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로] ‘감정 전염’ 막으려면 신뢰 전제돼야

서혜진 2023. 4. 10.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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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전염'이 아닌 '감정 전염'이 두려운 시기다.

지난달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과 크레디트스위스(CS) 긴급 매각으로 촉발된 은행권 위기가 재무적으로 탄탄한 도이체방크까지 덮친 것을 보면 말이다.

본격적 금리인상으로 유동성 위기가 커지면서 '뭔가 터질 것 같다'는 불안감이 금융시장의 '약한 고리'를 계속 찾아 헤매는 모습이다.

우리나라 금융당국도 '감정 전염'을 크게 경계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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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혜진 금융부 차장
'코로나 전염'이 아닌 '감정 전염'이 두려운 시기다. 지난달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과 크레디트스위스(CS) 긴급 매각으로 촉발된 은행권 위기가 재무적으로 탄탄한 도이체방크까지 덮친 것을 보면 말이다. 본격적 금리인상으로 유동성 위기가 커지면서 '뭔가 터질 것 같다'는 불안감이 금융시장의 '약한 고리'를 계속 찾아 헤매는 모습이다.

우리나라 금융당국도 '감정 전염'을 크게 경계하는 분위기다. 특히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이슈에 대한 시장 불안감이 커질까 적극 대응하는 모습이다. 최근 부동산PF 대출 연체율이 지난해 9월 말 0.86%에서 지난해 말 1.19%로 급등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곧바로 '금융권 PF대출 연체율이 소폭 상승했지만 과거 PF대출 연체율과 비교하면 매우 낮은 수준'이라고 해명했다.

시장 상황에 맞춘 시점별·단계별 대응책을 준비 중이라는 점도 거듭 밝혔다. 실제로 이달 중 부동산PF 연쇄 부실을 막을 금융권 '대주단 협의체' 출범과 'PF 대주단 협약 개정안' 초안 공개가 이뤄질 예정이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부동산PF 부실 우려를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서울 강남 금싸라기 부지가 공매로 나오고, 시행사들이 인허가 절차를 연기하는 등 PF 부실이 이미 현실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사업 초기자금을 대는 브리지론의 부실이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는 "브리지론의 경우 만기 연장이 3회 이상 되면 사업성이 크게 악화된다"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롤오버된 브리지론의 만기가 4~5월에 몰려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현재 국내 증권·캐피털·저축은행의 브리지론 대출잔액은 21조원으로 파악됐다. 금융당국은 관리가능한 수준이라고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미등록 업체 등으로 과소상계됐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금 같은 시기에는 정확하고 투명한 통계 공개가 중요하다. 여야 의원들의 재촉에 금융당국이 지난해 말 부동산PF 연체율 통계를 수동적으로 제출하는 모습은 악화된 연체율 수치를 감추려 한다는 잘못된 시그널을 줄 수 있다. 정부 말만 믿기에는 시장의 불안정성이 너무 커져버렸다.

sjmary@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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