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채권시장 외국인 자금 ‘썰물’에서 ‘밀물’로 돌변

박순빈 2023. 4. 10.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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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부터 국내 채권시장에서 썰물처럼 빠져나가던 외국인 자금이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 이후에는 다시 밀물처럼 물려들고 있다.

지난 3월 외국인의 원화채권 순매수 규모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금투협 관계자는 "외국인 채권 순매수는 실리콘밸리은행 사태 직후인 3월 셋째주부터 큰 폭으로 증가하기 시작했다"며 "미국 통화긴축 기조가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재정거래 유인이 커진 게 순매수 급증의 배경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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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중 외국인 원화채권 순매수 12조7천억 역대 최대
내외 금리차 확대 등에 따른 차익거래 유인 커져
10일 서울 명동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주가 및 환율을 모니터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12월부터 국내 채권시장에서 썰물처럼 빠져나가던 외국인 자금이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 이후에는 다시 밀물처럼 물려들고 있다. 지난 3월 외국인의 원화채권 순매수 규모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금융투자협회가 10일 발표한 3월 채권시장 동향을 보면, 지난달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채권 유통시장에서 12조7010억원을 순매수했다. 월별 외국인 원화채권 순매수 규모로는, 지난해 6월(11조4111억원)의 기록을 뛰어넘는 역대 최대치이다. 3월 중 외국인의 원화채권 거래 총액은 26조5360억원으로, 한달 만에 11조8340억원(전월대비 80.6%) 증가했다. 외국인 순매수 채권 종류는 국채(8조8590억원)와 한국은행이 발행하는 통화안정채권(3조6520억원)이 대부분을 차지했고, 대상 국채의 잔존만기는 80% 이상이 1년 이하였다.

순매수에서 보유 채권의 만기 상환분을 뺀 외국인의 원화채권 보유 잔고는 3월 말 기준 약 221조4000억원으로, 전달 대비 약 2조4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금투협 관계자는 “외국인 채권 순매수는 실리콘밸리은행 사태 직후인 3월 셋째주부터 큰 폭으로 증가하기 시작했다”며 “미국 통화긴축 기조가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재정거래 유인이 커진 게 순매수 급증의 배경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재정거래란, 서로 다른 통화의 환율 변동과 자금조달 비용의 차이를 이용해 안정적인 단기 차익을 얻으려는 자금이동을 뜻한다. 국내 외국인 채권 투자자는 보유한 달러화를 담보 삼아 외환시장에서 원화를 빌려 투자 자금을 조달하는데, 이 때 투자대상 채권의 금리와 원화 차입 금리 간 차이가 커지면 재정거래의 유인도 커진다.

한국은행도 이날 발표한 3월 외환시장 동향에서 “내외 금리차 역전폭의 확대 영향으로 원-달러 스왑레이트가 3월에 크게 떨어졌다”며 외국인 채권 순매수 증가의 주된 배경을 재정거래 유인으로 꼽았다. 달러로 원화를 빌릴 때 적용되는 금리인 스왑레이트는 2월 -1.64%에서 3월 -2.16%로 떨어졌다. 한편 한은이 집계한 월별 외국인의 채권 투자자금 유출입 동향을 보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3개월 연속 누적으로 85억4000만달러의 순유출 흐름을 지속했다가 3월에는 18억1000만달러 순유입으로 급반전했다.

박순빈 선임기자 sbpar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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