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에서 버스로만 30분?… 반도체 클러스터·동탄 인프라 수요 모두 잡을까 [동탄 파크릭스]

오은선 기자 2023. 4. 10.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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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사읍 호재’ 터졌지만 대중교통 이용하기엔 아직 불편
동탄역서 멀고 인프라 부족
“신주거문화타운 조성되면 달라질 것” 기대도

정보 홍수 시대. 부동산 정보도 예외는 아닙니다. 독자들 대신 직접 분양 예정 단지들을 가봅니다. 실수요자가 누구냐에 따라 강점이 약점이 되기도 하고, 반대가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있는 그대로 보여드립니다. 판단은 독자들의 몫입니다.[편집자주]

동탄 파크릭스 A55블록 공사현장 /오은선기자

“아파트 입주도 안했는데 여기까지 택시 안들어오죠. 사람들 많아지면 버스가 더 생기지 않겠어요?”

10일 SRT 동탄역에 내려 택시를 타고 동탄 파크릭스를 향해 달리길 15분 남짓, 아파트촌과 단독주택이 즐비한 거리를 지나자 허허벌판 공사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동탄2신도시에 조성되는 특별 계획구역 7곳 중 마지막 남은 주거지구인 ‘신주거문화타운’이 들어서는 현장이다. ‘나갈 때 택시가 잡힐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택시 기사는 “볼일이 금방 끝나면 다시 이 차를 타라”며 이 같이 말했다.

처음 수서역에 내려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위해 버스 어플을 검색하자 마을버스 19-5(A) 노선이 가장 가까운 것으로 나왔다. 그러나 도착 예정 시간은 ‘45분’. 같은 노선의 다른 버스는 ‘도착 예정 버스 없음’이었다. 7분 가량 더 걸리는 노선은 남은 시간 ‘25분’을 가리켰다. 결국 택시를 타고 들어가는 길을 선택했다. 동탄역에서 파크릭스까지 택시비는 약 9000원이었다.

현대건설·계룡건설산업·동부건설·대보건설이 공급하는 ‘동탄 파크릭스’가 오는 11일 1순위 청약을 시작한다. 총 4개 블록, 지하 2층~지상 20층, 44개동, 전용면적 74~110㎡, 총 2063가구 규모의 대단지로, 이 중 A55블록 14개동, 660가구를 2차로 공급한다.

동탄 파크릭스는 지난해 1차 분양에서 대거 미분양을 맞은 바 있다. 수요가 가장 많다는 전용면적 84㎡에서 108가구나 미달이 나온 것이다.

당시는 동탄 지역의 아파트 거래절벽과 인근 시세 매매가격 보다 높은 분양가격이 악재였다. 동탄파크릭스의 전용 84㎡ 최대분양가는 5억2960만원이었다. 인근 단지인 호반베르디움센트럴포레(2017년 준공) 84㎡ 호가가 당시 5억3000만원대까지 떨어진 상황이었다.

동탄 파크릭스 인근의 신주거문화타운 공사 현장 /오은선기자

하지만 인근 부동산중개업소들은 지금 상황은 당시와 다르다고 봤다. 동탄역에서 대중교통으로 30분 이상 걸려 ‘동탄인듯 동탄 아닌’ 지역으로 여겨졌던 동탄2신도시 신주거문화타운 일대가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라는 대형 개발 호재의 수혜지역으로 탈바꿈했기 때문이다.

정부가 3월 15일 발표한 국가첨단산업 육성 전략과 국가첨단산업벨트 조성계획에 따르면 용인시 남사읍 일대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가 구축된다. 삼성전자가 300조원을 투자해 2042년까지 첨단 반도체 제조공장 5곳을 구축하고, 국내외 소재·부품·장비 기업 약 150곳이 입주할 예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남사읍과 맞닿아있는 동탄2신도시 신주거문화타운이 수혜를 입게 됐다. 남사읍과 가까우면서 동탄의 인프라를 누릴 수 있는 단지로 꼽혔기 때문이다. 동탄 파크릭스 인근의 동탄 반도유보라 10단지 아파트 전용 84㎡는 지난해 5월 5억5000만원에 거래됐었지만 최근 호가가 6억5000만원까지 올랐다. 기피시설인 물류센터가 바로 인접해 있다는 단점이 있지만 용인시와 바로 맞닿아있다는 점이 호재가 됐다.

인근 A 공인중개소 소장은 “동탄 파크릭스는 사실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역에서도 멀고 남사읍에서도 멀다”면서도 “하지만 인근 아파트 단지들의 입주가 시작되면 대중교통은 지금보다 노선이 더 생기는 등 나아질 수 있고, 자차로 다니기엔 어디든 그렇게 멀진 않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이유로 동탄역 일대 인프라를 편하게 이용하기엔 한계가 있어 보였다. 롯데백화점 동탄점을 비롯해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 노선 등 생활 인프라를 누리기 위해서는 동탄역과 가까워야하는데, 6km 이상 거리에 차로도 15분 이상 이동해야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집값도 동탄역과 가까운 곳일수록 높았다. 인근 B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84㎡ 기준으로 신주거문화타운 일대는 5억대 중반에서 후반, 동탄역 인근은 10억대가 시세”라고 설명했다.

동탄 파크릭스 인근의 신주거문화타운 공사 현장 /오은선기자

인근에 기피시설이 포진해 있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남쪽으로 직선 1.3km 거리에 물류창고가 있고, 남서쪽 직선 3.8km 지점에는 음식폐기물처리시설이, 북쪽으로 4.2km 떨어진 곳에는 변전소가 있다. 바로 인근에 기흥CC 등 골프장도 있다.

다만 아이가 있는 청약 수요자라면 학교 부지가 A55블록 바로 인근에 있어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분양 관계자의 설명이다. 한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A55블록 바로 아래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부지가 있어 도보 통학이 가능하다”며 “골프장도 녹지를 바라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인근 아파트도 골프장 뷰가 가격이 더 나가기도 하기 때문에 기피시설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분양가는 전용 84㎡의 최고 가격이 5억3500만원 수준이다. 파크릭스보다 동탄역에서 더 가까운 인근의 ‘동탄금강펜테리움센트럴4차’ 84㎡가 올해 3월 5억5000만원에 거래된 것을 보면 분양가와 시세는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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