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도청’ 비판 민주에 국힘 “독버섯 같은 친북단체와 뭐가 다른가”

이우연 2023. 4. 10.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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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보기관의 한국 국가안보실 도·감청 의혹을 두고 야당은 "명백한 주권 침해"라고 비판하며 대통령실의 단호한 대응을 촉구했다.

이들은 "(의혹이 불거진) 도청은 빙산의 일각일 뿐, 대한민국 대통령실 내부 및 엔에스시(NSC·국가안전보장회의) 회의 내용 등이 고스란히 미국에 넘어갔을 공산이 크다"며 "주권국가에 대한 명백한 불법 도·감청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는 대외적으로는 대한민국에 대한 미국의 명백한 주권 침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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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주 국방위 간사를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국방위·정보위·외통위 소속 의원들과 김홍걸 무소속 의원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미국 정보기관의 한국 국가안보실 도청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정보기관의 한국 국가안보실 도·감청 의혹을 두고 야당은 “명백한 주권 침해”라고 비판하며 대통령실의 단호한 대응을 촉구했다. 여당은 “사실 확인이 먼저”라면서도 공세에 나선 야당을 향해 “독버섯과 같은 친북·반미단체와 무엇이 다른가”라며 색깔론을 펼쳤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일국의 대통령실이 도청에 뚫린다고 하는 것도 황당무계한 일이지만, 동맹국가의 대통령실 집무실을 도청한다는 것도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같은 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윤석열 정부는 단호한 대응은커녕 ‘미국과 협의하겠다’ ‘타국 사례를 검토해 대응하겠다’며 남의 다리를 긁는 듯한 한가한 소리만 내뱉고 있다”며 “도청 보도가 사실이라면 미국 정부는 우리 국민과 정부에 정중한 사과와 함께 재발방지를 확실히 약속해야 한다”고 했다.

국회 국방위원회, 외교통일위원회, 정보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의혹이 불거진) 도청은 빙산의 일각일 뿐, 대한민국 대통령실 내부 및 엔에스시(NSC·국가안전보장회의) 회의 내용 등이 고스란히 미국에 넘어갔을 공산이 크다”며 “주권국가에 대한 명백한 불법 도·감청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는 대외적으로는 대한민국에 대한 미국의 명백한 주권 침해”라고 지적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도 국회에서 열린 상무집행위원회의에서 “미국의 불법 도·감청은 대한민국에 대한 심대한 주권 침해를 버젓이 자행한 중대 사태”라며 “마땅히 우리 정부는 즉각 미국 정부를 향해 이와 관련한 사실 규명과 사과, 재발 방지를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진상조사가 필요하다”며 말을 아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도·감청이 있었는지에 대한 자체 조사가 선행돼야 한다”며 “제3국이 개입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내용을 잘 살펴본 뒤 대응하는 것이 국익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유상범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어 “미국 정보당국의 도·감청 의혹도 정치공세(로 활용)하는 민주당은 독버섯과 같은 친북·반미단체와 무엇이 다른가. 민주당이 오늘 시작한 정치 공세는 한-미 동맹을 저해하는 ‘찌라시’에 불과하다”고 했다.

다만 여당 일각에서도 ‘미국에 할 말은 해야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하태경 의원은 이날 <불교방송>(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미국 정부에 강력 항의해야 한다”며 “(대한민국은) 주권 국가이기 때문에 그 나라가 누구든 간에 따질 건 따지고 사과를 요구할 건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우연 기자 azar@hani.co.kr 선담은 기자 s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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