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죽이는 코믹”…‘킬링 로맨스’ 이하늬x이선균, 실험정신 칭찬해(종합)[현장의 재구성]

김보라 2023. 4. 10.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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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보라 기자] 주목할 만한 4월의 기대작이다. 하나로 규정하기 어려운 여러 가지 장르를 융합한 또 한 편의 실험작이 탄생했다. 이달 15일 극장 개봉하는 새 한국영화 ‘킬링 로맨스’다.

‘킬링 로맨스’(감독 이원석, 제공 워너브러더스 픽처스, 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제작 영화사 이창·쇼트케이크)는 섬나라 재벌 조나단 나(이선균 분)와 운명적 사랑에 빠져 돌연 은퇴를 선언한 톱스타 여래(이하늬 분)가 팬클럽 3기 출신 사수생 범우(공명 분)를 만나 기상천외한 컴백 작전을 모의하게 되는 이야기를 담았다.

기본적으로 코미디가 기저에 깔렸지만 용기와 희망을 주는 드라마, 남편을 죽이려는 스릴러적 분위기도 동시에 만나볼 수 있다. 여래와 조나단의 심경을 노래로 풀어내 뮤지컬영화로도 다가온다.

이원석 감독은 10일 오후 서울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킬링 로맨스’의 언론배급시사회에서 이 영화를 연출한 이유에 대해 “작가님에게 대본을 받았을 때 ‘남편을 죽이는 코미디를 한다’고 하시더라. 저는 그 안의 엇박자가 재미있어서 연출을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감독은 “불편한 상황들이 불편하게 보이지 않기 위해 여러 가지 장치를 넣었고, 여러 장르와 설정들이 들어가게 됐다”고 영화의 주된 특징을 설명했다.

여래를 연기한 이하늬와 조나단 역의 이선균은 이원석 감독의 전작에 큰 재미를 느껴 함께 작업했다고 말했다.

“감독님의 전작을 재미있게 봤다. 이번 시나리오를 보고 너무 웃겨서 ‘현웃’이 터졌다. 이원석 감독님의 연출력과 이 시나리오가 만나면 독특한 영화가 나올 거 같아서 하게 됐다.”

이어 이하늬는 “‘킬링 로맨스’는 민트초코 같은 영화다. 처음에 먹었을 때는 치약인지 아이스크림인지 헷갈리지만 먹다보면 그 매력을 알 수 있지 않나. '킬링 로맨스'도 관객들에게 그런 영화가 될 거 같다. 보면서 행복한 에너지를 가득 느끼셨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이선균은 “대본을 처음 볼 때 ‘이건 뭘까?’ 싶었다.(웃음) 일반적이지 않은 구성에 특이한 신의 연속이었다. 저도 완성된 영화는 오늘 처음 봤는데 굉장히 즐거웠다. 관객들이 보실 때 초반 15~20분까지 의아함을 가지실 듯하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3인이 만나면서 드라마가 시작되는 이후에는, 오픈 마인드로 이 영화를 굉장히 재미있게 보실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흥행을 기대했다.

무엇보다 ‘킬링 로맨스’가 독특한 이유는 그간 한국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방식으로 OST를 풀어내서다. H.O.T. ‘행복’, 비 ‘레이니즘’ 등 높은 인기를 누렸던 시대별 음악이 각 캐릭터에 맞게 표현된 것. 이원석 감독이 시나리오 단계부터 설정한 곡이라고 한다. 

“여래의 ‘레이니즘’은 일상에서 흥얼거릴 수 있는 느낌의 노래다. 우리가 힘들 때마다 즐겨 듣는 노래가 있듯이. 여래가 조나단 나에게 험한 일을 당하고 난 다음에 골방에 혼자 틀어박혀서 울 때 듣는 노래로 접근했다. 원래 가사는 '배드 보이'인데 우리 영화에서는 '배드 걸'로 담겼다. 새롭게 녹음을 해야만 했는데 비가 무보수로 해줬다.”

이어 이선균은 “노래 ‘행복’은 조나단의 정체성 같다”며 “조나단은 악인이 아니다. 자기 나름대로 아내를 행복하게 해주려고 하는 사람이지 나쁜 의도는 없다. 귀엽게 보일 수 있는 캐릭터"라고 인물과 음악을 설명했다.

어른들을 위한 동화를 만들고 싶었다는 이 감독은 “논리적인 부분을 뛰어넘는 신들이 있는데 충분히 뛰어넘어도 된다고 판단했다. 동화적인 주제로 현실과 판타지를 헷갈리게 만들며 이야기를 끝까지 밀고나가고 싶었다”면서 “마음을 내려놓고 편안하게 보면 너무나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영화”라고 대중성을 자신했다.

이 감독은 그간 ‘남자사용설명서’(2013), ‘상의원’(2014) 등을 연출해왔다.

이날 그는 “전작보다 훨씬 더 큰 영화고, 더 많은 관객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이야기다. 누군가 나에게 작은 용기를 주면 나를 둘러싸고 있던 두려움의 벽이 무너지는데 저는 그런 마음과 착한 세상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메시지를 전했다.

/ purplish@osen.co.kr

[사진] 최규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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