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귀각 나온다' 옛말" 호란 사태로 본 물의 연예인 '접근 금지령' [Oh!쎈 초점]
[OSEN=최나영 기자] "몇 년 있다가 그 감독의 작품성 있는 거 하나 찍고 나오면 될 것", "일단 본인을 진솔하게 보여주는 예능에 출연한 뒤 호감도를 되살리고 복귀각을 잰다", "한 번 눈물을 쏟는 방송이 중요하다. 그리고 나서 반응을 살펴보고 컴백 시동을 건다" 등 연예 관계자들이 농반진반으로 심심치 않게 언급하는 '물의 연예인' 복귀 수순이 더 이상 쉽게 통하지 않을 전망이다. MBC '복면가왕'의 출연자 호란 사태에서 시청자들의 보다 엄격해지고 높아진 눈높이가 여실히 드러난다. 더 이상 시청자가 '보여준다고 보는' 수동체가 아닌 것이다.
'복면가왕'은 최근 세 번의 음주운전을 범한 호란에게 복귀의 장을 마련해 줬다는 이유로 네티즌의 뭇매를 맞고 있다.
9일 방송된 ‘복면가왕’에서는 197대 가왕 결정전이 펼쳐진 가운데 펑키한 여우가 우승 트로피와 대결을 펼쳤다.
대결에서 아패한 펑키한 여우는 가면을 벗었고, 그 정체는 다름아닌 호란이었다. 호란은 "1라운드에서 떨어지지만 말자는 생각으로 왔는데 여기까지 오게 됐다. 감사드린다"라며 "이번에 투표해 주신 10분에게 정말 감사드린다. 온 마음으로 사랑한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아무래도 경험이 많이 없고 긴장하는 편이다. 오늘은 1라운드 때부터 따뜻한 응원을 받았다 .용기를 내서 끝까지 서있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호란이 방송에 출연한 건 지난해 방송된 ‘프리한 닥터M’ 이후 처음이다. 호란은 2016년 9월 음주운전 사고를 내 교통사고 처리 특례법 및 도로 교통법 위반 혐의로 벌금 700만 원 약식 기소 처분을 받았다. 당시 호란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01%로, 면허 취소에 해당하는 수치였다.
앞서 두 차례에 걸쳐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빚은 바 있는 호란은 세 번의 음주운전으로 질타를 받았고, 자숙의 시간을 가졌다. KBS 출연 정지까지 당한 상태.
호란이 다시 활동을 재개한 건 2018년 새 싱글을 발매하면서다. 이후 2019년 방송된 ‘우리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에 출연하며 새로운 연인을 공개하기도 했지만 방송 활동은 뜸했고, 지난해 방송된 ‘프리한 닥터M’에서 “6년 전 매우 큰 잘못을 저지르고 큰 죄책감에 시달렸다. 클래지콰이에 누를 끼쳤다는 사실이 죄송해서 클래지에게 ‘나를 그냥 두고 가셔도 된다’며 혼자 남겨질 준비를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번 '복면가왕'은 이런 호란이 복귀각을 재는 방송이었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적극적 선택이 필요한 극장이나 OTT가 아닌 접근성이 낮은 지상파 예능프로그램에 이른바 '음주운전 쓰리아웃' 인물이 버젓이 출연한다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는 쓴소리가 쏟아졌다. 특히 이전 복귀 방송보다 강도 높은 시청자들의 비판과 제재 움직임은 눈여겨 볼 만한 부분이다. 범죄를 저지르거나 도덕적으로 지탄받을 만한 인물의 TV출연이 계속 부정적 이슈를 생성하면서 이에 대해 보다 예민해지고 강력해진 사회적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복면가왕'은 뒤늦게 해당 방송분을 다시보기 중지하는 등 후속 조치를 취했고 공식 사과했다.
10일 '복면가왕' 제작진 측은 보도자료를 내고 "지난 9일 방송된 399회와 관련해 시청자 여러분들께 불편함을 끼쳐드린 점 깊이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시청자분들의 엄격하고 당연한 눈높이를 맞추지 못했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 이것은 모두 제작진의 잘못된 판단으로 인해 생긴 일"이라고 고개를 숙인 것.
"방송 후 시청자 여러분의 질타를 받으며 반성했다. 앞으로 출연자 섭외에 있어 보다 엄격한 기준을 도입하겠다. 또한 시청자 여러분과 현 시대의 정서를 세심히 살펴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더욱 더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KBS 드라마 측은 보다 재빨리 움직였다. '복면가왕' 사과문 보다 먼저 호란이 부른 드라마 '오아시스' OST가 향후 방송에서는 사용되지 않을 것이란 결정을 내렸다. 10일 KBS2 '오아시스' 관계자는 OSEN에 "호란이 부른 '오아시스' OST 'CHANSON TRISTE'는 앞으로 제외하기로 했다. 향후 방송에서는 사용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MBC가 이와 비교되는 것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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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호란 SNS, OSEN DB, '복면가왕' 방송 캡처, 에이투지엔터테인먼트(팝뮤직)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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