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일부서도 우려 표명...野 "집무실 졸속 이전 탓"

엄윤주 2023. 4. 10.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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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 정보기관의 도·감청 의혹에 여당 지도부는 신중한 대응을 주문하며 대통령실과 보조를 맞췄지만, 당 일각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터져 나왔습니다.

야당은 이번 사안을 미국의 주권 침해로 규정하고, 대통령실 이전 문제까지 다시 꺼내 들며 공세 수위를 높였습니다.

엄윤주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국민의힘은 한미 정상회담을 보름 정도 앞두고 터진 미국 정보기관의 도·감청 의혹이 정부의 외교 정책에 대한 비판적 여론을 키우진 않을지 우려하는 분위기가 역력합니다.

국익과 신중한 대응을 강조하며 돌발 악재 차단에 주력하는 모습입니다.

[김기현 / 국민의힘 대표 : 어디까지가 사실인지 도·감청이 있었는지 그 자체에 대한 조사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제3국이 개입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서….]

일제 강제징용 해법 등을 둘러싼 논란이 여전한 상황에서 정부의 외교 정책 전반이 정쟁의 소재가 되는 건 막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보입니다.

지도부의 이런 입장과 달리, 여권 일각에선 정부의 단호한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터져 나왔습니다.

여당 소속인 김태호 국회 외통위원장도 의혹이 사실이라면 매우 유감이라며, 동맹 관계에선 신뢰가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김태호 / 국회 외통위원장 : 동맹 관계에서는 신뢰가 제일 중요한데 이게 사실이라면 우리 정부에서 강력하게 재발 방지를 위한 요청이 있어야 하고….]

야당은 한 발 더 나가 이번 사안을 미국의 명백한 주권 침해로 규정했습니다.

특히, 민주당은 용산 대통령실의 도·감청이 더 어렵다는 대통령실의 해명과 별개로, 이번 사안이 집무실 졸속 이전의 부작용이 아닌지 따져 묻겠다고 날을 세웠습니다.

[이재명 / 더불어민주당 대표 : 일국의 대통령실이 도청에 뚫린다고 하는 것도 황당무계한 일이지만 동맹 국가의 대통령 집무실을 도청한다는 것도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정의당도 정부가 미국 눈치 보기에만 급급하다며 비판에 가세했습니다.

[이정미 / 정의당 대표 : 주권침해 상황에 항의 한마디 못 하는 비굴한 태도로 호혜 평등의 외교관계를 어떻게 확장 시켜 나갈 수 있겠습니까.]

여야는 미국 정보기관의 도·감청 의혹을 우리 정부가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는지, 또 이후 미국 정부를 상대로 어떻게 대처했는지 등을 확인하는 절차를 놓고도 맞붙었습니다.

운영위와 국방위, 정보위 등 소관 상임위의 개최 범위와 출석 인사 등을 놓고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데, 양측의 이견이 큰 만큼 접점을 찾는 게 쉽지는 않아 보입니다.

YTN 엄윤주입니다.

YTN 엄윤주 (eomyj1012@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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