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플 권리도 없어”…접근 힘든 ‘장애인 주치의 병원’
[KBS 대구] [앵커]
병원 방문에 어려움을 겪는 장애인들이 쉽게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5년 전 '장애인 건강 주치의 제도'가 마련됐는데요.
하지만 참여 병원이 많지 않은데다, 운영 병원에서조차 장애인 보조시설을 제대로 갖추고 있지 않아 여전히 장애인들에게 병원의 문턱은 높다는 지적입니다.
박가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체장애인인 이민호 씨가 치과 진료를 받기 위해 한 건물을 찾았습니다.
2층에 위치한 치과를 가기 위해 휠체어를 타고 좁은 건물 입구를 통과했지만, 가파른 계단이 나타납니다.
장애인 건강주치의 병원으로 등록돼 있어 안심하고 방문했지만, 승강기가 없는 상황.
접근 자체가 불가능한 겁니다.
[병원 관계자/음성변조 : "(제가 휠체어를 타서 그런데.) 어, 저희 계단이라가지고..."]
또 다른 장애인 건강주치의 치과 병원.
승강기는 있지만 장애인이 휠체어에서 치과 진료대로 이동하는 데 필요한 리프트가 없습니다.
[이민호/장애인차별철폐대구투쟁연대 활동가 : "누군가에게 부탁을 해야 하는 그런 상황이다보니까... 나중에 큰 병으로 이제 더 커질까 그런 두려움들이 있습니다."]
장애인들의 건강권과 의료접근성을 보장하기 위한 건강주치의 제도가 시행된 지 5년째.
하지만 참여 의료기관은 620여 곳, 전체 의료기관의 0.6%에 불과합니다.
더욱이 2층 이상에 위치한 서울과 대구지역 참여 병원의 승강기 유무를 살펴봤더니 없는 곳이 서울 47%, 대구는 54%.
장애인과 주치의들의 제도 참여율도 각각 0.2%와 4.9%에 그치고 있습니다.
장애인을 위한 시설과 인력을 갖춘 장애 친화 건강검진센터 역시 전국 19곳에 불과하고, 한 곳도 없는 시도는 7곳이나 됩니다.
장애인 단체는 내일 장애인차별금지법 시행 15년을 맞아, 이같은 건강권 침해 사례를 고발하는, 집단 진정에 나설 계획입니다.
KBS 뉴스 박가영입니다.
촬영기자:전민재/CG그래픽:인푸름
박가영 기자 (goi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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