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군단 공천설’ 진화 나선 與… 野 원외선 ‘현역 물갈이’ 압박

조병욱 2023. 4. 10.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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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1년 앞두고 공천 신경전
김기현 “檢출신 수십명 공천은 괴담
계파 차별·억울한 낙천자 없을 것”
與 지지율 하락에 물갈이 공포감
홍준표 “지도부서 불출마 선언을”
민주 강성 원외모임 ‘더 새로’ 출범
권리당원 현역 평가 참여 등 요구
오영환 불출마 선언… 당내 2번째

22대 총선이 1년 앞으로 다가오면서 공천 논의가 서서히 예열되고 있다. 총선마다 불거지는 ‘공천 물갈이’를 둘러싼 시나리오와 음모설이 흘러나오면서 정치권 물갈이 폭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급기야 여당은 대표가 직접 나서 ‘검사 대거 차출설’을 진화했고, 야당에선 원외 인사들이 현역 의원 물갈이 필요성을 공식 제기했다.

◆김기현, ‘공천 물갈이설’ 진화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10일 검찰 출신 인사들이 내년 총선에 대거 출마한다는 설을 일축했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내년 총선과 관련해 검사 공천이니 어떠니 하면서 시중에 떠도는 괴담은 근거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왼쪽)가 1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김 대표는 검찰 출신 인사들이 내년 총선에 대거 출마한다는 설을 일축했다. 서상배 선임기자
이어 “특정 직업 출신 수십명이 대거 공천을 받는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그런 일은 일어나지도 않을 것이며, 당대표인 제가 용인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지역 정가를 중심으로 검찰 출신 인사들의 이름이 대거 언급되면서 현역 의원들의 속앓이가 적잖았는데 이런 기류를 감안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3년 전 21대 총선 당시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은 영남권 현역 의원 45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24명(53.3%)을 공천에서 배제시킨 이력이 있다. 최근 정치권에서는 여당 지지율이 하락하면서 이 같은 공천 학살설이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CBS라디오에 나와 “총선을 치르려면 물갈이 공천을 해야 되는데 물갈이 공천을 하려면 본인이 불출마 선언을 해야 한다”며 “그런 비상상황이라도 만들고 대처하지 않으면 내년 총선이 상당히 어렵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홍 시장은 “지금 상황으로 가면 여소야대가 바뀌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총선 공천 과정에서 계파에 따른 차별도 없을 것이며, 정당하지 않은 인위적 인물 교체로 억울한 낙천자도 생기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공천 후보자 자격심사를 강화해 평소 언행은 물론 강력범죄, 성범죄, 마약, 아동 및 청소년 관련 범죄, 음주운전, 스토킹 범죄도 공천심사 기준으로 삼고 학교폭력 등 자녀 문제도 꼼꼼히 살피도록 하겠다”고 했다.

◆대통령 지지율 하락세

지난주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보수층의 긍정 평가가 올해 최저치를 기록했다. 윤 대통령은 최근 TK 공개행보를 늘렸지만 보수층 결집에는 큰 효과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날 리얼미터의 여론조사를 보면 보수층의 국정 지지도는 61.7%로 전주보다 3.5%포인트 하락했다. 전체 국정 지지도가 36.7%에서 36.4%로 소폭 하락한 것과 비교해 낙폭이 컸다. 지난 1일 윤 대통령이 보수의 텃밭인 대구 서문시장을 방문하고, 삼성라이온즈 홈구장에서 시구를 하는 등 TK 민심에 공을 들였지만 효과가 미미했던 셈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김형두 헌법재판관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정당지지도를 봐도 더불어민주당이 45.9%로 국민의힘(37%)을 8.9%포인트 앞질렀다. 전당대회 기간 한때 5.1%포인트 차로 민주당을 앞섰던 여당은 오히려 새 지도부 출범 이후 지지율 내리막길에 접어들었다. 이 조사는 리얼미터가 지난 3일부터 7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04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0%포인트(중앙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다.
정당지지도를 봐도 더불어민주당이 45.9%로 국민의힘(37%)을 8.9%포인트 앞질렀다. 전당대회 기간 한때 5.1%포인트 차로 민주당을 앞섰던 여당은 오히려 새 지도부 출범 이후 지지율 내리막길에 접어들었다. 이 조사는 리얼미터가 지난 3일부터 7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04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0%포인트(중앙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다.

◆민주당, 물갈이 압력 본격화

민주당에선 원외에서 물갈이 압력이 가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개딸(개혁의딸) 등 이재명 대표 강성 지지층 사이에서 나오는 일명 수박(겉과 속이 다른 배신자) 공천 탈락 목소리를 등에 업은 원외인사들이 세력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 현근택 민주연구원 부원장, 이경 민주당 상근부대변인 등 민주당 원외인사 14명은 이날 ‘더 새로’ 포럼을 출범하고 “민주당의 혁신을 채찍질하는 데 주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민주당 혁신을 위한 제언’으로 권리당원의 현역 의원 평가 참여 보장, 현역 의원의 단수 공천 원천 불허 등 5개 제언을 내놨다. 이는 사실상 이 대표 강성 지지층이 의원 평가를 할 수 있도록 해 현역 물갈이를 유도하자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오른쪽)가 1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 대표는 “총선이 1년 앞으로 다가왔다. 정치가 해야 될 본연의 일들을 차곡차곡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서상배 선임기자
민주당 오영환 의원은 이날 불출마 선언을 했다. 오 의원은 국회 기자회견장에서 “소방관 출신으로 국회에 입성한 만큼, 맡겨준 역할에 충실한 뒤 본연의 소명으로 돌아가는 것이, 무너진 정치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작은 보탬이 되길 소망한다”며 임기가 끝나면 소방공무원 수험생 신분으로 돌아가겠다고 밝혔다. 21대 국회에서 민주당 현역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것은 4선 우상호 의원에 이은 두 번째다.

조병욱·김승환·유지혜·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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