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손준성, 윤석열 장모 대응 문건 대검 대변인실에 보내”
‘고발사주’ 의혹 사건 직전 손준성 서울고검 송무부장(전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이 대검 대변인실에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장모 사건과 관련한 문건을 전달한 사실이 법정에서 드러났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김옥곤) 심리로 10일 열린 손준성 부장의 공직선거법 등 위반 사건 공판에는 권순정 법무부 기획조정실장(전 대검 대변인)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손 부장을 기소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권 실장에게 “2020년 3월10일부터 31일 사이 송 검사로부터 정대택 사기미수 판결문, 장모 등 의혹제기 팩트체크 파일, 잔고증명서 관련 안모씨 사기행각 파일 등을 집중적으로 받은 기록이 있는데 기억이 나는가”라고 물었다.
당시는 윤석열 대통령의 장모 최은순씨 관련 의혹이 집중적으로 보도되던 때다. 공수처는 윤 전 총장 가족에 대한 비판 여론과 범여권의 공세가 커지자 손 부장이 김웅 국민의힘 의원에게 범민주당 인사를 상대로 한 고발장 등을 보냈다고 의심한다. 손 부장이 윤 대통령 장모 대응 문건을 대변인실에 보낸 것과 고발사주 의혹이 같은 맥락에 있다고 보는 것이다.
이에 대해 권 실장은 “큰 틀에서 검찰총장의 직무수행을 어렵게 하기 위한, 검찰 수사를 집중 공격하는 보도였고 모든 관련 부서에서 대응하는 게 맞다고 본다”며 “당시 수정관실뿐 아니라, 형사부와 반부패부 등에서 자료를 받았을 것”이라고 했다. 손 부장에게서 관련 문건을 받은 건 사실이라는 취지이다.
권 실장은 ‘대변인 시절 기자들을 불러 윤 전 총장 가족 관련 대응 문건을 보여주며 설명했냐’는 공수처 측 질문에 대해서는 “장모 대응 문건이 아닌 검찰 대응”이라며 “사적 이해관계를 위해 검찰에서 검토했다는 주장은 불쾌한 일이다. 오직 검찰의 신뢰를 지키기 위해 검토한 것”이라고 했다.
공수처는 ‘한동훈-손준성-권순정 3인 단톡방’에 대한 신문도 이어갔다. 공수처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당시 부산고검 차장검사)이 연루 의혹을 받은 이른바 ‘검·언 유착 의혹’(채널A 사건)이 처음 보도된 2020년 3월31일 직후 이 카톡방에서 하루 최대 127회 메시지가 오갔으며, 손 부장이 김 의원에게 고발장을 보낸 4월3일 대화가 단절됐다고 했다.
권 실장은 “3인 단톡방에서 무슨 얘기가 오갔는지 기억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동훈 검사장은 그 직전에 중요 사건을 지휘했기 때문에 언론 대응을 위해 당연히 의견을 들어야 하는 사람이었다”며 “종종 안부도 묻는 관계라 개인적인 이야기를 나눴을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재판에선 이 단체방이 ‘채널A 사건’이 보도되기 2주 전쯤인 2020년 3월14일 만들어진 사실도 드러났다. 권 실장은 “채널A 사건 보도 전부터 사건을 예상하고 채팅방을 개설했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것 같다”고 했다. 고발 사주 의혹에 대해선 “직접 경험하거나 아는 바가 없다”고 했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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