요?
냉엄한 현실을 재확인하는 순간 같은데요. 특히 한미 동맹이 굉장히 강조되고 있고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방문이 예정돼 있는 그런 상황에서 이런 일이 벌어져서 외교적 영향이 있지는 않을지 우려되는 지점도 있습니다. 물론 우리 정부가 어떤 구체적인 대응도 하기는 해야 될 것 같은데 어떻게 전망하고 계십니까?
[문희정]
지금 프랑스하고 이스라엘 측은 즉각적으로 여기 문건에 나온 내용 가짜다라고 공식적으로 발표를 했거든요. 그런데 그건 당연히 그 정부에서 가짜라고 얘기를 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죠. 그걸 인정해서는 안 되는 부분이니까. 그런데 중요한 것은 어느 정부든 사실 우리가 겉으로 드러난 외교장에서 오고 가는 얘기보다 물밑에서 과연 어떤 얘기가 오갈 것인지를 유추하는 게 가장 중요하거든요. 프랑스하고 이스라엘이 가장 발빠르게 부인을 했다. 아마 지금 물밑에서 미국을 향해서 엄청난 압박을 하고 있을 겁니다.
이 중요한 거, 너희 때문에 우리가 국익에 손상이 오게 됐는데 어떤 식으로 너희가 보상할 거야라는 식으로 협상이 들어갈 겁니다. 그래서 사실 정보 수집 모든 나라가 다 하고 있죠. 그런데 중요한 건 이게 들켰을 때는 다른 문제가 되는 겁니다. 그때는 진짜 외교 전쟁이 벌어지는 거거든요. 어떤 의미에서는 하나의 협상 카드를 강하게 쥔 거하고 똑같거든요.
그런데 우리 정부가 미국 측과 협의하겠다라는 식으로 굉장히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사실 실제로 협의할지라도 겉으로는 강한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는데 그런 외교전략 자체가 구사가 안 되고 있는 거죠.
[앵커]
협의 정도 수준을 넘어서 유감 표명이나.
[문희정]
강하게 항의를 해야죠.
[앵커]
메르켈 전 독일 총리가 여러 번 도감청을 당했습니다마는 어떻게 했습니까, 당시에?
[문희정]
당시에 직접적으로 전화를 해서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이고. 이런 식으로 사실은. 밝혀진 부분은 그런 부분인데 제가 봤을 때 당시 오바마 대통령은 메르켈 총리한테 쩔쩔맸을 겁니다. 그리고 그 뒤로 독일한테 상당히 끌려다니는 모습을 많이 봤거든요.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으로 바뀌고 나서 독일하고 각을 세운 부분도 사실은 있어요. 그런데 그걸 메르켈 총리는 어차피 공개된 건 공개된 거고. 제가 봤을 때는 메르켈 총리가 과연 10년 동안 본인의 휴대전화가 도청당한 사실을 몰랐을까. 아니죠. 독일의 기술력이면 이미 알고 있었다라는 겁니다.
그걸 충분히 알면서도 그게 수면 위로 드러났을 때 그걸 외교적인 전략의 하나로, 외교 카드 하나로 굉장히 잘 활용을 한 거죠. 그러니까 우리 정부도 사실은 협상 카드화시킬 필요가 있었는데 너무 처음부터 숙이고 들어가는 모습을 보여서 지금 굉장히 아쉬운 부분이 있죠.
[앵커]
알겠습니다. 일단 대통령실은 사실관계가 필요하다, 이렇게 신중한 입장이고요. 앞으로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가는지 잘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문희정 국제정치평론가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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