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마흔이 ‘미혹’인 이유…국민멘토 김미경에게 듣는다
■ 프로그램명 : 통합뉴스룸ET
■ 코너명 : 호모 이코노미쿠스
■ 방송시간 : 4월10일(월) 17:50~18:25 KBS2
■ 출연자 : 김미경 / 작가·MKYU 대표
■ <통합뉴스룸ET> 홈페이지
https://news.kbs.co.kr/vod/program.do?bcd=0076&ref=pMenu#20230410&1
[앵커]
경제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읽어보는 호모 이코노미쿠스입니다. 요즘 40이라는 이 숫자가 새롭게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나이 마흔이면 세상 어떤 일에도 미혹되지 않는 불혹(不惑)이라 했건만, 오늘날 40대는 어떤가요. 일에 치이고, 가족을 이뤘거나 혹은 아직 못 이뤄서, 그리고 여전히 찾지 못한 것 같은 꿈 때문에 갈팡질팡하는 나이가 요즘의 40대입니다. 이런 시기, 대한민국의 40대를 위로하고 나선 분이 계셔서 오늘 스튜디오에 모셨습니다. 작가 김미경 씨 함께하겠습니다. 작가님, 어서 오십시오.
[답변]
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앵커]
작가님은 40은 아니실텐데.
[답변]
60 다 됐네요.
[앵커]
왜 요즘 이렇게 화두로 40에 주목을 하고 계신 거예요?
[답변]
마흔에 있을 때는 사실 마흔이 안 보이잖아요. 한 10년, 20년 뚝 떨어져서 보니까 그때 이런 생각이 드는 거예요. 저때 너무 어렸는데. 뭐든지 다 시작해도 되는 나이인데 그때는 왜그렇게 내 나이가 많아 보였지? 그래서 사실은 은퇴를 얘기할 때가 아니고 다시 시작을 얘기해야 될 때 40이 완전히 은퇴 생각만 하고 있는 거예요. 그리고 뭐든지 시작할 때 너무 늦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마흔에 시작해서도 20년간 뭔가 했을 수 있었을 거잖아요. 왜 그때 그 생각을 했지? 그래서 사람이 마흔이란 나이에 짓눌려버리는 거 같아요. 이미 다 됐고 완성돼야 되고 더 이상 뭔가 마무리를 해야 되는 나이지 시작해야 되는 나이로 안 보는 거예요. 그런데 막상 제가 이 나이에 와 보니까 그때 다 시작했어야 되는 건데. 그 생각이 드는 거죠.
[앵커]
과거의 마흔 살의 김미경은 어땠는데요?
[답변]
그때 정말 거의 모든 것들이 다 시작하고 있었거든요. 그러니까 사실 제가 강의는 29살 때부터 시작했어요. 그런데 많은 분들이 그런 생각 해요. 어? 김미경 씨는 40대에 정말 많은 걸 이루지 않았어? 라고 생각했겠지만 40대 초반에 저를 아는 분은 한 분도 안 계셨을걸요? 저는 이제 그냥 지방에 있는 연수원으로 운전하고 다니면서 열심히 강의하고 있었을 때예요. 그런데 어느 정도 사회적으로 인지도도 쌓고 책도 쓰고 이랬던 건 40대 후반이에요.
[앵커]
그런데 40대 후반이란 나이가 내가 여기서 뭘 할 수 있을까? 난 이제 내려갈 일만 있을 거 같은데? 라는 생각이 드는 그 시기인데 그때 어떻게 인생의 정점을 맛보실 수 있었을까요? 원동력이 뭐였을까요?
[답변]
저는 많은 분들이 사람이 정말 뭔가 성공하고 돈을 벌고 이러는 것이 굉장히 어느 시점부터 본격적으로 이루어진다고 생각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게 있거든요. 15년 무명일 때 실력이 크고요. 15년 정도 그다음 실력을 발휘하면서 내가 무엇인가 이루고 싶은 걸 이루게 돼 있어요. 저는 48세가 후반 15년의 시작이었던 거예요. 전반 15년 동안 실력을 쌓았던 거고 무명으로. 그러니까 사실 그때가 정점이 아니고 그 후인 거죠. 그 후 15년 동안 또 계속 무엇인가 내가 원하는 일을 해나가면서 그때그때 원하는 일 중에 내가 원하는 꿈을 이루고 또 원하는 사람들과 만나고 이런 모든 것들이 사실 50대에 이루어졌던 거 같아요.
[앵커]
이제 40대는 보통 우리가 많은 거를 이룰 수 있는 나이라고 생각을 하고 자녀도 어느 정도 크고 돈도 벌어서 집도 마련했을 그런 시기인데 요즘은 대한민국의 40대는 왜 이렇게 초조하고 불안하고 흔들리는 걸까요? 아마 공자가 2500년 전에 이 세상을 내다봤다면 불혹이라고 아니고 미혹이라고 했을 거 같아요.
[답변]
맞아요. 왜 그러냐면 옛날의 40대는 우리가 결혼을 왜 20대 초반에들 많이 했었잖아요. 저희 때만 해도 스물셋, 넷, 다섯 이랬잖아요. 그러니까 40대만 되더라도 아이들이 어느 정도 20대로 크고 그랬거든요. 요즘 결혼 늦게 하잖아요. 그러니까 요새 마흔은 진짜 그때 인생의 국영수를 풀어요. 인생의 국어, 영어, 수학 말하자면 기초과목인데 결혼하고 집 사고 애 낳고. 왜 우리 전 국민이 풀어야 되는 국영수 과목이 있잖아요. 이런 것들을 대부분 40대에 하고 있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자기 생각에는, 40대 생각에는 10년, 20년 살았으면 왜 우리 20대 때 그러잖아요. 마흔 되면 뭔가 그냥 다 이루어져 있을 거 같은, 다 돼 있을 거 같은. 그런데 막상 와보니까 애는 초등학생 그리고 집도 아직 멀었어. 돈은 언제 벌지? 이러거든요. 그런데 사실 우리가 수명이 엄청 길어졌잖아요. 그래서 요즘에 100세 시대로 보는데 100세 시대로 보면 우리가 인생 시계를, 인생 시계에다 100세를 놓고 보면 태어난 날이 0시, 0시에 0세예요. 그럼 12시가 되면 몇 살이 되냐면 50세가 되잖아요, 12시가 되면. 그리고 반을 더 돌면 100세가 될 거 아니에요. 그럼 24시간이잖아요.
[앵커]
그럼 40대면 아직 오전이다?
[답변]
그렇죠. 40대가 오전이에요.
[앵커]
그러면 어쨌든 지난 30년을 수정하고 이제 100세 대비하기 위한 이 30대의 기로에서 지금 뭘 하라고 조언을 해 주고 싶으세요?
[답변]
40대가 제일 중요한 건 저는 그렇게 봤으면 좋겠어요. 아직도 40대를 뭐라고 보셔야 되냐면 우리가 노후, 그냥 우리의 인생을 전반부, 후반부로 볼 것이 아니라 셋으로 나누거든요. 퍼스트 라이프, 세컨 라이프, 노후. 그래서 퍼스트 라이프가 20대, 30대 40대고요. 세컨 라이프가 50대, 60대, 70대고요. 80대부터가 노후라고 본다면 그러면 지금 40대는 퍼스트 라이프의 마지막 정리하는 거잖아요.
[앵커]
그럼 그 시기에 어디에 투자를 해야 될까요?
[답변]
그러니까 이게 50대, 60대, 70대 세컨 라이프를 지나려면 나한테 투자를 해야 되죠. 요즘에 이런 생각 한번 저는 많이 해보는데 어쩜 이렇게 사회가 빨리 변하지? 사회가 개인보다 너무 빠르게 똑똑해지고 있어요. 요즘에 AI까지 나오면서 정신없잖아요. 자칫 잘못하면 내 40대의 자존감이 무너지는 거예요. 내 50대가 내가 어떻게 살아야 될지 길을 잃잖아요. 그런데 왜 우리가 어렸을 때 길을 찾고 방향을 잡으려고 늘 공부했었잖아요. 그런데 우리는 이제 공부를 통해서 방향을 잡는 걸 너무 오랫동안 일상을 살고 생활인이 되다 보니까 그걸 어떻게 하는지 잃어버린 거예요. 그래서 40대는 세컨 라이프를 살아가기 위해서 내가 나한테 좀 투자를 하고 공부를 해야 되는 거죠. 돈이 그렇게 많이 들진 않습니다.
[앵커]
40대라면 자녀 교육비가 굉장히 많이 들어갈 시기고 사실 지금의 고금리의 직격탄을 받은 게 40대잖아요. 영끌해서 집 샀는데 대출금이 오르죠, 집값은 떨어지죠. 나한테 투자할 여력이 있을까요?
[답변]
그런데 우리가 생각해보면 여력이 있을 때도 안 했잖아요. 요즘은 정말 힘들다 하시고 몇 년 전에 그렇게 부글부글 막 끓어오를 때도 우리 안 했잖아요. 그게 뭐냐면 이건 마음이지 그러니까 정말 왜 요즘에 보면 정말 무료로 주는 데도 너무 많고요. 공부할 수 있는 데 너무 많잖아요. 무료 영상이 얼마나 많고 무료 자료가 얼마나 많아요. 중요한 건 세상에서 제일 귀한 건 돈이 아니고 내 시간과 내 마음이거든요. 그래서 이걸 하기 위해서 뭘 해야 되냐면 시간과 공간을 확보하실 필요가 있어요.
[앵커]
공간 확보? 어떤 거 말씀하시는 거예요?
[답변]
공간은 뭐냐 하면 사람이 공간이랑 닮아가요. 집에 책이 많으면 책 닮아가고요. 집에 소파가 많으면 소파 닮아가요. 그래서 소파에 계속 눕다가 보면 뭐랄까요. 사람의 정체성이 나는 눕는 사람이 되는 거예요. 그런데 책상에 자꾸 앉다가 보면 책상에 이렇게 앉으면 그래도 뭐라도 꺼내서 봐야 될 거 같고 뭐라도 써야 될 거 같고 이렇게 내가 뭔가 나를 위해서 공부하고 기획하는 사람이 되잖아요. 그래서 저는 모든 40대들은 이제 미래를 위해서 나만의 책상, 내가 닮아갈 수 있는 나만의 어떤 공간을 하나를 마련했으면 좋겠다, 아주 작게라도.
[앵커]
공부가 투자다.
[답변]
네. 마련하면 좋을 거 같아요.
[앵커]
지금 매일 같이 고민하고 실천은 못하고 이론만 가득한 마음앓이를 하고 있는 40대들에게 마지막으로 꼭 당부하고 싶으신 게 있다면 어떤 말씀해 주실까요?
[답변]
결심을 하셨으면 좋겠어요. 생각만 하지 마시고 1일을 만들었으면 좋겠거든요. 왜 우리가 다이어트하면 나 저녁 안 먹기로 했어. 그러면 열흘째 다이어트를 해야 언제부터 시작했어? 그러면 그날 그리고 시작한 날을 말하잖아요. 그런데 하다 말다, 하다 말다 하면 시작한 날이 없잖아요. 오늘이 꼭 나중에 누가 물었을 때 당신 그거 언제부터 했어요? 그러면 오늘이요. 4월 10일이요. 이렇게 딱 말할 수 있는 1일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앵커]
40대에 하루를 구하면 50대의 하루를 더 벌 수 있다. 오늘부터 1일이다. 지금까지 김미경 작가와 인생 수업 들어봤습니다. 고맙습니다.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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