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종찬 칼럼] 미국 국빈방문에 운명 달린 윤석열 대통령

2023. 4. 10.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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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찬 인사이트케이연구소장·정치평론가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준비할 시간이 불과 2주일 정도 밖에 남지 않았다. 역대 대통령들의 미국 방문이 모두 중요했지만 이번 방문은 윤석열 대통령 개인적으로나 국가의 미래를 감안할 때 그 어느 때보다 더 막중한 한미정상회담이다. 이번 방문에서 윤 대통령은 미국 의회 상하원 합동 연설을 할 예정이다. 즉 이번 방문은 미국 행정부뿐만 아니라 입법부까지 총 망라하는 엄청난 규모와 범위의 한미 간 접촉이 이뤄지는 행사임을 확인하게 된다.

바이든 대통령을 만나서 논의할 주제는 하나하나 놓쳐서는 안되는 가치를 지니고 있다. 북한 미사일 발사 도발에 대응하는 한미동맹이 강조돼야 하고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법)과 가드레일조항(우려국 독소조항)에서 한국에 대한 경제적 배려까지 이끌어 내야한다. 그야말로 한국의 미래가 윤 대통령의 어깨 위에 놓여있는 셈이다.

윤 대통령이 미국 방문을 성공적으로 마쳐야 하는 이유는 꼬일 대로 꼬인 국정 운영의 동력을 회복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3월 초 대통령의 '새로운 한일 관계 정립'은 파격적인 시도였지만 국민의 공감을 불러오지는 못하고 있다. 예상했던 대로 대통령 국정 수행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다. 한국갤럽이 자체적으로 지난 4~6일 조사(전국1000명 유선포함 무선전화면접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 응답률9.1%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의 홈페이지 및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는지 아니면 잘못 수행하고 있는지' 물어보았다. 윤 대통령에 대한 긍정 평가는 31%로 나타났고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 평가는 응답자 10명 중 6명이 넘는 61%로 나왔다. 비상이다. 반등 계기를 만들지 못하면 국정 동력은 마비되고 만다.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을 끌어올리고 국정 동력을 회복할 절호의 기회는 바로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이다. 첫 번째로 미국 국빈 방문은 '보수층을 결집'할 회심의 계기로 다가오게 된다. 보수층에 가장 중요한 이슈는 한반도의 안보 상황이다.

윤 대통령의 취임 이후 북한은 계속해서 미사일 도발 및 제 7차 핵 실험에 대한 위협을 점차적으로 가중시켜 오고 있다. 국내 일각에서 한국도 핵을 보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올 정도다. 지난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 때도 핵 보유에 대한 주장이 제기됐으나 그다지 설득력 있게 여론 공감을 이끌어내지는 못했다. 그렇지만 최근 실시되고 있는 핵 보유 관련 여론조사는 이전과 비교할 때 훨씬 더 공감대를 가지고 있는 여건으로 나타날 정도다. 한미정상회담은 보수층을 결집하는 회담이다.

두 번째로 미국 국빈 방문이 대통령의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기회가 될 수 이유는 '중도층을 결집할 경제 이슈' 때문이다. 지난 해 5월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첫 번째 찾아간 장소는 안보나 국방 관련이 아닌 삼성전자의 평택 반도체 공장이었다. 미국은 역대 그 어느 때보다 반도체와 2차 전지 등 핵심 기술의 유지 및 첨단 기술 제품의 공급망 확보를 강조하고 있다. 군사적인 이유도 있겠지만 경제적 차원에서 중국과 러시아 등을 견제하고 있는데 그 빈자리를 우리 기술과 생산으로 채워 넣어야 한다.

지지층 외연 확장에 가장 핵심적인 유권자층이 중도층이다. 정치 이념적인 이슈가 아니라 중도층은 먹고 사는 문제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인다. 미국과 아쉬움이 남지 않는 협상을 통해 경제적 이익을 확보해야 한다.

세 번째로 대통령의 국면 전환 돌파구 마련에 미국 국빈 방문이 중요한 이유는 '한미 미래 기대감을 통한 MZ세대의 공감'을 끌어낼 수 있어서다. 이번 국빈 방문은 한미동맹 70주년을 기념하는 상징적인 의미가 담겨 있다. 지금까지의 한미 관계 그리고 현재의 한미동맹뿐만 아니라 미래의 한미 관계에 대한 이정표가 새겨지는 역사적인 만남이다. 한미동맹이 다른 세계에 대한 배척과 견제가 아니라 함께 사는 세상에서 한국이 선도국으로 무슨 역할을 해야 할지 자리매김하는 뜻 깊은 순간이 된다.

생산적인 미래 관계가 보인다면 2030 MZ세대들도 희망과 기회를 확인하고 공감하게 된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계속되고 있고 경제적으로 미중 충돌이 예상되고 있는 현실에서 이번 윤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은 보수층, 중도층, 청년층 모두에게 영향을 주게 된다. 대일 외교 그리고 국민의힘 내부 리스크가 커진 마당에 대통령이 챙길 수 있는 최고의 카드는 바로 미국 국빈 방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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