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만찬 사진' 친일 논란까지…'선거구제' 난상토론 돌입
국회가 선거구제 개편논의를 시작했습니다. 오늘(10일)부터 나흘동안 '전원위원회'에서 난상토론을 벌이는 건데요. 내년 총선을 1년 앞두고 국회의 '정치개혁' 관련 논의가 결실을 맺을 수 있을까요? 이런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의 부산 만찬 후 정치인들이 식당 앞에 도열한 사진을 놓고 정치권 논란은 계속되고 있는데, 이 소식까지 류정화 상황실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10년이면 강산도 변하죠. 2003년에 마지막으로 열렸던 국회 전원위원회가 딱 20년 후인 올해, 다시 소집됐습니다. 20년 전엔 이라크 파병문제였는데, 이번엔 선거제도 개편 문제인데요. 오늘 부터 나흘간 의석 비율에 따라 배분된 국회의원 100명이 토론을 벌입니다. 여기서 결정되는 선거구 대로 오늘부터 딱 1년 뒤에 있는 총선이 치러지게 되니까 관심이 쏠릴 수 밖에 없는데요. 정개특위가 전원위원회에 올린 안건은 이 세 가집니다. 지금처럼 하나의 선거구에서 한명의 국회의원을 뽑는 게 2번째에 있는 소선거구제인데요. 의원 정수 300명을 유지하되 선거구를 좀 넓혀서 한 선거구에서 여러 명의 의원을 뽑는 중대 선거구제로 갈 것인지, 또 정당이 받은 득표율에 비례해 의석을 가져가는 비례대표를 어떤 방식으로 배분할 것인지가 쟁점입니다. '정치혁신'이라는 대의에는 여야 모두 공감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방법론은 다릅니다 .국민의힘은 의원 정수 10%, 즉 30석을 줄이는 안을 내놓고 국회의원 숫자 줄이기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반대하는 민주당에 대해선 이렇게 말했습니다.
[김기현/국민의힘 대표 : 혹시라도 특권의 보호 아래 두어야 할 범죄 혐의자가 많아 의원 정수 감축을 반대하는 것은 아닌지… 의원 정수 감축은 민주당의 주장과는 정반대로 '약방의 감초'가 아니라 '약방의 산삼'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분명히 하면서 민주당의 협조를 촉구합니다.]
민주당은 '지역균형 발전'에 중점을 두고 선거결과의 비례성과 대표성을 높이는데 방점을 찍겠다고 했습니다. 이재명 대표는 대선 당시 '중대 선거구제'를 공약한 바 있지만 이번엔 당론 없이 소신에 따라 투표에 참여한단 입장인데요. 의원정수를 줄인다는 국민의힘의 입장엔 동의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박홍근/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집권여당 대표가 난데없이 국회의원 정수 30석 축소를 내걸었습니다. 정치개혁에 대한 진정성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고 당내 잇단 설화로 인한 수세 국면을 전환해 보겠다는 사심 가득한 정략적 꼼수로밖에 볼 수 없습니다.]
정의당 역시 의원정수 축소는 반대하고 있습니다. 지난 총선 당시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됐지만 거대 양당이 위성정당을 만들면서 제도 변화가 무력화시켰던 사례를 들면서 양당이 진정성을 보이라고 했습니다.
[이은주/정의당 원내대표 : 전원위원회의 자체를 무력화하려는 의도가 아니라면 꺼낼 수 없는 주장입니다. 위성정당은 양당이 '만들지 않겠다' 결단할 일이지, 선거제도를 탓할 문제가 아닙니다.]
국회상황실은 나흘간의 토론이 정치개혁의 마중물이 되기를 바라보고요. 국회에서 이런 정치개혁이 논의되는 와중에, 눈길을 끄는 사진이 있었습니다. 바로 이 사진인데요. 지난 6일,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해 부산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만찬을 끝내고 해운대의 한 식당에서 나오는 모습입니다. 시도 단체장, 장관과 일부 의원들까지 함께 했다고 하는데요. 검은 양복을 입은 정치인들이 도열한 가운데 이 사진엔 없지만 앞에는 검은 자동차들이 늘어서 있었다고 합니다. 영화 속 한 장면을 연상케 한다는 얘기도 나왔는데요.
보시면 '윤핵관'으로 불리는 장제원 의원, 윤 대통령과 가까운 한동훈 법무장관의 모습이 보입니다. 최근 산불이 확산되는 가운데, 술자리·골프 사진으로 여론의 반발을 샀던 김영환 충북지사, 김진태 강원지사도 자리를 함께 했다고 합니다.
민주당은 "권력 실세들이 얼굴이 벌개진 채 횟집 앞에 도열해 대통령을 배웅하는 모습이 시민들의 눈에 볼썽 사나웠다"고 비판했습니다.
[박재호/더불어민주당 의원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윤석열 대통령, 아시다시피 검찰총장 출신이고 검찰공화국 이미지를 만들고 있는 대통령인데 좀 권위적이잖아요. 이런 분이 도심 한복판에 쭉 나열해서, 도열해서 이렇게 하면 국민들이 볼 때는 '진짜 권위적이다' 이렇게 볼 수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대통령실은 "민생과 협치를 위한 상징적인 자리였다"고 해명했습니다. 민주당 소속인 김영록 전남 지사와 오영훈 제주 지사도 자리에 참석했다는 겁니다. 하지만 여당에서도 쓴 소리가 나왔습니다. 특히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한 만찬 자리에 한동훈 법무장관이 포착된 것은 대통령실이 메시지 관리에 실패한 거라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천하람/국민의힘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셋이 같이 막 이제 웃고 있는 사진이라든지 이런 게 나왔어야 되는 것이고 관리를 못 해놓고 '왜 보여지는 것만 보냐…' 보여지니까 보는 겁니다. 그런데 이제 이런 것들이 아무래도 한동훈 장관 차출설이나 어떤 역할론에도 기름을 붓는 것이거든요. 조금 더 신중할 필요가 있지 않았는가.]
문제의 횟집 번화가인 해운대에서도, 식당가가 이어진 큰 길가입니다. 사진이 공개된 건 일반 시민들이 찍어서 소셜미디어에 퍼날랐기 때문이었죠. 대통령 경호도 문제였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이런 대규모 회식이 있으면 "보통 대통령은 경호 문제 때문에 참석자들보다 먼저 일어난다"는 겁니다.
[현근택/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 부원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일반인들도 저렇게 높은 곳에서 얼마든지 사진을 찍을 정도의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라는 거잖아요. 그러면 누가 봐도 '대통령이 저렇게 그냥 밖에서 막 사람들을 만나도 되나?']
[김근식/전 국민의힘 비전전략실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지금 대통령실이 저걸 챙기지 못한 건지, 경호팀이 챙기지 못한 건지, 아니면 참석자 중에서라도 '먼저 가시죠' 이런 말씀을 해드리는 게 맞지. 왜냐하면 시국이 시국이잖아요.]
논란은 횟집 이름으로도 번졌습니다. '일광수산' 횟집이라는 상호명입니다. 이 '일광'은 부산 기장군 일광면에서 따온 건데요. 온라인 매체 '더탐사'는 이 일광면이 '일제 강점기에 만들어진 행정구역'이라고 공세를 폈습니다. 여기에 더해 윤 대통령 내외의 지인이라는 건진법사의 소속종단이 '일광조계종'이고 일광은 영어로 선라이즈라면서 "욱일기의 상징"이라고도 했는데요. 여기가 지역구인 하태경 의원은 일광은 '선 라이즈'가 아니라 '선 라이트'고 '일광'은 조선 인조 6년인 1638년부터 역사에 기록돼있는 지명이라면서, 사과를 요구했습니다.
[하태경/국민의힘 의원 (페이스북 음성대역) : 정말 황당하고 역겹습니다. 일광이란 이름이 친일이면 현재 일광읍에 사는 사람들 다 친일파이고 일광식당에서 일하는 사람들 모두 친일이란 이야기입니까. 일광산이란 이름은 일제 강점기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조선시대 지명입니다.]
대통령실 역시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해 초당적·범정부적으로 모인 자리였다는 "본질은 외면하고 식당 이름을 문제 삼아 반일 선동까지 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했는데요. "'저분들은 부산 엑스포 유치를 반대하는 건가' 의구심을 가질 것"이라고 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일광' 횟집과 '친일'을 연결짓는 것, '가짜뉴스'이자 '진리'의 문제로 보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는데요. 어제 부활절 연합 예배에서 이런 말을 한 것도 이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2023 한국교회 부활절 연합예배 (어제) : 진실에 반하고, 진리에 반하는 거짓과 부패가 우리의 자유민주주의를 위협할 수 없도록 헌법 정신을 잘 지키는 것이 하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길이라고 믿습니다.]
이 '일광' 횟집과 '친일' 논란 보수와 진보 논객의 토론에서도 화제가 됐는데요.
[홍준표/대구시장 (MBC '100분 토론' / 어제) : 회식 한번 했지만 그 회식 일식집이 '일광'이라고 친일분자들만 모이는 회식하는 데라고 그런 식으로 공격을 지금 아주 저열한 공격까지 하고 있는데…]
[유시민/전 노무현재단 이사장 (MBC '100분 토론' / 어제) : '일광'이라는 식당 이름 가지고 시비 건 것은 어떤 인터넷 매체 한 군데에서 그렇게 한 거예요, 그냥. 그거는 좌우를 막론하고 {좌파 매체지 그럼.} 그니까 좌우를 막론하고 옳지 않은 정보에 대해서는 옳은 정보로 대응을 하면 되는 것이지, 그거를 무슨 세상이 온통 그런 식으로 비난하는 것처럼 대통령실에서 반응하는 것도 웃긴 일이고요.]
이 장면 여러 논란들이 있지만 저는 MZ 세대 류민지로서 MZ들이 보기엔 어땠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근 대통령실이 강조하는 'MZ 관점' 모드와는 좀 어긋나는 듯한 모습입니다.
[이도운/대통령실 대변인 (지난달 28일) : 대통령은 '모든 정책을 MZ세대, 청년의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다'면서 'MZ세대는 그 세대뿐만 아니라 모든 세대의 여론을 주도하는 역할을 한다']
윤석열 대통령, 앞서 양곡관리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었죠. 두번째 국회 결정에 대한 거부는 민주당이 최민희 전 의원을 방송통신위 상임위원으로 추천한 데 대한 부분이 될 거란 얘기가 나옵니다. 국민의힘은 최 전 의원의 '편향성'을 문제 삼으면서, 대통령에게 임명을 거부해달라 요청했는데요. 대통령실 관계자는 최 전 의원에 대한 임명을 할지 여부 "당이나 국회에서 공식적으로 제기된다면 한번 검토해 볼 수 있다" 고 했습니다. 국민의힘은 최 전 의원을 거부해야 할 이유는 차고 넘친다고 했습니다.
[박대출/국민의힘 정책위의장 : 가짜뉴스 유포 전력자로 가짜뉴스를 근절해야 하는 방통위원으로서 부적절한 데다가 한국정보산업연합회 상근부회장 출신으로 법적 결격 논란이 있고요. 여야가 바뀌면 새로 구성되는 방통위는 당연히 여3, 야2로 되어야 합니다.]
국민의힘은 특히 최 전 의원이 이재명 대표와 가까운 점을 문제 삼고 있습니다. "이 대표 방탄에 이재명 방탄에 앞장섰기 때문에 전리품으로 방통위원을 나눠주는 거냐"는 말도 나왔는데, 이 대표, 직접 친분을 이렇게 과시한 바 있죠.
[이재명/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지난해 1월 25일) : 최민희 의원님 오셨군요. 전 의원님 박수 한번 주세요. 어려울 때 지원사격 많이 해주신 우리 사랑하는 누님.]
현재 방송통신위 구성을 보면,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에서 추천한 위원이 3명, 당시 국민의힘이 추천한 인사가 2명입니다. 당시 야당이었던 국민의힘이 추천한 안형환 위원이 임기만료 됐는데, 대신 최민희 전 의원을 추천하겠다는 게 현재 야당 민주당의 입장입니다. 문재인 당시 대통령이 추천한 김창룡 위원도 5일 임기가 만료됐지만 윤 대통령은 아직 후임을 지명하지 않고 있는데요. 역시 민주당이 주도하는 방송법과 이에 따른 공영방송 이사추천 문제 등도 논란이 예고된 상태라, 방통위원 추천을 두고서 여야의 줄다리기는 이어질 듯 합니다. 민주당은 정상적으로 추천된 인사임명을 정부 여당이 거부하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박찬대/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 최민희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 임명을 대하는 국힘당과 대통령실의 행태가 마치 떼쓰는 미운 4살 아이 같습니다. 방송 장악의 걸림돌이 될 인사는 무조건 반대하겠다는 못된 심보가 아니고서는 설명이 불가능합니다. 방송 장악의 헛된 꿈을 포기하기 바랍니다.]
정부여당과 야당의 대치 이렇게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국회는 선거구제 개편 논의에 본격적으로 돌입했습니다. 총선을 딱 1년 앞두고, 의미있는 합의를 이뤄낼 수 있을까요. 관련 소식은 다정회에서 전해드립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윤 대통령 만찬 사진, '권력놀음' 민주당 비판에 '일광'='친일' 논란까지…의원 100명, '선거구제' 난상토론 돌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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