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마약음료’ 지시 2명 특정… 中에 공조 요청

조희연 2023. 4. 10.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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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강남 학원가 '마약 음료' 사건을 지시한 용의자 2명의 신원을 특정했다.

10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중국에 거주하며 마약 음료 제조를 지시한 한국 국적의 20대 이모씨와 현지에서 범행에 가담한 중국 국적의 박모(32)씨를 이번 사건의 '윗선'으로 특정했다.

경찰은 강남에서 유통됐다가 수거된 마약 음료를 감식하고 중국에서 건너온 빈 병의 배송 경로를 추적해 이들이 길모씨 등 국내 공범들에게 범행을 지시한 것으로 파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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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거주 韓국적 20대·중국인 30대
빈 병의 배송 경로 추적해 파악
중국인 지시 받은 30대 추가 검거
일당 총 9명… 추가 공범 나올 수도
경찰이 강남 학원가 ‘마약 음료’ 사건을 지시한 용의자 2명의 신원을 특정했다. 경찰은 중국에 거주하는 이들의 신병 확보와 추가 공범 여부 파악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강남구청역 인근에서 마약이 담긴 음료수를 나눠준 용의자 모습. 강남경찰서 제공
10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중국에 거주하며 마약 음료 제조를 지시한 한국 국적의 20대 이모씨와 현지에서 범행에 가담한 중국 국적의 박모(32)씨를 이번 사건의 ‘윗선’으로 특정했다. 경찰은 강남에서 유통됐다가 수거된 마약 음료를 감식하고 중국에서 건너온 빈 병의 배송 경로를 추적해 이들이 길모씨 등 국내 공범들에게 범행을 지시한 것으로 파악했다. 경찰은 이들 신병을 확보하기 위해 체포영장을 신청하는 한편 출입국 당국에 이들의 입국 시 통보를, 중국 공안에 공조 수사를 요청했다.

이번 사건은 중국에 거점을 둔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조직이 마약을 동원해 피싱 사기를 벌인 신종 범죄로 보인다. 협박 전화의 발신지가 중국일 뿐 아니라 사건에 연루된 인물 상당수가 보이스피싱 조직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어서다.

이씨는 국내에서 보이스피싱에 가담한 전력이 있으며 지난해 10월 출국해 중국에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계기를 이용해 학부모 협박용 인터넷 전화번호를 국내 휴대전화 번호로 변작해준 혐의(전기통신사업법 위반)로 지난 7일 체포된 김모씨는 보이스피싱 조직에 휴대전화 번호를 변작해주는 전문 업자로 조사됐다. 경찰은 인천에서 김씨를 검거했을 당시 노트북 6대, USB 모뎀 96개, 휴대전화 유심 368개 등을 압수했다. 이에 대한 분석 결과 김씨는 보이스피싱 14건(피해 금액 약 1억원)에 대해서도 연루된 것으로 파악됐다. 강남구청역·대치역 인근에서 학생들에게 마약 음료를 직접 나눠준 아르바이트생 4명 가운데 20대 김모씨는 과거 현금 수거책으로 보이스피싱 수십 건에 가담한 전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지정된 장소에 마약을 가져다 두는 ‘던지기’ 수법으로 길씨에게 필로폰을 공급한 중국 국적 박모(35)씨를 추가로 검거했다. 다른 마약 사건으로 경기 수원중부경찰서에 구속돼 있던 그는 전날 경찰 조사에서 중국에 있는 박씨의 지시를 받아 범행을 저질렀다고 시인했다. 다만 경찰은 이번에 검거된 박씨가 이번 사건을 꾸민 중국 조직과는 무관하다고 보고 조만간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이로써 현재까지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파악된 일당은 중국에 있는 지시책 2명, 국내에서 마약 음료를 제조한 공급책 3명, 강남에서 마약 음료를 유통한 전달책 4명, 총 9명이다. 현장에서 마약 음료를 나눠준 4명은 지난 5∼6일 모두 경찰에 체포되거나 자수했고, 마약 음료를 제조해 아르바이트생에게 보낸 길씨와 휴대전화 번호로 위장해 준 김씨는 지난 7일 체포돼 이날 오후 3시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았다.

조희연 기자 ch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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