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꼬리 이자` 청약통장 가입 부추기는 은행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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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청약저축(청약통장)의 가입자가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다.
청약통장의 인기가 시들한 상황이지만 은행권은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통해 가입자 확대에 팔을 걷었다.
하나은행은 청약통장 가입자를 대상으로 최대 5.8%의 금리를 제공하는 적금에 가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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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료·미래고객 확보가 목적
매력없는데 가입경쟁만 '빈축'
주택청약저축(청약통장)의 가입자가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다. 한때는 재테크 통장으로 불릴 정도로 높은 금리를 제공했지만 현재는 기준금리보다도 이자가 낮은 탓이다. 청약통장 인기가 시들한 상황에서도 은행들은 경쟁적으로 가입자 늘리기에 나서 빈축을 사고 있다.
10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기준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2763만580명으로 한 달 전(2773만9232명)보다 10만8652명 줄었다. 1년 전(2848만1971명)과 비교하면 85만1391명이 감소했다. 청약통장 가입자는 지난해 7월부터 감소세로 돌아섰고 8개월 연속 줄었다.
'청약통장 엑소더스(탈출)'는 시중은행 예금 금리와 비교하면 지나치게 낮은 이자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11월, 6년 만에 청약통장 금리를 연 1.8%에서 2.1%로 올렸지만 현재 기준금리인 3.50%에 턱없이 못 미친다. 부동산 시장 침체에 따라 '내집마련 사다리'로써의 매력도 잃고 있다.
청약통장의 인기가 시들한 상황이지만 은행권은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통해 가입자 확대에 팔을 걷었다. 신한은행은 오는 6월 30일까지 20세 이상 고객을 대상으로 청약통장에 가입하면 현금 1만원과 커피 쿠폰을 제공하는 '주택청약 페스티벌 신청신청 리턴즈'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신한은행은 지난해에도 두 차례에 걸쳐 같은 이벤트를 진행했는데 가입자가 전년 동기 대비 1.5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은행은 다음달 말까지 청약통장에 신규 가입하는 고객 1만명에게 1만 꿀머니를 선착순 제공한다. 또한 청약통장 가입자를 대상으로 추첨해 3000명에게 다양한 경품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IBK기업은행도 올해 연말까지 주택청약종합저축을 가입하는 영유아·청소년 고객에게 신규가입 금액 2만원을 금융바우처로 제공한다. 하나은행은 청약통장 가입자를 대상으로 최대 5.8%의 금리를 제공하는 적금에 가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주택도시기금의 재원으로 활용되는 청약통장은 정부에서 관리한다. 판매와 관리만 위탁하고 있는 은행들이 적극적으로 가입자 유치에 나서는 것은 가입자 확보할 때마다 정부로부터 수수료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은행들은 청약통장 가입자 1명당 약 7700원의 수수료를 정부로부터 받는다.
또한 계좌관리 비용을 포함하면 계좌 1건당 1만5000원 정도를 업무대행수수료를 챙길 수 있다. 은행 입장에서는 청약통장 가입자가 늘어나는 만큼 비이자수익을 확대된다. '이자장사'로 비판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수익을 다각화할 수 있는 셈이다.
미래고객을 확보를 위한 전략적 판단이기도 하다. 영유아·청소년 고객의 경우 성인이 돼 금융생활을 시작할 때 청약통장을 보유한 은행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청약통장으로 발생하는 수익성은 크지 않지만 미래 고객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미성년 가입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있다"면서 "내부적으로는 가입자 목표치도 있기 때문에 마케팅 차원에서 이벤트를 진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은행들이 수수료 수익을 위해서 미성년 고객에게 혜택이 크지 않은 청약통장 가입을 유도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청약통장으로 주택 청약 시 가입기간에 따라 가점이 생기지만 성년이 되기 전에는 최대 2년만 인정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청약통장은 주택도시기금 재원으로 활용되는 만큼 공익적인 측면이 있다"면서 "제공 금리가 낮은 만큼 정책자금 대출 금리도 낮아지기 때문에 어느 정도 기금 확보를 위해 가입자를 유지해야 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강길홍기자 sliz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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