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투어 자존심 지킨 존 람, 켑카 따돌리고 마스터스 우승..세계 1위 탈환
[뉴스엔 이태권 기자]
'람보' 존 람(스페인)이 시즌 첫 메이저 대회에서 다시 한번 불을 뿜었다.
람은 4월 10일(이하 한국시간)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GC(파72·7545야드)에서 열린 제87회 마스터스 토너먼트(총상금 1800만 달러)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4개, 보기 1개로 3언더파 69타를 적어냈다. 이에 최종 합계 12언더파 276타를 기록한 람은 LIV골프 소속으로 나란히 공동 2위에 오른 브룩스 켑카와 필 미컬슨(이상 미국)을 4타 차로 따돌리고 마스터스 우승을 차지했다.
PGA투어의 자존심을 지킨 람이었다. 대회 마지막날 악천후로 중단된 3라운드 잔여 경기 11개홀과 4라운드 경기가 진행됐다. 대회 사흘 째까지 선두 켑카를 4타 차로 쫓았던 람은 잔여 경기에서 2타차까지 격차를 줄이고 4라운드에 임했다.
이미 3라운드 잔여 경기 11개 홀을 치른 람과 켑카는 정신력 싸움으로 접어들고 있었다. 이윽고 전반 9개 홀에서 희비가 갈렸다. 3번 홀(파4)에서 람이 홀로 버디를 잡고 켑카는 이어진 4번 홀(파3)에서 보기를 범하며 람에게 공동 선두를 허용했다. 이윽고 켑카는 전반 남은 홀 보기 2개를 추가하며 타수를 잃지 않은 람에 2타 뒤진 상황이 됐다.
이후 역전에 성공한 람은 후반 들어 보기 없이 버디만 2개 솎아내며 격차를 더욱 벌렸다. 반면 켑카는 후반 들어서도 보기를 3개 기록하는 등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켑카는 마지막 2개 홀을 남기고 2개 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았지만 이어진 17번 홀(파4)에서 보기를 범하며 추격의 동력을 잃었다.
람의 우승이었다. 람은 지난 2월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에 이어 2개월만에 시즌 4번째이자 PGA투어 통산 11승째를 거뒀다. 지난 2021년 US오픈에 이어 2번째 메이저 우승이다. 우승 상금은 324만 달러(약 42억 7000만원)다.
람과 켑카의 정신력의 차이가 새삼 느껴졌다. 켑카는 경기를 마치고 "앞 조인 빅토르 호블란(노르웨이), 패트릭 켄틀레이(미국)가 슬로우 플레이가 심했다. 람이 4라운드에 화장실을 7번이나 다녀왔을 정도였다"고 거슬렸다고 불평한 반면 람은 "밖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나에게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 나는 평온했고 절대 좌절하지 않았다"고 밝히며 역전승의 비결로 인내심과 멘털을 꼽았다.
이날 람의 마음 속에는 작고한 골프 선배도 함께했다. 바로 지난 2011년 작고한 세베 바예스테로스(스페인)다. 1980년과 1983년 마스터스에서 우승을 하기도 한 그는 이날이 생일이었다. 람은 "돌아가신 세베 바예스테로스에게 힘을 달라고 기도했다"고 밝히며 그의 덕분에 우승을 할 수 있었다고 존경을 표했다.
디펜딩 챔피언으로부터 그린 재킷을 이어받는 마스터스 시상식의 전통에 따라 람은 셰플러의 도움을 받아 그린 재킷을 입었다. 생애 첫 그린 재킷을 입은 람은 셰플러를 제치고 세계 정상까지 탈환했다.
LIV골프 소속 필 미컬슨(미국)이 대회 4라운드에서 7타를 줄이며 켑카와 공동 준우승을 차지했다. 또 다른 LIV골프 소속 패트릭 리드(미국)가 러셀 헨리, 조던 스피스(이상 미국)와 공동 4위에 이름을 올렸고 빅토르 호블란(노르웨이), 캐머런 영(미국)이 공동 7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마스터스 우승자 스코티 셰플러(미국)는 잰더 쇼플리, 콜린 모리카와(이상 미국)과 함께 공동 10위로 대회를 마쳤다.
한국 선수들은 모두 3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임성재(25)와 김주형(21)이 공동 16위고 이경훈(33)이 공동 23위, 김시우(28)가 공동 29위다. 역대 마스터스 최다인 한국 선수 4명 컷 통과 기록을 세운 이들은 모두 상위권으로 대회를 마치며 앞으로를 기대케했다.
(사진=존 람) (사진=존 람)
뉴스엔 이태권 ago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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