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GE] 연극 ‘나쁜 자석 Our Bad Magnet’

박찬은 2023. 4. 10.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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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코틀랜드 작가 더글라스 맥스웰의 'Our Bad Magnet'를 원작으로 하는 이 극은 2000년 영국 글래스고 트론 극장에서 초연을 시작으로 미국, 일본, 홍콩 등 세계 곳곳에서 성황리에 공연되었다.

특히 전 세계 공연 중 한국 버전에서는 9살, 19살, 29살의 감성을 섬세하면서도 때로는 격정적으로 표현해내는 중독성 강한 록과 스타일리시한 음악이 더해져 소극장 연극의 한계의 뛰어넘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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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글라스 맥스웰의 ‘Our Bad Magnet’ 원작
‘나쁜 자석’이 되어서라도

스코틀랜드 작가 더글라스 맥스웰의 ‘Our Bad Magnet’를 원작으로 하는 이 극은 2000년 영국 글래스고 트론 극장에서 초연을 시작으로 미국, 일본, 홍콩 등 세계 곳곳에서 성황리에 공연되었다. 2005년 국내에서 초연된 이후 2007년 재연, 2009년 삼연 그리고 앵콜 공연까지, 시즌 때마다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4년 만의 귀환이다.


작품은 프레이저, 고든, 폴, 앨런 네 명의 친구가 과거를 회상하면서 9살, 19살, 29살 때 겪는 이야기를 플래시백 기법으로 보여준다. 특히 작품에서 극 중 극 형식으로 펼쳐지는 두 편의 동화 ‘하늘 정원’과 ‘나쁜 자석’은 시공간을 넘나드는 감성적인 연출과 아름다운 선율로 벅찬 감동을 선사하며 관객의 마음을 따뜻하게 어루만져 준다.

9살, 스코틀랜드 작은 마을 거반. 대장 프레이저와 그를 따르는 2인자 폴. 바보인 척하며 사람을 웃기려는 앨런. 그리고 전학 온 고든이 함께한다. 웃지 않으며, 아이들과 어울리는 것조차 어색한 고든이다. 자신들의 소중한 물건들을 타임캡슐에 묻으면 놀던 그들은 고든이 쓴 ‘하늘 정원’이라는 동화를 듣게 된다. 프레이저는 고든의 동화에 감동을 받고 그를 자신만의 비밀장소인 폐교에 초대한다. 고든은 그곳에서 복화술사인 아버지와 아버지의 인형인 휴고에 대해 프레이저에게 털어놓고, 프레이저는 고든의 오랜 슬픔과 분노를 마주하게 된다.


19살, 프레이저, 폴, 앨런, 고든은 밴드를 결성한다. 그러나 우울하고 음악적 성향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고든을 밴드에서 탈퇴시켜야 한다고 생각하던 중 앨런이 먼저 그 이야기를 고든에게 전한다. 고든은 “폐교로 돌아갈 때가 됐다”는 말을 남긴 채 떠나고 폐교는 폭발음과 함께 불에 휩싸인다. 고든의 장례식, 세 친구는 뿔뿔이 흩어진다.

29살, 10년이 흐른 후, 프레이저, 폴, 앨런이 만난다. 폴은 고든의 동화들을 출판해왔는데 동화책이 인기를 얻자 전 세계적으로 출판하고자 한다. 폴은 인세를 나누는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하려 하고, 엔지니어인 앨런 역시 친구들에게 보여줄 것이 있다고 한다. 세 친구의 오랜만의 만남은 그들을 과거로 데려간다.


이번 시즌, 더욱 강렬하고 섬세하게 돌아온 극은 위태로운 청춘들의 슬프고도 아름다운 성장이야기이다. 쓸쓸하고 아련한 감성을 극대화한 깊이 있는 무대 연출과 인물들의 내면을 아름다운 선율로 나타낸 서정적인 음악은 여전히 매력적이다. 특히 전 세계 공연 중 한국 버전에서는 9살, 19살, 29살의 감성을 섬세하면서도 때로는 격정적으로 표현해내는 중독성 강한 록과 스타일리시한 음악이 더해져 소극장 연극의 한계의 뛰어넘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고든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방황하는 프레이저, 글을 쓰는 감각이 뛰어났지만 비운의 천재가 되어버린 고든, 네 명의 친구들 사이에서 가장 현실적이고 냉철한 폴, 우정을 지키기 위해 아픔을 홀로 감당하는 앨런, 이 네 명은 9살에 만나고 19살에 사랑하고 29살에 비로소 인생을 바라보게 되었다.

‘자석은 또 다른 자석을 만나면 서로를 밀어내기만 하는 특성 때문에 사랑할 수도 함께 할 수도 없어 슬펐습니다. 그래서 나쁜 자석이 되어서라도 다가가고 싶었습니다’라는 고백처럼, 자석처럼 서로를 밀어 낼 수밖에 없는 이의 외로움과 인간 본연의 모습을 그려낸 작품이다.


Info
장소: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기간: ~2023년 5월28일
시간: 평일 8시 / 토 3시, 7시 / 일, 공휴일 2시, 6시
출연: 프레이저 – 이주순, 윤재호, 최재웅 / 고든 – 이진우, 김서환, 이봉준 / 폴 – 김찰리, 김영국, 양병열 / 앨런 – 이형훈, 최아론, 박건우

[글 김은정(프리랜서) 사진 ㈜레드앤블루]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874호(23.4.11)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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