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합승인 미룬 공정위…대우조선 숨넘어간다 ['늑장 심사' 속타는 M&A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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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가 인수를 추진 중인 대우조선해양이 채권단 체제의 지난 2년간 누적 적자와 부채비율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승자의 저주'가 우려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자칫 한화의 인수가 무산될 경우 추가 공적자금 투입 또는 기업청산만 남은 만큼 현재로서는 신속한 매각이 대우조선 정상화의 지름길"이라면서 "한화 인수 이후 경영정상화와 제대로 된 기업가치를 평가받게 되면 대우조선 주가도 높아질 것이고, 정부기관 보유지분 매각 등을 통한 공적자금 환수 가능성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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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말 한화의 인수 본계약 이후
해외선 승인…국내서 되레 발목
2년간 적자 3조4000억원 달해
업계 "빠른 매각이 정상화 해법"
■기업결합 심사 '하세월'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대우조선의 영업손실은 1조6307억원으로, 전년(1조7547억원)에 이어 1조5000억원 넘는 적자를 냈다. 2년간 누적 적자 규모는 3조4000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지난해 말 부채비율은 1800%가량이다.
재무구조 악화는 기업경쟁력 약화로 이어진다. 대우조선 경영권 인수계약을 체결한 한화로부터 자금투입이 시급한 실정이다. 한화그룹은 지난해 12월 대우조선의 2조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해 경영권 지분(49.3%)을 인수하는 내용의 본계약을 한 바 있다. 유럽연합(EU)을 비롯한 주요 경쟁당국이 기업결합을 승인했지만 정작 국내 공정거래위원회가 결정을 미루고 있다. 경쟁업체의 반대와 군함 수직계열화 이슈가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지난해 12월 한화가 공정위에 기업결합 신고를 하자마자 국내 경쟁사가 최근까지 4차례에 걸쳐 이의를 제기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와 내년 사이에 대형 함정사업 발주가 몰려 있어 가능한 한 한화의 인수를 늦추려는 전략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대우조선 인수 지연에 따른 직간접 손실은 표면으로 드러나고 있다.
최근 수년간 조선업 사이클이 상승기에 접어들고 있지만 대우조선의 수주실적은 오히려 후퇴했다. 지난해 1·4분기 42억달러였던 신규 수주 규모는 올해 1·4분기에는 8억달러로 급감했다. 이 기간 HD현대가 73억달러, 삼성중공업이 25억달러의 수주고를 올린 걸 감안하면 대우조선의 실적저하가 두드러진다. 여기에 지난해 대우조선의 시장점유율은 2020년 대비 7%가 감소하며 20.8%까지 떨어졌다. 경영정상화 지연으로 대우조선 신용도 상향도 늦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신규 입찰 시 신용점수 감점 등 불이익을 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수선 투자도 지연
공적자금 환수를 위해서라도 조속한 경영정상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많다. 현재 대우조선에는 산은과 수출입은행의 유상증자와 신규 대출, 한도 대출, 출자 전환 등의 방식으로 10조원 넘는 공적자금이 투입됐다.
업계 관계자는 "자칫 한화의 인수가 무산될 경우 추가 공적자금 투입 또는 기업청산만 남은 만큼 현재로서는 신속한 매각이 대우조선 정상화의 지름길"이라면서 "한화 인수 이후 경영정상화와 제대로 된 기업가치를 평가받게 되면 대우조선 주가도 높아질 것이고, 정부기관 보유지분 매각 등을 통한 공적자금 환수 가능성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화는 당초 인수를 추진하면서 특수선 분야에 대규모 투자를 계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한화가 올해 1·4분기 내 인수 절차를 완료하고 곧바로 대형 크레인 도입과 도크 보수 등 특수선 건조시설 현대화에 들어갈 예정이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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