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땡겨서 아파트 사볼까”…2030 영끌족이 돌아왔다
특례론, 두달만 연간 공급액 65% 소진
10일 한국은행 ‘2023년 3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은행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800조8142억원으로 2월 798조5284억원보다 2조2858억원 증가했다. 주담대 잔액은 12월 798조8241억원, 1월 798조8427억원으로 횡보하거나 소폭 감소하다가 3월 들어 크게 늘었다. 은행 전체 가계대출은 3월 1049조9488억원으로 2월 1050조6169억원보다 줄었지만 주택담보대출 증가로 12월, 1월 대비 감소폭이 줄었다.
한국은행의 은행 주택담보대출 계산에는 주택담보대출과 더불어 주택관련대출(전세자금대출, 이주비·중도금대출)이 포함된다. 한국은행은 “전세자금 수요 감소가 지속되었으나 아파트 매매거래 증가, 특례보금자리론 실행 등의 영향으로 주택담보대출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전세자금대출은 3월에도 전월 대비 2.3조원 줄며 감소세를 이어갔다. 금융감독원은 “특례보금자리론 잔액이 7조4000억원 증가했고, 집단대출은 9000억원, 일반 개별 주담대는 1조9000억원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주담대 증가를 이끈 요인으로 최저 연 3.25% 금리로 5억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는 정책모기지 상품 특례보금자리론의 흥행이 꼽힌다. 지난 1월 30일 선보인 특례보금자리론은 출시 당일 홈페이지에서 수천명 대기열이 형성되는 등 인기를 끌었고 이후로도 꾸준히 신청이 이어졌다. 특례보금자리론 주무부처인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지난 31일 기준 특례보금자리론 신청액이 25.6조원을 기록하며 연간 공급액의 65%가 찼다.
금액별로 살펴보면 신규주택 구입을 위한 신청액이 11조 7605억원으로 전체의 46.0%를 차지하며 가장 많았다. 기존대출 상환을 위한 신청액은 11조 6177억원(45.4%), 임차보증금 반환 신청액은 2조 1851억원(8.6%)이었다.
현장에서는 2030 젊은 세대가 특례보금자리론을 이용해 생애 첫 매수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원 주택거래현황에 따르면 지난 2월 20대 이하와 30대 전국 아파트 매입비중은 31.96%로 30%를 넘어섰다. 30%를 넘긴 것은 2년 만이다. 천안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소득제한이 풀리니까 그동안 (정부 정책대출이)안됐던 사람들이 매수로 돌아섰다”면서 “이 근처 대기업 다니는 젊은 부부들이 급매로 나온 것을 많이 샀다”고 했다.
특례보금자리론이 DSR을 적용하지 않고, 소득 요건을 없앤 점에 2030 세대가 호응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 강동구 둔촌동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서울 구축 소형아파트도 9억원이다. 직장 초년생 월급으로 DSR 적용받아서 9억원 집을 사는건 현실적으로 힘들다”면서 “지난번 상승장을 놓친 젊은 세대들이 정부가 한시적으로 대출을 풀어줄때 기회를 놓치지 말자고 생각하고 매수하고 있다”고 전했다.
30대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고정금리로 최대 50년간 대출이 되는 특례보금자리론에 생애 첫 취득세 감면, 장기 주택저당차입금 이자상환액 소득공제까지 정부 혜택 3종세트를 두고 “안받으면 손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지난 2월 경기도 화성시 동탄에 아파트를 매수한 직장인 김모씨는 “취득세 감면 혜택과 장기 주택 이자상환 소득공제까지 감안하면 실제 내는 대출 이자는 훨씬 줄어든 셈이어서 금리 부담을 덜고 매수할수 있었다”고 했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지난번 상승장을 통해 2030세대가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늘었다. 또한 가격이 급등하면서 DSR 등 대출 규제로 ‘사고 싶어도 못사는’ 경험을 하면서 이번에 정부가 풀어줄때 급매 위주로 적극 매수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실제 올해 초 가격은 요즘은 찾기 힘들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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