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암구장 몰린 5060 구름관중...K리그 살린 진정한 '영웅' [와이파일]

김재형 2023. 4. 10.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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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FC서울 홈 경기에 시축자로 나선 임영웅 / 연합뉴스

지난 8일 서울 상암동이 들썩였습니다. K리그1 FC서울과 대구FC의 경기가 열린 서울월드컵경기장에 무려 4만5천여 명의 구름 관중이 몰려들었기 때문입니다. 국가대표 경기가 아니면 왠만해선 사용하지 않는 서울월드컵경기장 2층을 넘어 3층 일부 좌석까지 관중이 꽉꽉 들어찼습니다.

이날 경기장에 입장한 정확한 관중 수는 4만5007명. 코로나19 이후 국내 프로 스포츠 최다 관중이자 K리그에서 유료 관중 집계가 시작된 2018년 이후 최다 관중입니다.

모든 관중이 K리그 팬은 아니었습니다.대다수 관중은 가수 임영웅 씨를 보러온 팬들이었습니다. 이날 경기의 시축자로 나선 임영웅 씨는 하프타임에 축하공연을 펼쳐 경기장을 찾은 팬심에 보답했습니다. 임영웅 씨의 하프타임 공연은 콘서트장을 방불케하는 열기로 가득찼습니다. 관중석을 비춘 TV 중계방송 화면에는 K리그 경기장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중년 여성분들이 유난히 많이 보였습니다.

임영웅 효과로 몰린 구름 관중 / 연합뉴스
실제로 '임영웅 효과' 덕분에 K리그에 구름 관중이 몰렸다는 YTN 기사(네이버)에는 6천개가 넘는 공감 표시가 달렸습니다. 통상적인 K리그 관련 기사 반응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수치였습니다. 댓글을 단 이용자의 연령과 성별 통계를 보면 74%가 50~60대 여성으로 임영웅 씨의 주팬층입니다. '나훈아 신드롬'에 비유되는 '임영웅 열풍'을 K리그판에서 실감한 순간이었습니다.
임영웅 관련 K리그 기사 댓글 통계 / 네이버 캡쳐
임영웅 씨 관련 통계 자료를 좀 더 찾아보니 최근 임영웅 씨 관련 서적 예약 구매자 중 40대 이상이 87%, 주요 팬층인 50~60 여성 구매자가 63.3%였습니다.임영웅 씨 콘서트를 다룬 다큐 영화 관람객도 50대 여성이 가장 많았습니다. 이번 시축 역시 행사 소식이 알려지면서 경기 입장권 예매 시작 10분 만에 2만 장이 판매되기도 했습니다.

참고로 40대 후반의 X세대 출신인 저의 대중가요 지식은 2000년대 초반 이후 업그레이드가 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반성합니다.

하프타임 공연하는 임영웅 / 연합뉴스
상암벌을 뒤흔든 임영웅 효과는 K리그판에도 긍정의 임팩트를 주고 있습니다. 당장 관중 유입 효과를 톡톡히 경험한 FC서울 구단은 이번 성공을 계기로 꾸준히 많은 관중을 유치할 수 있는 터닝포인트를 만들겠다는 각오를 밝혔습니다. 더 많은 팬들이 찾아올 수 있는 축구 콘텐츠를 개발하겠다는 계획입니다.

FC서울 안익수 감독은 "다음에는 (가수 임영웅이 방문하지 않더라도) 축구 콘텐츠만으로도 많은 관중이 올 수 있도록 현장에서도 더 열심히 준비하겠다"면서 궁극적인 관중 극대화를 바라고 있습니다. 기성용 선수는 "우리만 잘 하면 훨씬 많은 팬이 올 기회가 열려 있다"고 밝혔습니다.

맞습니다. 임영웅 씨에 이토록 많은 분들이 열광하는 이유는 매력적이고 재미있는 콘텐츠가 있기 때문이겠죠. 지금 K리그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경기장 일대 현장 안전점검에 나선 박강수 마포구청장 / 마포구청 제공
임영웅 효과에 관련 유관 기관들도 보도자료를 내고 홍보에 나섰습니다. 많은 인파가 몰릴 것에 대비해 준비와 대응을 잘 했다는 내용입니다.

먼저, 마포구는 "FC서울과 대구FC 프로축구 경기에 가수 임영웅 씨가 시축자로 나선다는 소식을 접한 직후 다수 인원이 밀집할 것에 대비해 특별 안전관리를 시행키로 긴급 결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따라 경사가 가파르거나 계단이 있는 곳, 좁은 골목 등 위험요소가 있는 곳을 중심으로 안전요원 60여 명을 집중 배치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마포경찰서 역시 교통 통제와 인파 밀집 지역 질서 유지, CCTV를 통한 상황유지를 관리했습니다. 이외에도 서울교통공사는 월드컵경기장역 내 질서유지, 서울시설공단은 월드컵경기장 내 안내방송 및 질서 유지 활동을 이어갔습니다.

FC서울-대구FC 경기 / 연합뉴스
FC서울의 다음 홈 경기는 오는 22일 오후 2시 열리는 수원 삼성과의 '슈퍼매치'입니다. K리그를 대표하는 흥행 보증수표였지만, 최근엔 흥행과 내용면에서 '슈퍼매치'라 부르기 많이 민망해졌습니다.

'임영웅'이라는 스타 마케팅을 통해 K리그 경기장에 많은 관중을 유입했고 이를 통해 K리그를 향한 관심과 기대도 높였습니다. 이제 축구라는 상품으로 K리그 경기장에 구름 관중이 몰려들 수 있는 날을 기대해봅니다.

YTN 김재형 (jhkim0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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