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곁 꼭 지키겠다”…젊은 소아과 의사들 ‘뭉클’한 다짐
서울대 어린이병원 출입구에 지난 2월 게시된 실외용 배너 하나가 뒤늦은 감동을 주고 있다. 이 배너에는 ‘환자와 보호자, 직원들께 드리는 감사의 글’이라는 제목의 배너로 올해 전문의 자격을 딴 14명의 서울대 소아청소년과 의사들이 쓴 것이다. 이에 감동한 한 보호자가 해당 배너 위에 감사의 뜻을 담은 쪽지를 붙였다.
10일 서울대어린이병원에 따르면 해당 병원 1층 로비에는 배너가 설치되어 있다. 지난 2월28일에 설치된 이 배너에는 “어린이들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보호자분들과 한마음 한뜻으로 고민하고 노력하는 동안 기쁨과 슬픔의 의미를 깊게 배웠다”는 서울대어린이병원 소아청소년과 새내기 전문의 14명의 마음이 담겼다.
이들은 “돌이켜보면 우리 어린이들이 저희의 가장 큰 선생님이었기에 이 자리를 빌려 깊은 감사를 표한다”며 “저희를 가르쳐주신 교수님들과 전임의 선생님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 배너에는 지난 4년간 이들을 챙겨준 간호사들과 응급이송원, 미화원 등에 대한 감사의 마음도 담겼다.
새내기 전문의들은 “늘 어린이들의 곁을 지키고 돌보며, 저희와 같은 길을 걷는 후배들에게 배운 것을 나눌 것”이라고 다짐했다.
자신을 ‘서울대에서 치료받는 아기의 엄마’라고 밝힌 이 보호자는 최근 소아청소년과를 둘러싼 위기 속에서도 아이들을 돌보는 의료진에 감사하다면서 “선생님들께서 아이들을 치료하실 때 보통의 사명감으로 쉽지 않을 거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선생님들의 노고를 이해하며 치료하실 때 성심껏 돕도록 하겠다”며 “우리 아이들, 우리 미래를 지켜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최 교수는 “쑥스럽지만 감사한 마음을 전하는 것이 도리일 것 같아 우리 서울대어린이병원의 모든 의료진을 대신해 진심을 이 메모로 남긴다”며 “어린이병원에서 수련을 마친 제자들은 우리 병원과 타 기관에서 소아청소년의사 소명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아픈 어린이 건강회복과 가족들의 행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우리의 미래인 아이들의 건강을 위해 항상 연구하고 노력해 ‘최고의 진료’를 제공하도록 많이 응원해 달라”고 했다.
이같은 서울대어린이병원의 감동적인 사연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 소아과 의사들은 고달픈 현실을 마주하고 있다.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의는 지난달 기자회견을 통해 일선 현장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들은 ‘소아청소년과 폐과’를 선언할 정도로 위기이며, 진료할 의사의 절대적인 숫자 부족과 저출산 등 사회 현상, 낮은 의료수가와 인기 진료 ‘쏠림 현상’에 맞닥드린 상황이다.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은 기자회견에서 “아픈 아이들을 고쳐 주는 일을 천직으로 여기고 살아왔지만 대한민국에서 소청과라는 전문과는 간판을 내릴 수밖에 없다”며 “이 나라에서 소청과 전문의는 더 이상 살 수 없는 처지에 내몰렸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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