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명상의 공간이 된 관계항 전시…이우환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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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환 개인전 'Lee Ufan'이 서울 삼청동 국제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부산시립미술관의 '이우환 공간' 설립(2015)을 제외하면 국내 관람객이 12년 만에 맞는 작가의 개인전이다.
윤혜정 국제갤러리 이사는 최근 간담회에서 "'관계항' 연작에서는 재료가 되는 사물과 여백이 되는 공간이 중요하다. 이우환은 단순히 보이게 하는 것에서 나아가 관람객이 예술작품을 통해 세상을 공유하고 관계를 맺게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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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환 개인전 'Lee Ufan'이 서울 삼청동 국제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부산시립미술관의 '이우환 공간' 설립(2015)을 제외하면 국내 관람객이 12년 만에 맞는 작가의 개인전이다. '관계항'(Relatum) 연작 조각 6점과 드로잉 4점을 선보인다.
1960년대 후반 전위적 미술운동인 모노하(Mono-ha)를 주도한 이우환(87)은 이 운동의 이론적 토대를 정립했다. 모노하는 나무, 돌, 철판, 유리, 흙 등 가공하지 않은 사물을 최적의 공간에 놓아둠으로써 어떤 관계를 만들고 그 관계를 통해 관람객이 자신의 존재와 위치를 깨닫게 했다.
모노하의 흐름 안에서 이우환은 자신이 생각하는 예술을 입체작업으로 구현했다. 이것이 '관계항' 연작이다. 관계항은 관계를 맺는 주체를 의미한다. 관계를 규정하는 것은 작품의 요소가 아닌 관계를 맺는 각각의 주체이며, 예술작품 역시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외부환경과 관계 맺고 관람객과 세계를 이어주는 매개 역할을 한다고 봤다.
윤혜정 국제갤러리 이사는 최근 간담회에서 "'관계항' 연작에서는 재료가 되는 사물과 여백이 되는 공간이 중요하다. 이우환은 단순히 보이게 하는 것에서 나아가 관람객이 예술작품을 통해 세상을 공유하고 관계를 맺게 했다"고 설명했다.
신작 '관계항-더 키스'(Relatum-The Kiss·2023)는 의인화된 은유의 예시를 보여준다. 2개의 돌이 조우하며 접점을 만들고 돌을 둘러싼 2개의 쇠사슬이 포개지고 교차하며 교집합 양상을 띤다. 두 돌이 접촉하는 사건을 중심으로 발생하는 쇠사슬의 방향성은 역동적 느낌을 준다.
'관계항-씸'(Relatum-Seem·2009)은 빈 캔버스와 돌이 마주보는 형상이다. 흰 벽면과 흰 캔버스는 언뜻 존 케이지의 '4분 33초'(1952년 초연)나 로버트 라우센버그의 '화이트 페인팅'(1951)을 연상시킨다. 그러나 전복 내지 도발을 의미하는 이 작품들과 달리 두 사물이 서로 조용히 응시하는 '관계항-씸'은 침묵의 의미가 더 크게 다가온다.
'관계항-더 사운드 실린더'(Relatum-The Sound Cylinder(1996/2023)는 강철로 만든 속이 텅 빈 원통형 구조물에 돌이 살포시 기대어 있다. 원통에 뚫려 있는 5개의 구멍에서는 새, 비, 천둥, 물, 종소리 등이 공명하듯 흘러나온다. 외부에서 소리가 나게끔 했던 1996년 일본 전시 때와 달라진 점이다.
'다이알로그'(Dialogue)라는 제목의 드로잉 4점은 커다란 점과 몇 개의 선으로 구성됐다. 작가의 유명한 회화 연작 '다이알로그'를 연상시킨다. '관계항' 조각 앞에서 섰을 때처럼 의도적인 여백과 긴장감 있는 구성이 사색과 명상에 잠기게 한다.
이우환은 한국과 일본, 프랑스에 거주며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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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문수경 기자 moon034@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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