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개 상장사 '비적정 감사 의견'…KH그룹 계열사 '무더기 상폐' 위기

코스피·코스닥 시장 36개사 비적정 감사의견
KH그룹 계열사 5곳 포함돼…주식 거래 정지
그룹 입장문 "주주에 사과…이의신청할 것"

서울 강남구 KH FEELUX 사무실 앞 모습. 연합뉴스

유가증권시장(코스피)과 코스닥시장 상장사 가운데 36개사가 비적정 감사의견을 받아 상장폐지 위기에 놓였다. 특히 쌍방울그룹과의 접점이 부각된 KH그룹의 다수 계열사에서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다.

한국거래소는 2022사업연도 12월 결산 상장법인들의 사업보고서를 검토한 결과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8곳, 코스닥시장 상장사 28곳에서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다고 10일 밝혔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인바이오젠, IHQ, 세원이앤씨, KH필룩스가 이번에 처음으로 상장폐지 사유에 해당하는 '감사의견거절'을 받았다. 일정실업도 2년 연속 감사범위제한으로 인한 한정 의견을 받아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다.

신규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한 이들 5개사는 상장폐지에 대한 통보를 받은 날로부터 15일 이내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으며, 이의신청서 제출 시 차기 사업연도 사업보고서 법정 제출 기한부터 10일이 되는 날까지 개선기간이 부여된다.

비케이탑스, 선도전기, 하이트론씨스템즈는 또 다시 감사의견거절을 받아 2년 연속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다. 이들 3개사는 오는 14일까지 주어진 개선기간이 종료된 뒤 거래소 상장공시위원회 심의를 거쳐 상장폐지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코스닥시장에선 뉴지랩파마, 국일제지, 티엘아이, 셀피글로벌, 에스디생명공학, 셀리버리, 한국테크놀로지, 버킷스튜디오, 비덴트, 엘아이에스, 엔지스테크널러지, KH건설, KH전자, 장원테크, 노블엠앤비 등 15개사가 비적정 감사의견으로 이번에 처음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다. 해당 기업들도 상장폐지에 대한 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15영업일 이내에 이의신청을 하면, 이에 따른 개선기간을 부여받을 수 있다.

2년 연속 비정적 감사의견으로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한 피에이치씨, 이즈미디어, 시스웍, 인트로메딕, 휴센텍, 스마트솔루션즈, 지나인제약, 지티지웰니스, ITX-AI, 베스파 등 10개사에 대해선 올해 중 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가 개최돼 상장폐지 여부를 심의‧의결할 예정이다.

3년 이상 비적정 감사의견을 받은 3개사는 지난해 개최된 기심위를 통해 이미 상장폐지가 결정돼 추가적인 절차는 진행되지 않는다.

이번에 상장폐지 위기에 놓인 기업들 가운데 KH그룹 계열 상장사는 유가증권시장에서 IHQ와 KH필룩스, 코스닥시장에서 KH건설과 KH전자, 장원테크까지 모두 5곳에 달한다. 이들 상장사는 이달 초 일제히 관리종목으로 지정돼 주식 거래가 정지됐다. KH그룹은 알펜시아리조트 입찰 비리 의혹, 쌍방울그룹의 대북 송금 의혹 등에 연루돼 관계자들이 수사를 받았다.

KH그룹은 입장문을 내고 "갑작스러운 상장폐지 사유 발생과 주식거래 정지라는 소식을 접하고 충격과 실망을 느끼셨을 주주 여러분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향후 경영 관리 시스템을 강화해 더욱 투명하고 체계적인 기업 경영 체계를 확립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를 위해 금번 상장폐지 사유 발생에 따른 관리종목 지정과 관련해 오는 28일까지 이의신청을 통해 의견 거절 근거에 대해 적극 소명하고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관리종목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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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박성완 기자 pswwang@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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