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올해만 30% 올라…코스피도 8개월 만에 2500선 넘겨

조해영 2023. 4. 10.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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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서울 명동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주가 및 환율을 모니터하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이날 전 거래일보다 0.87% 오르며 지난해 8월18일 이후 약 8개월 만에 2500선을 넘어섰다. 연합뉴스

코스닥 지수가 올 들어 30% 넘게 급등했다. 상승률이 세계 주요국 43개 주가지수 중 1위다. 2차전지 관련주 폭등세가 지수 상승을 이끌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선 ‘과열’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코스닥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코스피도 삼성전자의 반도체 감산 결정에 따른 기대감에 힘입어 8개월 만에 2500선을 넘겼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7.71(0.88%) 오른 887.78로 장을 마감했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코스닥 지수 상승률은 30.69%에 달한다. 코스닥 지수가 연초 상승세에 힘입어 34.3% 하락했던 지난해의 부진을 거의 만회하는 수준까지 올라온 것이다. 투자정보 플랫폼인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날까지 세계 주요국 43개 주가지수 상승률을 비교해 보면 코스닥(30.69%)이 1등이었다. 그 다음이 러시아 모엑스(MOEX)지수(18.03%), 미국 나스닥 종합지수(15.49%) 등이었다.

코스닥 상승의 원동력은 단연 2차전지 관련주다. 에코프로·에코프로비엠·에코프로에이치엔 등 일명 ‘에코프로 3형제’ 주가는 이날도 급등 마감했다. 에코프로는 24.7% 올라 단숨에 70만원을 돌파했고,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에이치엔도 각각 13.59%, 2.28% 상승했다. 이들 업체는 2차전지 핵심 소재인 양극재 등을 만드는 회사로,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수혜가 예상되면서 ‘투자 광풍’이 불고 있다. 지난해 말 대비 주가 상승률은 각각 에코프로 600.97%, 에코프로비엠 217.59%, 에코프로에이치엔 77.95%에 달한다. 비상장 자회사인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코스피 시장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고 있다는 점도 기대감을 키우는 모습이다.

코스피도 이날 개장 직후 2500선을 돌파한 뒤 전 거래일보다 21.67(0.87%) 상승한 2512.08로 마감했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으로 2500선을 넘은 것은 지난해 8월18일(2508.05) 이후 약 8개월 만이다. 반도체 감산에 따른 업황 개선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삼성전자 주가는 1.08% 오른 6만5700원에 마감됐다. 여기에 포스코홀딩스 주가도 중국의 철강 수요 개선과 리튬 사업 본격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7.85% 급등했다.

주식 시장이 반등하면서 관련 자금의 규모도 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7일 기준 51조225억원에 달했다. 투자자예탁금은 1월10일에 43조원6928억원까지 빠졌다가 이후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들이 거래를 위해 증권사에 맡겨 놓거나, 주식을 매도한 뒤에도 찾아가지 않은 금액으로 증시 대기자금 성격을 가진다.

과열 양상도 감지된다.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 거래에 나서는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7일 기준 19조2194억원으로 연초 대비 16.26% 증가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코스피보다 코스닥에서 많이 늘었다. 7일 기준 코스피 신용거래융자는 9조2894억원으로 연초보다 5.87%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코스닥은 9조9300억원으로 같은 기간 28.02% 급증했다.

시장에서는 우려의 시선도 나오고 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닥 시장 규모는 코스피 시장의 5분의 1 수준인데 코스닥에서 ‘빚투’(빚내서 투자)가 더 많다는 것은 과열의 징후”라며 “먼 미래에 대한 기대감까지 투영되는 주식 시장의 특성상 산업은 성장하더라도 주가의 반락은 크게 나타날 수 있다. 투자의 진폭이 클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코스닥 강세 중심에 있는 에코프로비엠의 경우 성장성은 있지만 “주가가 과열권”이라며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하는 유진투자증권 리포트가 나오기도 했다. 지난 5일 삼성증권 역시 에코프로의 순자산가치 대비 현 주가는 “현저한 고평가 영역”이라며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내려 잡았다.

조해영 기자 hy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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