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더하기] “음주운전 강력한 처벌을”

[KBS 대전] 뉴스에 깊이를 더하는 시간 '뉴스더하기' 김현수입니다.

앞서도 관련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지난 주말, 대낮에 일어난 음주운전 사망사고, 저도 어제, 사고 현장을 직접 찾아가 배승아 양을 추모하는 시간 가졌습니다.

흰 국화부터, 음료수, 장난감, 인형에 편지까지.

소식을 접한 시민들이 추모하며 두고 간 물건이 켜켜이 쌓이고 있었는데요.

현장을 찾은 시민들 이야기 들어보시죠.

[대전 시민 : "어른들의 잘못으로 인해서 너무 어린아이가 생명을 잃은 거에 대해서 너무 속상하고, 음주 (운전) 처벌이 우리나라는 너무 약한 것 같아서, 조금 강화돼서…."]

[대전 시민 : "너무 안타까운 사건이라서 추모하러 왔는데 다시는 이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이 음주 운전자, 사고 이튿날까지 경찰 조사가 힘들 정도로 취한 상태였던 거로 알려졌는데요.

음주 운전자를 강하게 처벌해 달라는 국민동의청원까지 등장했습니다.

잇따른 음주운전 사고와 어린이보호구역 교통 사고에, 이른바 윤창호법과 민식이법이 시행됐지만, 음주운전은 줄지 않았습니다.

윤창호법이 시행된 2019년, 그 이듬해 음주운전 교통사고는 10% 가까이 늘었는데요.

음주운전 처벌 수위도 여전히 낮은 수준입니다.

지난해 6월, 대구에서는 음주운전 전과 2범의 운전자가 또다시 음주운전으로 사망사고를 냈는데요.

세 번째 음주운전이었고, 사람을 죽였지만, 지난달 법원에서 선고한 형량은 징역 3년.

"0 하나 빼먹은 게 아닌가?, 3년 후에 또 술 먹고 사고 낼 거 같다" "판사 가족이 죽었다면 3년을 구형했겠냐" 이렇게 분노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우리 법에서는 음주운전 사망사고를 내면 최대 무기징역까지 선고할 수 있습니다.

처벌 가능한 수위 자체는 낮지 않은데요.

하지만, 대구 사례뿐 아니라 실제로 음주운전 사망사고에서 처벌이 징역 8년을 넘은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왜 이런 걸까요?

법률전문가들은 '양형기준'을 그 이유로 들고 있습니다.

'양형기준', 법관이 마음대로 형을 선고하는 것을 막기 위해 대법원에서 정한 권고 형량인데요.

여기에서 음주운전 사망사고는 최대 징역 8년까지 권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최근 달라지고 있는 국민 인식을 반영한 걸까요?

지난달 대법원 양형위원회 공청회에서는 음주운전 교통범죄 최대 형량 양형 기준을 높이는 것으로 논의됐습니다.

혈중 알콜 농도 0.2% 음주운전을 기준으로,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어린이 사망사고를 내면 최대 징역 15년, 사망사고 후 유기 도주는 최대 징역 21년까지였는데요.

제가 양형위원회에 확인해 본 결과, 달라진 양형기준은 이달 24일 양형 회의를 거쳐 결정되고, 7월부터 시행을 예상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되면, 7월 공소 제기 건부터는 적용될 전망이지만, 법원이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미지수입니다.

[승재현/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정말 법원에서 15년을 선고할지 지켜봐야 하는 것이고 여기에 덧붙여 말씀드리고 싶은 거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적 정당성이 가장 강한 국회가 만들어 놓은 법정형, 즉 처단형의 범위에서는 턱없이, 여전히 부족하다라는 거죠."]

못다 핀 배승아 양의 꿈과 한 가족의 행복을 한순간에 송두리째 앗아간 음주 운전자.

배승아 양 유족의 바람처럼 이런 불행한 사고가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사법부의 판단에 죄의 무게가 '있는 그대로' 담겨야겠습니다.

지금까지 '뉴스더하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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